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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11-09

기존 이론 뒤집는 새 혈액 생성론 신속하게 피 만드는 최고 지휘자 '줄기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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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피 생성 이론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줄기세포 학자들은 1960년대부터 교과서에 반영돼 온 피 생성이론에 반기를 들고, 피는 느린 하향식이 아니라 혈액 줄기세포를 통해 신속하게 만들어진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를 주도한 존 딕( John Dick) 캐나다 토론토대 분자유전학 교수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피 생성에 관한 고전적인 교과서적 관점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일련의 실험을 통해 여러 종류의 혈액 세포들이 가장 강력한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로부터 어떻게 신속하게 생성되며, 이는 전통적으로 생각해 왔던 하향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혈액 생성체계가 한번 생성되면 변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교과서의 견해도 뒤집었다. 딕 교수는 “연구 결과 혈액 생성 체계는 두 단계로 되어 있으며, 인간 발달의 초기단계와 성인기 사이에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딕 교수 연구실의 페이야즈 노타(Faiyaz Notta) 박사와 사산 잔디(Sasan Zandi) 박사는 혈액 형성 구조를 위와 같이 재정의하고, 여러 생애 주기와 연령층의 혈액 샘플에서 얻은 33개의 상이한 줄기세포와 원시(progenitor) 세포군으로부터 나온 3000개의 단일 세포 계통도를 만들었다.

피 생성이론을 재정의하는 연구를 이끈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이자 프린세스 마가렛 암센터(the Princess Margaret Cancer Centre) 시니어 과학자인 존 딕 교수 ⓒ UHN ⓒ UHN
피 생성이론을 재정의하는 연구를 이끈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이자 프린세스 마가렛 암센터(the Princess Margaret Cancer Centre) 시니어 과학자인 존 딕 교수 ⓒ UHN

혈액 질환에 맞춤형 치료 제공 가능”

이번 연구는 혈액 장애와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임상적 유용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 세포가 부족한 빈혈에서부터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 백혈병까지 광범위한 혈액 질환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며, “마치 흑백 TV시대에서 고해상도 컬러시대로 옮겨간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만능줄기세포를 조작해 혈소판이나 적혈구를 생산함으로써 재생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혈액세포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대학건강네트워크(University Health Network, UHN)의 ‘재생의학 머큐언 센터’ 이사 고든 켈러(Gordon Keller) 박사와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는 딕 교수는 “우리 연구팀이 새롭게 확인한, 혈소판과 적혈구 세포만을 생성하는 원시세포에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최적화할 수 있는 켈러 박사팀의 연구력을 결합하면 성숙한 혈소판과 적혈구를 생성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혈소판은 오래 저장하거나 냉동이 어렵기 때문에 암이나 다른 소모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필요한 수혈은 현재 헌혈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혈액 생성은 혈액 줄기세포로부터 시작돼”

이번 연구는 딕 교수가 2011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의 연구팀은 당시 전체 혈액 체계를 재생해 낼 수 있는 단일 줄기세포로서 가장 순수한 형태의 혈액세포를 분리해 발표한 바 있다.

딕 교수는 “4년 전 순수한 줄기세포를 분리해 냈을 때 우리는 줄기세포의 다른 형태일 것으로 생각되는 ‘딸’ 세포 같은 줄기세포군도 발견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딸 세포들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가자 이 세포들은 사실상 이미 성숙한 혈액 계통이었다는 것. 달리 말하면, 이 혈액 계통들은 줄기세포 구획으로부터 바로 분리돼 나오는 것으로 교과서에 수록된 것처럼 느리고 점진적인 과정을 거쳐서 하향식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같이 볼 때 사람의 혈액 형성은 모든 것이 줄기세포로부터 시작되며, 이 줄기세포들은 하루에 3000억개가 넘는 세포들에 신속하게 피를 보충해 주는 작업을 진행하는 지휘자”라고 설명했다.

딕 교수는 지난 25년 동안 정상적인 혈액 줄기세포들이 이식수술 후 어떻게 피를 재생하고, 백혈병이 발생했을 때 피가 어떻게 잘 못 생성되는가를 규명할 수 있는 분자적 과정 이해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11-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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