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2015년 노벨 물리학 수상자로 일본 도쿄대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56) 교수와 캐나다 퀸스대 아서 맥도널드(Arthur B. McDonald, 72) 명예교수를 공동 선정했다.
가지타 교수는 토쿄대에서 운영하는 우주선연구소(Institute for Cosmic Ray Research)의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맥도널드 교수는 퀸스대에서 운영하는 ‘서드버리 중성미자 관측소(Sudbury Neutrino Observatory)’에서 중성미자(neutrino)를 연구해왔다.
다른 지역에서 연구를 진행한 두 사람은 중성미자가 이동 중 변화를 통해 미량의 질량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공적으로 그동안 줄곧 노벨물리학상 후보자로 거론돼 왔다.
“입자물리학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발견”
고란 K, 한슨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은 “두 사람의 발견이 물질 내부에 대한 이해를 바꿨다”고 평했다. 또 “이 발견이 입자물리학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인 발견‘이었다며 과학사적인 의미를 강조했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해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한 아카사키 이사무 등 3인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후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23명에서 24명으로, 과학상 수상자는 물리학 11명, 화학 7명, 생리의학 3명 등 21명으로 늘어났다.
일본인 수상자 가지타 교수는 스승에 이어 제자가 노벨상을 타는 '사제 수상자'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지난 2002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고시바 마사토시(小柴 昌俊) 도쿄대 전 교수가 그의 스승이다.
가지타 교수는 도쿄대학 우주선(宇宙線)연구소가 중심이 돼 일본 기후현 카미오카 광산 지하 1000m되는 지점에 미국과 공동으로 건설한 실험실 ‘슈퍼카미오칸데(superkamiokande)’에서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를 연구해왔다.
가지타 교수는 그곳에서 정밀 관측 장치를 통해 1998년 중성미자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맥도널드 교수도 퀸스대에서 서드베리 광산 2060m 지하에 설치한 ‘서드버리 중성미자 관측소(Sudbury Neutrino Observatory)’를 통해 중성미자를 관측하고 있었다.
그리고 2001년 태양에서 발생한 중성미자가 지구로 날라 와 변화를 통해 미미하게나마 질량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세계 물리학계는 그동안 이어진 중성미자의 질량 유무 논란의 한 매듭을 짓게 됐다.
현대 우주과학에서 중성미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빅뱅이론에 따르면 중성미자는 태초 빅뱅이 있은 직후 생성된 전파(우주 배경복사)와 함께 생겨나 지금까지 붕괴되지 않고 남아서 우주를 떠돌고 있다.
일본의 연이은 물리학상 수상에 세계가 관심
중성미자는 또 태양과 같은 별 중심부의 핵융합을 통해서도 생성된다. 이에 따라 1930년 파울리(Wolfgang Pauli)가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질량이 0이거나 전자에 비해 훨씬 작은 입자'가 전자와 함께 방출된다며 중성미자 존재를 이론적으로 예언한 이후 후속연구가 이어져왔다.
1953년 실험적 검출을 거쳐 중성미자의 존재를 실증했으며, 1990년에는 중성미자의 종류가 전자형, 뮤온형, 타우형 3가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1998년에는 가지타 교수가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으며, 2001년에 맥도널드 교수를 통해 질량 논란의 획을 그었다.
가지타 교수는 수상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가 당장 쓸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 인류 지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널드 교수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연구결과가 우주를 근원을 이해하는데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벨 물리학상은 1901년부터 2014년까지 108명의 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이 중 단독 수상자가 모두 47명이며 여성 물리학자는 1903년 마리 퀴리(Marie Curie)와 1963년 마리아 메이어(Maria Goeppert Mayer) 2명이다.
물리학상을 두 번 받은 학자도 있다. 미국의 물리학자로 반도체 연구 및 트랜지스터 개발에 공헌한 존 바딘(John Bardeen)이 그 주인공이다. 1956년과 1972년 두 번에 걸쳐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노벨물리학상 최연소 수상자는 호주 출신의 영국 물리학자 윌리엄 로런스 브래그이다. 그는 지난 1915년만 25세 나이에 아버지 윌리엄 헨리 브래그와 함께 X-선 부문에서 이룩한 공헌을 인정받아 노벨상 공동 수상했다.
이번 물리학상 수상자 발표로 특히 일본은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 강국임을 입증하고 있는데 메이지 유신 이후 이어져 내려온 기초과학 투자가 지금과 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나(한화 약 11억3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물리학상을 수상한 두 사람은 이 상금을 나눠 갖게 된다. 또 다른 노벨과학상인 화학상 수상자 발표는 오늘 오후 있을 예정이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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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10-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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