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탯캐스트(Statcast)'란 것이 있다. 미사일을 추적하는 기술을 활용,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밀 추적하는 기술을 말한다. 카메라를 통해 경기장 내 선수들의 움직임은 물론 공의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추신수 선수의 수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금방 알아낼 수 있다. 상대방 선수의 타격이 이루어진 후 불과 0.05초 만에 첫 발을 띠었는데 인간의 한계 반응 속도인 0.1초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오른쪽 팔을 한번 숨겼다 던지는 등의 특이한 투구 폼을 가진 마이애미 말린스 팀에 불펜투수 카터 캡스(Carter Capps)의 위력적인 볼 속도·구질·방향 등을 ‘스탯캐스트’는 순식간에 분석해낸다.
7일부터 타구속도 등 분석자료 배포
14일 여론조사기반 매체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에 따르면 이 ‘스탯캐스트’가 이번 시즌부터 활용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사용상의 한계를 두기는 했지만 그러나 일부 기능을 가지고서도 야구팬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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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각도(launch angle)’란 용어가 있다. 배트에 맞은 공이 전방을 향해 날아가면서 그라운드(평행선)를 기준으로 위쪽으로 어느 정도 기울어져 있는지 그 각도를 지칭하는 말이다. 보통 강타자일수록 발사각도가 높은 편이다.
반면 지난 2015년 메이저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한 시카고컵스의 크리스 브라이언트(Kris Bryant)는 평균 19.2도를 기록했다. 순간적으로 빠른 공을 외야로 보내 많은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내야수 디 고든(Dee Gordon)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 2.9도의 발사각도를 기록했다. 이는 선수가 많은 경우의 내야 땅볼을 때리고 있다는 의미다.
‘출구 속도(exit velocity)’라는 용어도 있다. ‘타구 속도’라고도 하는데 타자가 공을 때려냈을 때 날아가는 공의 속도를 말한다. 지난해 박병호 선수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4+1년 1800만 달러라는 높은 금액에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타구 속도’ 때문이다.
잠실구장, 목동구장 데이터에 의하면 박병호가 KBO 리그에서 기록한 플라이볼과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타구 속도는 99.68마일(160.42km)로 2위 손아섭(155.56km)을 압도할 정도의 1위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슬러거들 중에는 지안카를로 스탠든(Giancarlo Stanton) 선수가 99.1마일(159.48km), 미겔 카브레라(Miguel Cabrera) 선수가 95.1마일(153.04km), 호세 바티스타(Jose Bautista) 선수가 94.3마일(151.76km)를 기록했다.
투수·타자 능력… 정밀분석 가능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 7일부터 ‘발사각도’와 ‘타구속도’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야구팬들은 두 가지 분석이 추가된 통계들을 보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상세히 타자들의 타격 수준을 실감할 수 있다.
여러 가지 통계들이 게시되고 있는데 강타자들은 약 25도의 발사각도와 90마일(144.84km)의 타구속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각도와 속도를 통해 가장 많이 때려내고 있는 것은 홈런과 2루타다.
3루타의 경우는 25도보다 훨씬 높은 발사각도와 90마일보다 훨씬 빠른 타구속도에서 나타나는 경우다. 때문에 2루타와 홈런보다 낮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 외야 수비수의 수비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반면 약한 타자들은 높은 볼을 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들이 때려낸 볼 대부분은 느린 속도로 날아올라 대부분 내·외야 수비수 글로브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 일쑤다. 각도를 낮추고 타구속도를 늘리는 길이 강타자가 될 수 있는 길이다.
발사각도와 타구속도 두 가지만 갖고서도 이처럼 다양한 분석통계가 나오는데 만일 메이저리그가 허용한다면 ‘스탯캐스트’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텍사스 레인저스의 빌리 해밀턴(Billy Hamilton)의 경우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이 선수는 물론 많은 타자들이 얼마나 빠르게 베이스 러닝을 할 수 있는지 분석이 가능하다.투수들의 투구 폼 역시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타자들은 그 투수 폼에 따라 어떤 타격을 해야할 지 대비해나갈 수 있다.
MLB에서 이런 세밀한 정보들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프로야구 경기가 선수 능력이 아닌 정보전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야구는 많은 의외성을 가지고 있는 경기다. 정보전이 된다면 야구 경기에서 느끼는 그 재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코치들이 선수 관리를 위해 완벽한 정보를 얻기를 원한다. 이미 많은 팀들이 첨단 장비를 도입,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로야구 경기가 치열한 정보전이 될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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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4-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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