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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6-04-18

교차로에 신호등이 없어지면? 자율주행차 중심의 미래 교통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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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 자동차, 자전거, 사람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을까?”

인간이 판단하지 않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와 커넥티트카으로 진화되고 있는 미래의 교통시스템 하에서는 가능해진다.

박병규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는 지난 15일(금)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 주관으로 벨레상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울트라 라운드 컨퍼런스'에서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자율주행차 시대를 위해 미국에서는 오토메틱 자율주행 교통 시스템 하에서의 안전한 교통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며 자신의 연구팀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박병규 교수는 이날 초청 연사로 나와 가상 시뮬레이션 수학 모형을 도입해 미래의 자율주행차의 사고 발생율을 계산하고 온실가스 배출, 교통 정체를 줄이는 방법에 관해 연구한 결과를 국내 산학연 관계 전문가들과 공유하며 국내 실정에 맞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다.

미래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교차로에 신호등이 필요없어진다. 자율주행차에 맞춘 획기적이고 안전한 도로시스템에 대한 연구결과가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과 공유되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미래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교차로에 신호등이 필요 없어진다. 자율주행차에 맞춘 획기적이고 안전한 도로시스템에 대한 연구결과가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과 공유되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미(美), 미래 시대 안전하고 획기적인 교통시스템 연구

가까운 미래에 기계가 직접 운전하게 된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개발만으로는 자율주행차의 시대를 맞이할 수 없다. 그에 맞는 도로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 또 온실가스 배출과 여전히 심각한 교통정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 교수는  “미국은 러시아워 때의 살인적인 교통체증과 차량에서 나오는 과도한 공기오염과 교통 사고에 대한 심각성을 알고 이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러한 교통문제는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연구팀도 자율주행차 시스템 하에서 교통문제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박병규 교수는 미국의 자율주행차 시스템에서의 교통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과 공유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박병규 교수는 미국의 자율주행차 시스템에서의 교통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과 공유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박병규 교수는 먼저 교통사고 안전부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사고를 분석할 데이타가 전무했다는 점이었다. 보통 교통 사고 안전에 대한 분석을 하려면 가장 먼저 전체 네트워크에서 사고가 난 지점에서 왜 사고가 났는지를 분석하는 것인데 자율주행차는 실제 구현된 데도 별로 없고 또 사고가 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기 때문에 분석 데이타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

박병규 교수는 이와 같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데이타는 분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상으로 교통 발생 지점을 만들어 예측 시뮬레이션을 사용해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직접적인 사고 현황을 알 수 는 없지만 거의 비슷한 사고 상황(near-accidents)을 알 수 있도록 개발한 교통 통계 모형(traffic conflict estimation)을 통해 새로운 신호체계와 신호등, 정책 등을 도입했을 때 어떠한 교통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지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인간의 이해관계 없는 도로 시스템, 미국에서는 자율주행차 개발 맞춰 준비

박병규 교수는 사람과 자전거, 차량이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교통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며 “많은 새들의 무리와 물고기 떼는 어떻게 부딧치지 않고 길을 찾아갈까?” 반문하고 곧 이어 “인간의 이해관계가 없으면 신호등과 차선이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박병규 교수는 서로 먼저 가겠다는 인간의 욕망이 없어진 기계 주행 시대에는 신호등이 없어도 원활한 교통 흐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을 수학적 모형으로 표현해 결과를 도출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도 실제 교통상황에서 리얼타임으로 가능할까가 관건이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수많은 차량의 주어진 가속도를 계산한 'VT 모형(VT-mircro model)'을 이용해 분석해냈다. 박 교수는 이를 통해 사고가 얼마나 위험이 있는 지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교차로 네개가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실험을 한 결과도 소개했다. 그 결과 교통 혼잡 및 지체에 들어가는 비용을 82~100% 까지 줄일 수 있다는 값을 얻을 수 있었다.  박 교수는 "교통 충돌 등 사고율은 30~87%, 온실가스 배출도 12~36% 줄어드는 획기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며 연구 성과를 밝혔다.

이슈가 되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해외 선진 연구 결과에 많은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이 모여 경청하고 국내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슈가 되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해외 선진 연구 결과에 많은 국내 산학연 관계자들이 모여 경청하고 국내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연구결과를 함께 공유하며 이어 산학연 전문가들이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문길주 UST 총장이 좌장을 맡았다. 학계에서는 광주과학기술원 우효섭 환경공학부 교수, 정 란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연구계에서는 문병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과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이 자리했다. 산업계를 대표해서는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교통연구실장과 박상섭 (주)동일기술공사 부사장이 참석해 여러 이슈와 관점을 공유했다.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은 "국내의 경우 1년에 교통 사고 등 총비용이 70조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GDP 대비 5%"라고 말하고 "이러한 연구결과를 이용해 교통혼잡과 교통사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 국민들의 삶을 증진할 수 있다고 본다. 기술을 통해 완전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교통연구실장은 "현재는 없지만 앞으로 일어날 흥미로운 기술에 너무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순간적인 상황에 매몰되지말고 관점을 달리해서 지금부터 다양한 지점에서 필요한 논의를 해야 한다"며 자율주행차가 이슈가 되자 차량 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국내 실태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율주행차가 달리게 하게 위해서는 도로부터 달라져야 하는데 차선 폭이나 신호체계 등의 엄청난 변화가 온다. 인간에게 맞춰있는 도로 및 교통 시스템에 대한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차량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다각도로 필요한 교통 시스템 마련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6-04-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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