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전세계 178개 국가의 대기 오염 지수 가운데 176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지난 2014년 예일대학교 환경조사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부 연안과 베이징을 포함한 동부북 지역 일대는 독성 스모그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중국 GDP의 1.2%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보고했다.
심각한 환경오염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되자, 지난해 1월 중국 정부는 ‘스산우(十三五)’ 5개년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2015년 기준 중국 내 에너지원의 약 66%에 달하는 석탄 사용 비중을 줄이고, 오는 2020년까지 신에너지 소비 비중을 15%까지 확대키로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신에너지 자동차를 향후 중국 경제를 선도할 신흥 산업으로 규정, 2020년까지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구매세 면제 혜택과 최대 6만 위안(약 1천 8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보조금 혜택을 지원해오고 있다. 때문에 현재 중국에서는 평균 20만 위안(약 3천 600만원)에 달하는 전기차를 약 14만 위안(약 2천 5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성공적인 전기차 보급 정책
정부 주도의 전기자동차 생산 및 보급 정책은 실제로 매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전기자동차 총 생산량은 약 38만대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베이징에서만 약 2만 3천대의 전기자동차가 팔려나갔으며, 총 3만 5천대의 전기차가 수도 베이징에서 운행 중이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액은 150억위안(약 2조 8천억원)을 웃돌았다.
이는 전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던 미국 전역에서 판매된 전기자동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가 불과 4만 7천대에 그쳤다는 점과 비교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최근 베이징시 승용차배정관리사무소는 올해 베이징시의 승용차 신규 배정 기준치 15만대 가운데 일반 승용차 9만대와 전기자동차 6만대로 배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6년 승용차 신규 배정 통고문’을 공고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 전역에서 매년 2천 만대 이상 증가하는 자동차 수요를 제한하기 위해 각 성을 기준으로 구매제한 정책을 실시해오고 있는데, 베이징은 시내 자동차 총 대수를 600만대로 조절, 매년 신규로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을 15만대로 한정하고 있다. 이는 곧 소비자가 자동차 구매 의지가 있어도 정부 정책에 따라 자동차를 구매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의미다.
올해 베이징 내에 배분된 9만 대의 일반 신차는 개인용 차량 90%, 단위용 차량 6%, 영업용 차량 4%이며, 6만 대의 전기자동차의 경우 개인용 차량 85%, 단위용 5%, 영업용 10%로 할당됐다. 버스, 택시 등 영업용 차량을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량을 증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차 배정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진행되는 번호판 추첨 시, 전기차 구매자는 별도의 추첨 없이 구입 신청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번호판을 허가받을 수 있는 등 다양한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매년 번호판 추첨에서 당첨될 확율이 100분의 1에 불과해 베이징에서 전기차가 아닌 일반 가솔린 자동차 구입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조롱의 말이 있을 정도다. 단, 전기차 구입 신청 건수가 6만대를 초과할 경우 2017년에 우선 배분받게 된다.
또한 전기차는 중국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차량 5부제, 2부제 등 차량운행규제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365일 제한 없이 운행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전기차 보급의 현실적 장벽
전기차는 오염물질 배출이 없고, 저소음, 에너지 소모 비율 최상이라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배기량 1.6리터의 가솔린 자동차가 100km 운행 시 소모되는 연료의 양은 최소 9리터(1만 4천원)에 달하는 반면, 100km 이동에 필요한 전기차의 전기 소모량은 17도(약 3천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소 3시간에서 최대 8시간이라는 비교적 긴 충전 시간 소요로 약 200km의 운행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지적돼 왔다. 때문에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중국 전역에 급속 충전 시설 보급이 선행돼야 하는데, 중국 정부는 충전 인프라 건설 시 운영자에게 30%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해당 수수료를 민간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막대한 민간 자본을 투자토록 지원해왔다.
2016년 1월 기준 베이징에는 약 5천 곳에 2만 1천개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개인용 충전기가 설치된 아파트 단지는 총 2천 108곳으로 전체 아파트 단지 가운데 40%에 이른다.
더욱이 중국 정부는 향후 사무실, 병원, 호텔 등 공공시설에 매년 2천개 이상의 충전소를 추가 설치토록 하고, 신규 건설을 앞두고 있는 주택 단지의 경우 주차 공간의 약 20%를 전기 자동차 전용으로 확보하게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진행할 전망이다.
- 중국(북경) = 임지연 통신원
- 저작권자 2016-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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