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 촬영은 재연될 수 있을까? 글로벌 검색엔진 구글이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민간 달 탐사선 개발 경연대회 '루나 엑스 프라이즈'(Google Lunar XPrize)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려서 연말쯤에 완료될 예정이다.
루나 엑스 프라이즈는 구글이 우주연구 후원단체인 X프라이즈 재단과 손잡고 2015년까지 달에 탐사로봇을 착륙시키는 민간의 거대 우주 프로젝트다. 이 경연대회의 진행 방식은 달에 로봇을 착륙시킨 뒤, 500m 이동시키면서 촬영한 영상을 지구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달착륙선(Lander)과 달 탐사 로봇(Rover)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이 대회에서 우승한 팀은 상금 3000만 달러(한화 약 328억원)를 받게 된다. 초기에는 막대한 상금, 달 최초의 우주로봇 착륙 등 많은 동기부여로 인해 전 세계 26개의 글로벌팀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현재 많은 팀들이 포기하고 18개 팀만 남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비록 무인 달 탐사로봇일지라도 착륙부터 귀환까지 매우 어려운 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70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막대한 비용도 큰 걸림돌이다.
아울러 달에 착륙해서도 영하 170℃, 영상 110℃ 등 극과 극을 달리는 달의 최저·최고 기온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정교한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구글 관계자는 “이 달 탐사 경연대회에선 아폴로 우주선의 착륙 흔적을 영상으로 담는 팀엔 보너스 상금 지급이 약속돼있다”고 말한다. 이에 아직도 참가하려는 팀들의 경쟁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이에 과거 아폴로 프로젝트 당시의 미국과 이에 맞선 소련의 무인 달 탐사선 개발 역사는 다시 한 번 달에 무인탐사로봇을 보내려는 사람들의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루나 엑스 프라이즈'
1959년 10월 4일 구 소련은 우주선 '루나 3호'를 쏘아 올려 달 표면 관측에 성공했다. 루나 3호는 달상공 7,000km 궤도상에서 촬영을 시도해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을 촬영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무인우주선은 대물렌즈의 초점거리 200mm와 500mm의 카메라 2대와 자동현상장치를 탑재했다. 촬영 후, 루나 3호는 4만7,500Km까지 지구에 접근해 영상을 송신했다.
그러나 ‘문샷(Moonshot)’으로 불리는 루나 엑스 프라이즈의 진행 방식은 달에 로봇을 착륙시킨 뒤, 500m 이동하면서 촬영한 영상을 지구로 전송하는 것이다. 단순히 달의 궤도에 머물면서 촬영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달 표면에 착륙, 울퉁불퉁하고 경사진 표면을 500m 이상 달리면서 탑재한 카메라로 촬영하고 그 이미지를 지구의 본부로 전송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미션이다.
지난 2007년 9월 13일 글로벌 검색 엔진 구글사는 “구글과 X프라이즈 재단은 달에 최초로 로봇 탐사선을 착륙시켜 정해진 거리를 이동하고 1기가바이트 분량의 지구 사진과 비디오를 보내오는 첫 민간 기업에 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은 스스로 달 탐사 로봇 제작비용을 모금해 달 착륙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 또 고화질 비디오와 카메라로 활동 내용을 촬영할 수 있어야 한다.
탐사선 발사를 위한 로켓 역시 자체 제작하거나 기존 로켓 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기 때문에 비용이나 기술면에서 매우 어려운 과제 수행이 될 전망이다.
2007년 X프라이즈 재단의 피터 디어맨디스 회장은“이 대회를 통해 전 세계의 팀들이 새로운 로봇 기술과 가상현실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확신하며, 이는 우주탐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친 환경 극복이 관건
1969년 7월 21일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우주비행사를 착륙시킨 미국 NASA는 이후 의 아폴로 프로젝트에서 최초로 루나로버(Luna rover)라는 이름의 월면차를 달 표면에 착륙시켰다. 구소련 역시 우주탐사로봇 루노호트 1호를 달에 보냈다.
미·소 양국은 무엇보다도 정확한 착륙을 구현하기 위해 지형을 이용한 영상기반 항법 기술, 착륙용 레이더, 장애물 탐지 및 회피 기술 등을 활용했다. 지형을 이용한 영상기반 항법 기술은 지구국 기반의 전파항법을 사용, 착륙 유도오차가 큰 문제점을 극복했다.
영상기반 항법은 탐사선에 장착된 카메라의 화상과 미리 준비된 지형 데이터 지도를 비교해 높은 정밀도로 탐사선의 위치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루노호트의 경우, 유인 우주선이 착륙하기 전에 착륙 지점을 직접 탐색하는 기능을 가졌고, 위기가 닥쳤을 때에는 우주인들의 차량으로도 사용할 수 있었다.
2.3미터 길이, 1.5미터 높이에 보기 형식의 바퀴로 이뤄진 루노호트는 TV 카메라 영상을 기다란 나선 안테나로 전송하면 지구의 통제소에서 직접 무선 지령을 내려 조종했다. 파노라마 카메라로 주변을 촬영하고, 이외에도 자기력계, 광도측정기, X선 분광기, 레이저 반사경, 복사계, 광검출기 등의 연구 장비들을 탑재했다.
또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이 무인탐사선은 안정적인 착륙을 위해 흙의 밀도를 분석해 지형을 사전에 정찰했다. 또 태양광으로 인해 엄청나게 달궈지는 달의 낮 동안에는 뚜껑을 열고 내부 라디에이터로 냉각을 하며, 뚜껑 뒷면에 붙어있는 태양광전지로 배터리를 충전, 이동했다.
동력을 구할 수 없는 야간에는 뚜껑을 닫고 방사성 동위원소인 폴로늄-210을 사용하는 히터로 부품이 얼지 않게 보온을 하며 대기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달 탐사로봇의 개발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매우 열악힌 자연환경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 등 정부기관이 막대한 예산을 갖고 추진해왔던 금단의 영역에 민간인들이 도전하면서 달 탐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5-01-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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