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이 올해 최고의 영화로 뽑혔다. 누적 관객수만 1761만명으로 역대 한국 영화 사상 12번째의 관객 동원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과 북미에서 개봉을 한 영화‘명량’은 국경을 넘어서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영화 ‘명량’은 서기 1597년 정유재란 당시에 삼도수군통제사로 활약한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다. 이순신 장군이 파직당한 틈을 노려 다시 제해권을 장악한 왜군은 파죽지세로 한양을 향해 북상하고, 조선 조정은 다시 존망의 위기에 처한다.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서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귀한 이순신 장군은 남아있는 배 12척으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에 맞선다. 왜장 구루시마와의 국운을 건 한 판 승부를 놓고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를 지휘해 명량으로 나아간다.
조선 수군과 왜군은 목숨을 건 처절한 해상 전투를 벌인다. 이 장면은 영화‘명량’의 최고 흥행 성공 요인 중의 하나로 꼽혔다. 그런데 이 많은 수의 전선들이 과연 모두 제작, 투입됐을까?
이 영화의 제작진들은 장엄하고도 스펙터클한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스(CG)를 포함한 특수효과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화의 추세는 CG 및 홀로그램 기술의 발전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모습을 스크린에 투영하고 있다. 특히, 홀로그램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사람으로 나타나는 등 인간의 상상력을 현실에 투영하는데 최고의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컴퓨터로 만드는 스펙터클
최근 영화의 흐름 중의 하나가 장르의 구애를 받지 않는 특수효과의 사용이다. 특수효과는 SF영화를 넘어서 멜로, 액션, 재난영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과거에는 미니어처 세트나 짐벌, 헬리켐 등의 카메라 장비와 같은 하드웨어 분야가 크게 활용된 반면에 지금은 컴퓨터 그래픽(CG) 등의 시각특수효과(VFX)와 같은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눈부시다는 점이다.
CG 효과는 실제의 촬영 현장에서보다 촬영 후, 필름 등에 2차적인 특수시각효과(VFX) 효과를 입히는 작업이다. 여기에는 과거의 광학 효과와 영상 효과, 최신 디지털 기술인 컴퓨터 그래픽스(CG)등이 포함된다.
오늘날 CG는 영화 흥행의 숨은 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명량’의 경우, 64만8,000시간의 오랜 CG 작업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300여척이 넘는 조선 수군과 왜선의 대결 장면에는 고작 8척의 실물 배가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모두 CG 작업에 의한 가상의 현실이었다.
원래 특수효과는 실제 존재할 수 없거나 촬영 불가능한 장면 또는 실물을 사용하기에는 제작이나 안전이 우려되는 장면 등을 촬영하기 위해 이용되는 기법이다. 영화에 컴퓨터그래픽스(CG)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미니어처(Miniature)가 사용됐는데 정교한 솜씨로 만든 장난감 도구를 이용해 카메라 트릭이나 기계적 효과를 이용해 실물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주로 이용했다.
사전시각화는 이 장난감 도구와 CG 기술이 접목되는 상황으로 영화 발전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실제의 촬영은 장난감 도구들로 사전 촬영을 해놓은 필름에 CG로 입체적 처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CG와 더불어 수학, 물리, 렌더링 알고리즘,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빠른 발전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조선 수군의 판옥선과 왜군의 전선이 격돌하는 장면에서 상승하며 굽이치는 바닷물결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배의 움직임에 따라 일어나는 물살, 소용돌이, 바람, 안개 등과 같은 다양한 자연 현상을 수학적, 물리적으로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적 발전을 통해 영화 ‘명량’은 배 8척으로 굉장한 해전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형을 마치 살아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기술은 또 하나의 시각적 특수효과 분야를 이루며 발전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홀로그램(Hologram)이다.
입체영상의 제왕 홀로그램
서기 2154년, 인류는 귀중한 자원 ‘언옵타늄’을 구하기 위해 신비한 행성 판도라를 찾아간다. 여기서 판도라의 원주민인 나비족을 만나는데 이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매우 특이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바로 인간의 DNA와 나비족의 DNA를 섞어 만든 인공 육체를 가진 아바타(Avatar)들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특이한 인종을 더욱 환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홀로그램 기법을 사용했다. 홀로그램은 사진필름과 같은 은염(Silver haliad) 사진필름을 사용해 물체의 영상을 기록해 재생하는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물체의 밝고 어두운 모습만 기록할 수 있을 뿐이다. 물체의 위치나 위상, 즉 사람의 눈으로부터 물체까지의 거리를 기록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홀로그램은 진폭과 위상을 모두 기록해 3차원 영상을 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홀로그램은 레이저 빛처럼 간섭성이 높은 광을 사용하는데 이렇듯 간섭무늬 형태로 물체의 영상이 기록된 사진필름인 홀로그램에 빛을 비추면 여기에 기록된 물체의 영상이 3차원으로 재생된다. 사진필름에 기록된 간섭무늬에 담겨진 물체의 입체적인 영상정보를 회절이라는 광학적 원리를 이용해 3차원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3D 입체영상 기술은 현재 두 눈에 인식되는 영상의 시차에 의한 원근감을 통해 입체감을 제공하는 스테레오스코픽 방식에서 360도 전 방향에서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홀로그램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360도 전 방향으로 레이저를 쏴서 만드는 홀로그램 영상 제작은 내년 2015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4-12-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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