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5-11-03

산호가 하얗게 되는 원인이 엘니뇨? 올해와 내년에 가장 강력한 엘니뇨 예상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바다의 꽃’으로 불리는 산호초가 위험에 직면해 있다. 환경오염과 각종 전염병으로 인해 지난 수십 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던 산호초가, 최근에는 백화현상(whitening event)까지 나타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백화 현상 이전(좌)과 이후의 상태 비교 ⓒ XL Catlin Seaview Survey
백화 현상 이전(좌)과 이후의 상태 비교 ⓒ XL Catlin Seaview Survey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열대 바다의 산호초들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하와이에서 몰디브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산호초에서 백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20일자 기사를 통해 산호초의 백화 현상이 엘니뇨(El Niño)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역사적으로 세 번째인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더욱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관련기사 링크)

백화 현상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엘니뇨

해양 생태계를 폐허로 만들 수도 있는 대규모 산호초 백화현상은 지난 2014년부터 하와이 제도를 중심으로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했다.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는 현상은, 산호초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미세조류가 사라지고, 자신의 몸을 지탱하던 석회질만 남기 때문이다.

백화된 산호초는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전염병 등에 취약해지면서 생존력이 급격히 낮아지게 된다. 이에 NOAA는 미세조류가 사라지는 원인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의 확대로 발생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 지역의 태평양 해안 수온이 평년보다 매우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라는 이름은 ‘아기 예수’라는 의미로서, 이 현상이 주로 크리스마스 시즌인 겨울에 나타나기 때문에 그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엘니뇨를 연구하는 이유는 전 세계의 기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엘니뇨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는 아니지만, 지구 곳곳에서 가뭄, 홍수, 이상 고온 등 여러 가지 기상 이변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90년대 말과 올해의 적도 부근 해수 온도 비교 ⓒ NASA
90년대 말과 올해의 적도 부근 해수 온도 비교 ⓒ NASA

엘니뇨가 주로 발생하는 적도 인근의 바다는 일반적으로 남동 무역풍과 북동 무역풍이 서로 만나면서 해류의 흐름이 뒤섞이는 곳이다. 해류가 섞이게 되면 바다 깊은 곳의 차가운 바닷물이 용승 작용에 의해 올라오게 되는데, 이때 많은 영양 염류를 머금은 물이 표층으로 올라오면서 적도 부근에는 풍부한 어장이 형성된다.

그러나 해수의 온도가 갑자기 높아지는 경우에는 용승 작용이 발생하지 않아 어장이 형성되지 않으면서, 생태계가 교란을 일으킨다. 해양학계는 이 같은 이유가 미세조류를 사라지게 만드는 원인으로 보고 있는데, 하와이 해양생물학연구소(HIMB)의 루스 게이츠 (Ruth Gates) 박사는 “비정상적인 수온 상승이 미세조류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과 백화된 산호초 간에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백화된 산호초는 태평양은 물론 인도양과 대서양의 일부 지역에 까지 발견되고 있다. NOAA의 조사에 따르면 금년 말까지 이런 백화현상이 전 세계 산호초의 1/3 정도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약 12000㎢에 달하는 면적의 산호초가 사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예측에 대해 호주 퀸즈랜드대의 해양 생물학자인 오베 호에그 굴드버그(Ove Hoegh Guldberg) 교수는 “나를 포함한 해양 생물학 분야의 모든 종사자들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산호초의 백화현상을 보며 충격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엘니뇨 공습에 대비하는 해양과학자들

엘니뇨의 동향을 조사하고 있는 단체는 NOAA뿐 만이 아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엘니뇨의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금년과 내년 사이에 강력한 수준의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NASA의 관계자는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엘니뇨는 지난 1997년에서 1998년에 발생했다”라고 밝히며 “보유 중인 19개의 위성을 통해 관측한 결과, 금년과 내년 사이에 발생할 엘니뇨는 이와 맞먹거나 더 강력할 것으로 예측되었다”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의 해양온도는 20세기 평균온도보다 0.6도 정도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하여 NOAA에서 산호초 감시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마크 이킨(Mark Eakin) 박사는 “지난해의 수온 상승이 영향을 미치면서, 금년에는 보다 완전한 형태의 엘니뇨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엘니뇨의 공습에 대해 해양과학자들도 대대적으로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일부 산호초가 백화현상에서도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이들 산호초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백화현상을 극복한 실제 사례도 있다. 지난해 하와이 오아후섬의 인근 해안에서 일부 산호초들을 대상으로 백화현상이 나타났지만, 금년 들어 대부분이 예전의 색깔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의 백화현상은 예전 사례와는 다르다는 것이 굴드버그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최근의 백화현상은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서, 산호초가 회복될 시간을 주지 않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11-03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MAIL: sciencetimes@kosac.re.kr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저소득·소외계층 등의 복지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