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회적으로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어떻게 수습될지 또 얼마나 큰 피해를 일으킬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론 사람들이 진짜로 궁금해하는 것은 어쩌면 원전 사고 자체라기 보다는 사고로 인해 방출된 방사선과 그것이 인체에 미칠 영향일 것이다. 방사성 물질에 대한 막연하지만 거대한 공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나, 이 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어떻게 미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경우는 드물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가장 큰 영향은 바로 방사선에 의해 세포 조직이 손상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방사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온화 방사선을 말하는데, 이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기에 노출되면 생체 조직 구성 성분들이 이온화되고, 결국 세포가 손상된다.
활발히 분열하고 분화가 덜 진행된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는 골수 조직이나 생식세포가 방사선에 의한 감수성이 더 높아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실제로 방사선 피폭 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혈액 내 혈구 수의 감소이다.

이 외에도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수도 없이 많다. 이제는 어떻게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방사선을 차단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때이다. 실제로 일본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방사선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물질이 개발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 중소기업과 함게 세계 최초로 인체에 무해한 텅스텐을 이용, 방사선을 차단하는 제품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방사선 차폐재의 수입 대체품이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해외수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원문링크)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나노 텅스텐 분말을 고분자 수지에 고밀도로 분산한 복합재이다. 사실 기존에 수입하고 있던 제품은 납 분말로 제작되어 있어 인체와 환경에 좋지 않아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압축 성형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비싼 것도 하나의 단점이다.
하지만 텅스텐을 기반으로 하는 이번 제품의 경우, 유해성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압출공정을 적용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더불어 세계 최초로 미세한 나노 분말을 적용, 필름 등 다양한 형태로 차폐재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사선 치료 및 진단 방사선 종사자는 물론이고 환자와 원자력발전소 종사자 등에게 방사선 방호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는 점이 여기에 있다.
방사선 차단을 위한 다양한 물질 개발
국내의 한 건설사에서는 방사선을 99퍼센트(%)이상 차단할 수 있는 방사선 차폐 콘크리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이번달 초 이를 특허 출원하였다.(출원번호 10-2014-0172888) 25센티미터(cm) 두께로 방사선을 99퍼센트(%) 이상 차단할 수 있으며, 방사선 차폐와 동시에 산업부산물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을 제련하는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제강슬래그와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콘크리트에 함께 배합하였다. 물론 아직까지는 기초단계의 연구이지만,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크다. 암센터와 같이 방사선 차단을 필요로 하는 병원 구조물과 방사능 폐기물의 저장, 운반용기 제작 등 관련분야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일본에서는 방사선 차단 효과가 높은 플라스틱 복합재료가 개발되기도 했다. 플라스틱과 금속을 혼합시켜 만든 것이다. 복합재료의 급속에는 주석과 은의 합금인 납 프리솔더(Free solder)가 사용되었는데, 융점이 200도(℃)로 플라스틱에 가까우며 구하기도 쉬워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과 금속을 녹인 상태로 혼합시킬 때, 상당한 입차장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수지에서 균일하게 이를 분산시켜서 방사선 차단 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게는 플라스틱에 비해 약 1.8배 무겁지만 방사선 차단 효과는 8배 이상 높기 때문에 응용할 수 있는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사선 차폐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예정
방사선 차폐는 말 그대로 원자력 시설이나 방사선 작업장 등에서 방사선원 주위의 국한된 영역을 막아 외부로 누출되는 방사선을 차단하는 조치를 말한다. 구조재나 기기의 방사선 손상, 발열, 방사화 등을 경감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방사선 차폐를 위한 가장 대표적인 조치는 바로 콘크리트 벽을 쌓는 것이다. 방사선 차폐 콘크리트의 효과는 비중이 클수록 높기 때문에 골재에는 주로 중정석이나 자철광 등 비중이 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콘크리트의 비중은 3.5~4.0 정도이다.
시멘트는 차폐체의 두께가 1미터(m)나 2미터(m) 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수화욜이 적은 중용열 중용열 포틀랜드 시멘트가 적합하며, 골재는 모래와 자갈, 쇄석 외에 중량 골재를 사용하게 된다. 물이나 붕소를 적당히 포함시키지 않으면 차폐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유의하여 조치를 취하게 된다.
방사능 차폐에 많은 신경을 쓰는 이유는 방사선은 세포 수준에서 장기적이고 영구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선 피폭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방사선 피폭의 방호 대책의 3대 기본 요소인 '거리, 시간, 차폐'를 모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4-12-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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