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사고가 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운전과 스마트폰은 일종의 상극처럼 받아들여진다. 운전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이 집중력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을 빼놓고는 일상생활이 어렵다. 차에서 음악을 듣고,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여 길을 찾는 모든 것들을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다 안전하게 운전하고, 간편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자동차 회사와 함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말 그대로 차에서 즐기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이다. 구글과 애플 등 대표적인 IT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가장 먼저 이 시장에 뛰어든 곳은 바로 '노키아'이다.

노키아는 CCC(Car Connectivity Consortium)라는 컨소시엄을 통해 '미러링크'라는 기술을 만들었다. 자동차에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띄우는 기술이다. 단순히 스마트폰 화면을 자동차에서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자동차에서 스마트폰으로 명령을 내리는 기능도 연구하고 있다. (관련링크)
자동차업계와 전자업계가 함께 하는 컨소시엄 형태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완전하게 기술표준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지면 빠르게 표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표준화의 과정에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것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이다.
이미 '빌드 2014'(build 2014)에서 차량용 윈도우를 발표했는데, 이 시스템이 바로 미러링크 기술을 이용하게 된다. 운전 중에는 손으로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음성 인식 기술인 코타나를 이용하여 기기를 제어하게 된다.
현재 자동차에 들어가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상당 부분이 윈도우이다. 임베디드 윈도우의 경쟁력은 무료 운영체제인 리눅스나 안드로이드보다 강력하다. 기존 기업들이 그동안 윈도우로 만들어놓은 기본 틀을 이용하여 더 쉽고 안정적으로 만들고 있어 윈도우의 영향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을 자동차로, iOS in the car
노키아에 이어 애플도 후발주자로 경쟁에 참여했다. 애플은 아이폰 다음 시장으로 애플TV와 자동차를 생각하고 있고, 아이폰을 핵심으로 하여 연결하는 하나의 인프라를 구상하고 있다. 2013년 6월 애플은 세계 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iOS인더카(iOS in the car)라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발표했다. (관련링크)
이듬해 제네바 모터쇼에 참여하면서 iOS인더카를 이용하여 차량에 부착하고 '카플레이'(carplay)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미 완성된 자동차에 넣기도 하지만, 서드파티 업체가 카플레이 모니터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iOS인더카도 미러링크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폰과 차량의 디스플레이는 USB로 연결되며,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화면을 보여주는 역할만 한다. 실질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이 구동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아이폰의 역할이다.
보안 문제의 대책으로 선택된 안드로이드오토
주목할 만한 것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오토(android auto)이다. 다른 IT업체와는 다르게 시장에서 먼저 안드로이드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구글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시장이 먼저 보안을 목적으로 안드로이드를 활용하고자 했다. (관련링크)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한다. 따라서 보안 문제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만약 누군가 스마트폰을 해킹한다면 원격으로 차량 안전에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운영체제 가상화가 시도되었고, 여기에서 안드로이드SE가 사용되었다. 안드로이드SE를 바탕으로 미러링크가 구동되거나 독자적인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하게 된다.
구글은 현재 운영체제로서의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동차 서비스 플랫폼의 하나로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2014년 등장한 안드로이드오토가 바로 이것이다. 안드로이드오토의 핵심은 역시 구글 맵을 기반으로 하는 '지리 정보 서비스'이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한 구글 나우를 통해 자동차에서 음성기반으로 스마트폰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여러 업체에서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모두 공통적으로 '안전에 대한 걱정'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자동차에 전자 장비가 늘면 늘수록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5-10-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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