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종전후 1945년 9월 태평양 전쟁의 영웅이었던 미 해군의 니미츠 제독은 “미래의 해전은 잠수함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실제로, 그의 예언대로 오늘날 바다 위의 전쟁은 잠수함이 지배하고 있다. 일례로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 등에서 잠수함의 활약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대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대전에서 가장 공포스런 무기 중의 하나는 바로 잠수함이다”고 말한다. 그 잠재적 공포는 상대방의 눈에 띄지 않는 은밀함에 있다. 바닷속 한가운데 몰래 숨어 지나가는 적선을 공격하는 잠수함은 최고의 은밀한 공격 병기다.
우리나라 해군은 앞으로의 해전에 대비해 다음달 1일 경남 진해에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령부 창설과 더불어 해군은 “오는 2018년까지 3000톤(t)급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을 더 건조해 총 18척의 잠수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차세대 잠수함에 가장 중요한 기술이 바로 은밀성을 강화하기 위한 스텔스(Stealth) 기술이다. 지상에서와 같이 레이더파가 통하지 않는 수중 속에서 잠수함의 소음제거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 분야가 되고 있다.
공기방울이 주 소음원
어두운 동굴에 사는 박쥐는 시력이 약해 거의 보지 못한다. 그 대신에 초음파라는 매우 유용한 수단을 갖고 어두운 밤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바닷속에서 잠수함은 박쥐와 거의 비슷한 방법으로 움직인다.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바닷속에서 잠수함이 유일하게 의지하며 나아갈 수 있는 수단은 소리다. 잠수함은 소나(Sonar)를 통해 초음파를 발산하고, 주변 환경에 부딪혀 반사돼 돌아오는 초음파의 반향을 분석해 깊은 바다에서 방향을 잡는다.
잠수함은 스스로 방향을 잡는 일뿐만 아니라 적을 찾는데도 이 소리를 최대한 활용한다. 잠수함이 가장 귀를 쫑긋거리며 들으려고 하는 소음원은 바로 프로펠러다. 그 이유는 잠수함이 바닷속에서 가라앉지 않으려면 한시도 쉼 없이 움직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프로펠러를 멈출 수 없고, 끊임없이 소음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나는 프로펠러 소리를 분석해 그 잠수함의 종류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프로펠러는 왜 소음을 낼까? 그 이유는 프로펠러가 돌 때 주위에 생기는 공기방울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현상이 바로 공동현상(Cavitation)이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프로펠러 주변의 물이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고, 이때 생기는 공기방울이 터지면서 큰 소음이 생긴다. 이것이 수중방사소음을 일으키고, 수중 속으로 멀리 퍼져나간다.
소음을 소음으로 상쇄시켜
우리나라 해군은 오는 2018년까지 기존의 잠수함 전력을 보완할 차세대 잠수함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차세대 잠수함에 최신의 소음감소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인공적으로 발생시킨 소음으로 상쇄하는 능동소음제거 기술이 있다. 잠수함의 소음들에는 내부 장비에 의한 것이 있다. 이는 주로 기계음으로 선체와 장비 사이에 고무 재질 마운트를 설치해 감소시킨다.
또 잠수함의 소음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프로펠러에 의한 소음이다. 이는 날개수, 모양, 재질 등을 변형시켜 줄여나가고 있다. 이런 방식을 수동적 저감 방식이라고 한다면 잠수함 내부에서 발생한 소음이 외부로 빠져나갈 때 음파로 그 소음을 상쇄시키는 능동소음제거 방식도 있다. 이것이 바로 '스마트 스킨(Smart skin)'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소리는 파동으로 위상이 같은 파동 두 개가 만나면 보강간섭이 일어나 크기가 증폭되고, 위상이 정반대인 파동 두 개가 만나면 상쇄간섭이 일어나 크기가 작아진다. 잠수함에서 나오는 소음을 제거하려면 발생하는 소음과 크기가 동일하고 위상이 반대인 소리를 더해주면 된다”고 말한다.
또 새로운 추진기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먼저, 펌프제트(Pump zet)의 경우, 공동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 개발되고 있다. 이는 많은 날개를 가지고 회전하는 회전자(Rotor), 회전하지 않는 고정자(Stator) 및 로터를 둘러싸는 덕트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는 잠수함의 프로펠러 추진기에 덕트를 씌워 후류에 의한 와류현상을 줄여 기포를 짧고 협소하게 확산시키는 기술이다.
워터제트(Water zet)는 스크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탄생했다. 워터제트는 선체 밑바닥에 있는 입수구로부터 물을 빨아들인다. 이는 배 내부에 설치된 유도관을 거쳐, 선미에 있는 배수구를 통해 가속된 물을 배 뒤쪽으로 분사하면서 배를 앞으로 밀어주어 추력을 발생시켜 선박을 전진시키는 원리로 공동 현상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5-01-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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