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에 첫 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마지막, 다섯 번째 대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람과 인공지능의 능력을 놓고 흥미로운 비교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사람처럼 영리한 인공지능이 등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생명윤리학자이면서 트랜스휴머니스트(Transhumanist), 미래학자인 캐나다의 죠지 드보르스키(George P. Dvorsky) 박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여기고 있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14일 ‘기즈모도(GIZMODO)’ 지를 통해 “사람처럼 직관력(直觀力)을 갖추고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인공지능을 제작할 수 없으며, 그런 일은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처럼 영리한 인공지능은 만들 수 없어”
드보르스키 박사는 “인공지능과 관련, 너무 많은 사람들이 위험할 정도로 틀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테슬라 모터스와 스페이스X의 설립자이면서 CEO인 엘론 머스크(Elon Musk)를 지목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은 악마를 소환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인공지능이 핵무기보다 더 위험할 것”이라며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쏟아 넣은 바 있다.
드보르스키 박사는 “이런 발언이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크게 부족한데서 나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인류는 인공지능을 통해 큰 이익을 얻어왔다”고 말했다. “인간 삶에 변화를 줄 수는 있으나 테슬러가 말한 것처럼 위험한 사태에 이를 가능성의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관련,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첫 번째 편견은 과학자들이 사람처럼 영리한 인공지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체스, 바둑과 같은 게임, 증권거래와 같은 특수한 분야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욕대학의 인지 과학자 게리 마커스(Gary Marcus) 교수의 말을 인용, “20년 안에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람의 뇌를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해온 ‘생물학적인 장치들(biological machines)’이라고 말했다. “이 장치들이 갖고 있는 직관(intuition)과 같은 능력을 일반 기계가 흉내 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잘못 통제하면 인류에게 큰 위협”
직관에 앞서 의식(consciousness)을 갖는 일조차 불가능하다. 의식이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나 사물에 대하여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마치 사람처럼 의식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
MS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Paul Allen)을 예로 들었다. 그는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지능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그런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는 것.
임페리얼 칼리지의 인지로봇 과학자 머레이 샤나한(Murray Shanahan) 교수의 말을 인용,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대화할 수는 있겠으나 사람처럼 단어 하나하나의 개념을 스스로 이해하면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람처럼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면서 새로운 계획과 일을 만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사람보다 더 능숙하게 바둑을 두면서도 바둑을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실제 상황에 비추어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웰즈 칼리지의 수학자 리처드 리스모어(Richard Loosemore) 교수의 말을 인용, “AI로 인한 지구 종말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혹시 있을지 모르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인공지능은 프로그램된 경로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AI가 초지능(superintelligence)으로 발전할 경우 사람이 의도한 것과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생각, 반대로 또 다른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서처럼 인공지능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현실을 벗어난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을 잘 쓰면 인간 삶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드보르스키 박사의 주장이다. 잘못 사용하면 인류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편견을 버리고 인공지능을 올바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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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3-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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