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던 겨울이 물러가고, 어느새 꽃피는 봄이 다가왔다. 하지만 손과 발만은 여전히 겨울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족냉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한여름에도 손발이 차고 저린 증상을 보여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수족냉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유발되는데, 그중에서도 ‘레이노증후군(Raynaud syndrome)’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의 의사인 ‘모리스 레이노(Maurice Raynaud)’가 처음 발견했다 해서 레이노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나이가 들수록 레이노증후군에 더 취약
따뜻한 봄이 왔는데도 여전히 손발이 찬 사람이 있다면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60대 이상 노인들은 피부괴사로 이어지는 등 레이노증후군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1월에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레이노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모두 16만 263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은 8만 8933명으로서 전체의 54.1%를 차지했다. 이어서 40∼50대가 36.6%를 기록했고, 20∼30대 및 0∼10대는 각각 7.8%와 1.5% 순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59.3%로서, 남성보다 조금 더 많았다.
레이노증후군은 손과 발끝의 혈관이 과도할 정도로 급격히 수축하는 질환을 말한다. 발병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추위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발이 찬 것 외에도 이 질환의 증상으로는 손발이 시린 현상을 들 수 있다. 혈관은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수축하는데, 큰 혈관은 수축해도 혈류량이 유지되지만, 손끝과 발끝에 있는 말초혈관은 수축하면 피가 잘 통하지 않으면서 시리게 된다.
피부색이 변하는 것도 이 질환의 증상 중 하나다. 처음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으로 가는 피가 적어지면서 창백하게 변한다. 이후 동맥이 수축하면서 손끝 혈관에는 동맥혈이 아닌 정맥혈이 채워지는데, 정맥혈은 산소가 적기 때문에 푸르스름한 색을 띄게 된다.
평소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생활습관이 중요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해당 질병의 특징부터 파악해야 한다. 레이노증후군의 특징이라면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1차성은 특정한 질환과 상관없이 추위나 스트레스 탓에 발병하는 것으로 레이노증후군 환자의 90%를 차지한다. 그리고 2차성은 혈관 질환이나 자가면역 질환, 그리고 부신 질환 등 다른 질환과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1차성을 앓고 있는 경우,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거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원인 질환이 있는 2차성이라도, 해당 원인을 일으키는 질환을 치료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대부분은 약물로 치료를 하는데, 고혈압 치료에 적용되는 칼슘통로차단제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칼슘통로차단제는 손과 발로 가는 혈관을 이완시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증상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어려운 환자의 경우에는, 드물기는 하지만 수술을 통해 치료를 하기도 한다.
레이노증후군 치료를 위한 수술은 손과 발의 피부를 절개하여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외에 주름살을 펴는 약물로 알려져 있는 보톡스를 이용하여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 외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같은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지만, 아무래도 건강을 위해서는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레이노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추운 날씨에는 두꺼운 장갑이나 양말을 꼭 착용하고 외부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산책이나 조깅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일정하게 하는 것도 증상을 개선하는데 있어 효과적이다. 운동을 하게 되면 신체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 밖에 족욕이나 반신욕의 경우도 혈관확장 작용이 있어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평상시에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은 우리 몸의 혈관을 수축시켜 증상을 초래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명상 등의 노력을 통해 스트레스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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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4-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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