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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5-08-18

시안화나트륨 괴담? 한반도 문제없다 원거리 이동 어렵고 바람 방향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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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11시 30분(현지 시각) 경에 중국 톈진(天津) 시 빈하이(濱海) 신구 탕구(塘沽)항 컨테이너 선적소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가 30초 간격으로 두 차례 발생했다. 대규모 폭발 사고였다.

사고가 일어난 톈진의 탕구 지역은 물론 톈진 연안지역, 허젠 시, 쑤닝 현, 진저우 시에서도 폭발을 느낄 수 있었다. 폭발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가 찍은 인공위성 사진에 따르면 우주 상공으로 대형 구름기둥이 솟아오를 정도였다.

중국 지진 네트워크 센터에서는 최초 폭발을 TNT 3톤, 두번째 폭발이 TNT 21톤에 맞먹는 위력이라고 보고했다.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이 사고로 1만 7000가구와 1700개 기업이 피해를 보았다.

핵심 사고원인 대신 무성한 추측만… 

또 6000명이 넘는 주민이 집을 떠나 긴급 대피했다. 사망자 수는 17일 시신 2구를 추가로 발견하면서 114명로 늘어났다. 실종자 수는 소방관 64명을 포함해 7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는 698명이며 이중 57명이 위독하거나 심각한 상태다.

지난 12일 오후 중국 톈진시 탕구 항 컨테이너 선적소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가 있은 직후 인근 지역 상공으로 가스가 솟아오르고 있다.  ⓒNASA
지난 12일 오후 중국 톈진시 탕구 항 컨테이너 선적소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가 있은 직후 인근 지역 상공으로 가스(오른쪽 아래 하연 부분)가 솟아오르고 있다. ⓒNASA

중국 관영 언론은 초기 보고를 통해 물류회사인 루이하이(瑞海)공사 창고에서 알 수 없는 유해 물질이 담긴 컨테이너가 폭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이후 핵심 사항 공개를 하지 않고 있어 무성한 추측만 낳고 있는 상태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톈진시 지도부가 폭발사고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 관리들조차 폭발 사고의 원인과 구조 조직 구성 등 핵심 사항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주요 언론들을 통해 사고 원인에 대한 분석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17일 영국의 BBC는 사고가 난 컨테이너 선적소 안에 독성이 있는 가연성 물질들이 다수 보관돼 있었다고 전했다.

탄화칼슘(calcium carbide), 시안화나트륨(sodium cyanide), 질산칼륨(potassium nitrate), 질산암모늄(ammonium nitrate), 질산나트륨(sodium nitrate) 등이 있었는데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시안화나트륨이다.

시안화나트륨은 그 자체로도 독성물질이지만 물과 반응해 시안화수소(HCN)라는 맹독성가스도 만들어낸다. 특히 섭씨 26.5도 이상에서는 기체 상태로 물에 녹아 피부에 흡수될 수도 있는 맹독성 물질이다. 2차 세계대전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할 때 사용했던 독가스이기도 하다.

문제는 톈진 시 당국에서 조사 중이라며 아직까지 사고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톈진 시 빈하이 신구와 탕구를 잇는 16개 도로에 계엄령이 내려져 통행이 금지된 상태에서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는 중이다.

환경부, 남서풍·동풍으로 한반도 영향 없어 

세계 언론들은 폭발사고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화학사고 전문가 데이비드 레깃(David Leggett) 씨와 대담을 가졌다. 그는 특히 탄화칼슘, 시안화나트륨, 질산칼륨을 지목했다.

이 세 종류의 물질에 불이 가해졌을 경우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난다는 것. 폭발이 더 커진 것은 탄화칼슘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불타는 탄화칼슘에 (소방용) 물이 뿌려질 경우 더 큰 폭발이 일어나고, 무색의 기체인 아세틸렌(acetylene)을 분출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이다. 이 물질은 물과 불에 쉽게 녹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특히 불에 탔을 때 시안화수소를 분출한다. 무색의 가스이면서 독특한 냄새가 나는 이 물질은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지니고 있다.

BBC는 폭발 당시 약 700톤의 시안화나트륨이 현장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로 인해 독성 물질이 인근 주변으로 펴져나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고를 수습하고 있는 톈진 시 당국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17일 홍콩 채소상인연합회가 중국 톈진에서 생산된 채소의 수입을 일시 중단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톈진 시 당국의 태도가 인근 지역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독극물 괴담이 돌았다. 지난 15일을 시작으로 독극물질이 대기와 서해 상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당분간 비를 맞으면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 SNS를 통해 퍼져 나갔다.

이와 관련,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톈진이 수도권과 직선거리로 800㎞ 떨어진 북서쪽에 위치하고, 시안화나트륨은 공기보다 무거워 대기를 통한 원거리 이동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톈진은 북위 39.1도, 동경 117.2도로 북한 평양과 비슷한 위도에 있다.

과학원은 또 "12일 톈진 폭발 사고 이후 바람 방향은 주로 남서풍·동풍 계열이 우세해 대부분 한반도의 영향권 밖인 만주 쪽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또 ”향후 사흘 동안에도 남서풍이 예측돼 국내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5-08-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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