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임신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지난 24일 영국 언론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와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공동 연구진이 사람의 피부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들어 정자와 난자가 되기 직전까지 자라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인류의 과학이 인공정자와 난자의 생산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 체세포에 의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의 연구는 배아줄기세포를 대신할 신의 선물로 여겨지며 큰 기대를 받았다. 지난 2011년 일본 연구진은 쥐의 인공정자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일본 교토대학의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해 인공정자 실험을 했고, 그 결과, 피부세포를 초기 재료로 만든 인공정자를 사용해 신생아 쥐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크리스천 메디컬의 피터 센더스 박사는 “일본 과학자들의 연구가 심각한 윤리적 문제 유발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2년 10월 일본 연구팀은 쥐의 체세포를 이용한 새끼 쥐를 인공적으로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사이토 미치노리(齊藤通紀) 교토대 교수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바로 쥐의 피부에서 추출한 체세포를 통해 만든 인공세포(iPS세포)이었다.
역분화줄기세포라고도 불리는 이 세포는 체세포에 바이러스나 단백질을 주입해 어떤 세포로도 분화가 가능한 수정란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즉, 인위적으로 배이줄기세포의 전능성을 얻는 것이다. 연구팀은 iPS 세포를 배양해 쥐의 난소에 이식해 인공적으로 난자를 만든 후. 이를 정자와 수정시키는 방법으로 새끼 쥐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영국과 이스라엘의 공동연구진이 인간의 피부 조직으로 초기 단계의 인공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데 성공함으로써 인간의 인공정자와 난자 생산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체세포 복제 기술의 발견
1997년에 스코틀랜드 로슬린(Roslin) 연구소의 윌머트와 캠벌은 세계 최초로 성숙된 양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양 ‘돌리(Dolly)’를 탄생시켰다.
연구팀은 6년생의 핀도셋 암양의 가슴 조직으로부터 체세포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와 실험실에서 결합해 이를 암양의 자궁에 이식했다. 아주 낮은 농도의 배양액에서 배양한 이 체세포는 세포 주기가 일시 정지된 휴지 상태의 것이었다.
비록 돌리는 폐질환으로 6년밖에 못살았지만 이 기술은 세포 주기를 바꾸는 새로운 복제 방법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생식 세포가 아닌 체세포로 복제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사상 최초의 개가이었다. 이를 통해 수정란이 아닌 보통 체세포로도 핵이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당시의 연구진은 “ 인간이 암이나 폐경 등으로 정자와 난자 생산이 어려워도 피부세포를 통해 임신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난자와 정자가 합쳐져서 수정란이 돼야 하는 과정이 아니어도 체세포를 통해 임신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분화 과정을 통해 각각 팔, 다리, 머리 등으로 바뀌는 이 체세포들은 분화하기 위해 최초의 프로그램된 계획에 따라서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체세포를 통한 임신을 위해 이 짜여진 프로그램을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야 했다.
체세포의 유전자 조작 가능
1962년 영국의 거든(Gurdon) 박사는 개구리의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개구리 내장에 있는 세포의 핵을 대신 넣어서 새로운 세포를 만들었다. 이 세포가 성(性)세포처럼 분열해 올챙이가 됐다. 이는 체세포의 유전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체세포의 핵을 난자와 결합시켜 성세포처럼 분열하고 분화시킨 것이다.
이 개구리 복제 실험으로 올챙이는 탄생했지만 포유류의 재현은 아직 불가능했다. 이에 과학자들의 핵치환 실험은 계속됐다.
하지만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 기술은 오랫동안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성세포에 비해 이미 분화된 체세포는 다시 개체가 되지 못하도록 프로그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과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체세포의 유전정보와 성세포의 유전정보가 같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기에 어떤 조작을 가하면 체세포의 유전정보를 이용, 성세포처럼 분열시키고, 분화를 통해 한 개체를 만들 수 있는 확신이 생겼다.
이후 체세포에 조작을 가해 성세포처럼 분열하고 분화해 개체가 되는 체세포 복제 기술이 확립됐다. 그 결과, 1996년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케이스 켐벨과 이안 월머트는 역사상 처음으로 돌리 양의 복제에 성공했다.
이미 분화된 체세포의 핵이 배아단계의 전분화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핵으로 리프로그래밍(reprogrammming) 또는 역분화 상태로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유전인자가 존재하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07년 일본 교토대학의 야마나카 신야(Shinya Yamanaka) 교수는 인간의 체세포도 전분화능의 상태로의 역분화가 가능하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생쥐나 인간의 핵에 존재하는 DNA 상의 2만 5천여개의 유전인자 가운데 체세포가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전분화능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 단 4개의 유전인자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를 통해 인위적으로 이 유전인자들을 조작해 체세포의 과거 전분화능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음이 증명됐다. 이 세포가 바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s)다. 이 세포의 전분화성은 배아줄기세포와 맞먹는 것으로 체세포의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에 영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연구진은 사람의 피부세포에 세포가 단계별로 자라는 것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넣어 인공정자와 난자의 전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5-01-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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