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경제를 회생시키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업종인 제조업과 금융업, 그리고 유통업 등에서 우선적으로 빅데이터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지난달 26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일환인 빅데이터 시범사업을 총 35억 원 규모로 공모한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도 특히 금융업의 경우는 최근 ‘핀테크(FinTech)’가 촉발시키고 있는 금융혁명으로 인하여, 빅데이터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업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핀테크가 차세대 금융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9일 코엑스에서는 빅데이터 기반의 핀테크 시스템을 주제로 하는 ‘2015 빅데이터리더스포럼’이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금융업의 인프라가 될 빅데이터 플랫폼
핀테크란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테크(technique)의 합성어다. 점포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전통적 금융서비스에서 벗어나,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송금 및 결제, 그리고 자산관리 등의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면 지난해에 선을 보인 ‘뱅크월렛(bankwallet)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다음카카오가 개발한 이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는 계좌번호 없이도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친구에게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해외의 핀테크 사례는 국내보다 훨씬 앞서있다.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Alibaba)는 지난 2004년부터 물품대금결제 솔루션인 알리페이(Alipay)로 핀테크의 시작을 알렸고, 2007년부터는 대출 및 투자, 그리고 보험, 은행 등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핀테크의 영역에 최근 빅데이터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어떠한 형태로든 고객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금융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른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듯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SAP 코리아의 서원설 이사는 “금융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플랫폼이 반드시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산업에서 왜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서 이사는 “상품개발과 부정방지, 그리고 마케팅 활용 및 신용평가 등 금융업을 대표하는 4가지 업무분야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예를 들어 상품개발의 경우 창구거래를 하던 고객의 정보나 SNS 등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서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보험 사기나 신용카드 도용 등 범죄에 사용되는 것을 막는 부정방지와 신규 고객 발굴 및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활용, 그리고 대출 및 카드발급 시 이용되는 신용평가 등의 업무가 모두 빅데이터를 통해 차별화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선보여
국내 금융업계의 경우 일단은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은행과 보험 등이 이종 IT업계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통 방식의 금융거래를 시작으로 인터넷과 모바일까지,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융합 모델이 빅데이터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의 접점이 되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의 추천은 물론, 개인별 자산관리나 금융리스크 분석 등 패키징 서비스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빅데이터를 핀테크 서비스의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각 금융기관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첨단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은 행의 경우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은행의 평판을 관리하고 있고, 현대해상은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의 대부 업체인 제스트파이낸스는 신용평가 업무에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모델을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업계의 동향에 대해 서 이사는 “금융 시장을 위한 빅데이터가 문화(culture)를 시작으로, 관리(management)와 운영(operations), 기술(technology) 등의 단계로 추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음은 서 이사가 밝힌 금융 시장을 위한 빅데이터 추진 단계의 세부 내용이다.
▶ 문화 = 조직 문화의 진단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확인
▶ 관리 = 비즈니스 우선순위와 성과를 확인하고 구분하여, 비즈니스 목적과 데이터 기반의 계획을 조율
▶ 운영 = 비즈니스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인사이트(insight)를 조직 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정의
▶ 기술 = 결정된 성과를 얻기 위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결정
한편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빅데이터학회의 관계자는 “핀테크의 모든 영역은 빅데이터가 기반이 된다”고 정의하며 “해외의 경우 소셜 데이터를 활용하는 빅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권이 보다 적극적인 사업발굴과 진출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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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4-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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