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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6-04-15

'자율 무인 선박' 시험운항 성공 잠수함 추적 용도로 개발··· 경제성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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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실체가 드러났다. 그동안 컴퓨터 그래픽과 자료만으로 소개되면서, 그 실체가 의심되었던 자율 운항 무인선박이 최근 베일을 벗고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체가 불분명했던 드론쉽이 최근 시험운항을 성공리에 마쳤다 ⓒ DARPA
실체가 불분명했던 드론쉽이 최근 시험운항을 성공리에 마쳤다 ⓒ DARPA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디지털트렌즈(Digital Trends)는 일명 ‘드론쉽(Drone Ship)’이라고 불리는 자율 운항 무인선박이 최근 거행된 시험운항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보도하면서, 앞으로 드론쉽이 경제성을 무기로 국방은 물론 무역이나 관광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링크)

잠수함 추적용 자율 운항 무인 선박

드론쉽은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미 해군연구소(NRL)가 합작으로 개발했다. 정식 모델명은 ‘액튜브(ACTUV, ​ASW Continuous Trail Unmanned Vessel)’로서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무인선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드론쉽의 임무는 미국 영해에서 몰래 활동하는 적의 잠수함을 잡아내는 것이다.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출항하면 최대 3개월간 해상에 머물면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최근 미 포틀랜드 해역에서 실시된 시험운항에서 드론쉽은 최대 시속 50㎞의 속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항해를 마쳤다. DARPA의 관계자는 “실전에 투입되면 더 높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라고 예상하며 “앞으로 2년간의 추가 시험을 진행한 뒤, 최종 실용화 여부는 2018년에 내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DARPA와 미 해군이 드론쉽을 개발한 표면적인 이유는 적군의 잠수함에 대한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지만, 사실은 비용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존 구축함의 경우 잠수함 수색 및 추적 임무를 위한 비용에 약 8억 원 정도가 소요되지만, 드론쉽은 2000만 원에 불과하다.

드론쉽의 임무는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 DARPA
드론쉽의 임무는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 DARPA

따라서 드론쉽이 실용화될 경우, 잠수함 경계임무에 있어 상당한 인력 및 비용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미 해군은 예상하고 있다. 더군다나 사람이 탑승하는 기존 구축함은 승무원 공간과 생명유지 장비가 필수적으로 마련되어야 하지만, 드론쉽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제외되기 때문에 잠수함 제작 및 운영방법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가능하다.

잠수함 대응 작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바로 잠수함을 찾는 일이다. 일단 찾아야 공격이나 방어를 위한 작전을 펼칠 수 있는데, 잠수함이 바다 밑 어딘가에 은밀하게 숨어 있으면 육지나 해상에서 보다 훨씬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넓은 바다를 모두 수색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구축함을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그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수색 작업은 적의 잠수함이 있을 만한 장소를 추정하여 탐색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설사 적의 잠수함을 발견하더라도 무턱대고 격침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추적하는 임무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드론쉽은 바로 이런 임무를 위해서 개발되었다. 장시간에 걸쳐 적의 잠수함을 수색하는 임무에 사람을 대신하여 투입되면서, 아군의 해상 전력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무인 전투함으로 발전할 가능성 높아

무인선박 프로젝트는 예전에도 존재했었다. 그러나 드론쉽처럼 자율적으로 운항하는 수준으로 발전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자율 운항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관련 무인 조정 기술이 크게 진보한 덕분이다. 그 덕분에 무인 선박 기술은 구축함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기종으로 보급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 모델이 바로 장거리 무인 잠수정인 ‘에코보이저(Echo Voyager)’다. 에코보이저가 등장하기 전에도 무인 잠수정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모선인 잠수함이 따라 가면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에코보이저는 모선인 잠수함 없이도 1개월 정도를 자율적으로 운행하면서 적군의 잠수함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자율 운항 능력을 지니고 있다.

보잉사가 개발 중인 무인 잠수정 '에코 보이저'
보잉사가 개발 중인 무인 잠수정 '에코 보이저' ⓒ Boeing

또 다른 무인선박 모델로는 첨단 화기로 무장된 무인 전투함이 꼽히고 있다. 무인 전투함은 아직 실제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대다수의 군사전문가들은 “다음 단계가 적군을 공격할 수 있는 무인 전투함이 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증거로 무인 항공기 역시 처음에는 정찰용으로 개발되어 대형화되다가, 마침내는 무장을 갖춘 무인 공격기로 발전한 사례를 제시했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미 해군의 관계자는 “어뢰나 미사일을 장착한 무인 잠수정이나 무인 군함이 적을 공격하여 인명을 살상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라고 언급하며 “결국에는 무인기의 경우처럼 무인 선박도 용도가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했다.

한편 DARPA의 관계자는 “드론쉽이 자율 항행 선박이지만 평상시에는 국제해양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라고 밝히며 “잠수함 추적 같은 군사적 용도 외에, 물자보급이나 인력 운반 등의 임무까지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4-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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