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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12-08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세계 소리없이 적국 핵심부 타격…심해에선 수압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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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대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에 맞서 우리 군도 잠대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건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에는 잠수함사령부도 창설된다는 소식이다.  

SLBM을 발사할 수 있도록 사일로가 외부에 나와있는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 연합뉴스
SLBM을 발사할 수 있도록 사일로가 외부에 나와있는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 연합뉴스

1960년대 미·소 냉전이 치열했던 시기에 양국이 모험을 쉽게 감행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상대가 언제, 어디서 자신의 심장에 비수를 꽂을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 비수가 바로 전략원잠(SSBN)과 여기에 탑재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었다.  

적국의 해역으로 소리 없이 스며들어 고급정보를 수집하고, 유사시 명령이 떨어지면 적국의 핵심부를 타격하기 위해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원잠과 SLBM은 냉전시대에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미·소의 힘의 균형을 유지시켜준 수단들이었다.  

냉전이 물러간 21세기에 동북아 패권 경쟁의 새로운 핵으로 떠오른 것은 전략원잠이 아닌 3000톤(t)급 중형 잠수함이다. 기존의 디젤로 움직이는 이 재래식 잠수함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재래식 잠수함 규모 가운데 가장 기본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원래 수직발사관은 전략원잠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형인 재래식 디젤 잠수함에는 적합하지 않다. 또 수직발사대라고 해도 수평으로 발사하는 기존의 어뢰발사실과 비슷한 구조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해군의 주력인 1800t급 잠수함보다 잠항 시간도 길고, 잠대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수직발사대 탑재가 가능하지만 아직도 심해저에서 미사일을 장시간 보관하고, 유사시에 발사하는 기술은 많은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에 전략원잠 대신에 재래식 디젤 잠수함에 SLBM 발사 수직발사대를 장착하게 되면 적은 비용으로 전략원잠과 동일한 작전능력을 보유케 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SLBM 연료는 고체가 적합  

초창기 미국과 소련은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해 나치독일의 V-2 로켓 기술을 많이 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액체산소와 에틸알코올을 추진제로 했는데 종전 후 양국은 이 새로운 미사일 기술을 입수하고 동시에 그것을 개발한 독일의 과학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따라서 본격적인 미·소 냉전이 전개될 당시에 탄도미사일에는 사정거리가 긴 액체연료가 주로 사용됐다. 액체연료는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화성이 높은 반면에 추력이 커서 사정거리를 길게 하는데 효과적이었다. 일례로, 미국이 자국 영토에 배치한 최초의 실전용 ICBM인 아틀라스(Atlas)와 타이탄(Titan) 1호에는 액체연료 엔진 방식이 채택됐으며, 이로써 최대사정이 1만 800㎞에 달했다.  

그러나 액체연료는 저장이 어렵고 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아주 위험했다.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이 액체연료 기술을 향상시켰고, 결국 반응시간을 약 1분으로 줄였다. 전문가들은“저장은 가능해졌으나 액체연료의 위험성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특히,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위험했고, 실제로 폭발해 잠수함이 가라앉는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1960년대 초에 고체연료로 추진되는 제 3세대의 미사일이 쓰이게 됐다.  

고체 추진제는 기존의 액체 추진제보다 만들기도 쉽고 저장하기도 안전했다. 액체추진제의 경우, 발사하기전 지상에서 미사일을 세워놓고, 연료를 주입해야하는 큰 단점이 있다. 고체추진제는 반대로 강화사일로에 넣어놓고 보관하다가 바로 발사가 가능해 SLBM의 연료로 적합했다.  

일찌감치 미국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반면, 소련은 1978년까지 저장 가능한 액체연료를 사용하다가 SS-N-17 스나이프(Snipe)에 고체연료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또 1980년대 중국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2단 로켓의 CSS-N-3 SLBM을 배치했다.  

 고체 추진제는 만들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는데 반고체 상태의 연료를 로켓 안에 넣어 장기간 굳히는 과정을 거친다. 미사일의 구경이 2~3m 이상으로 커지면 연료를 굳히기가 매우 힘들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중 탄약고 SLBM 사일로 

전략 탄도 미사일(ICBM)은 적국을 무력화시키는 최고의 공격무기지만 언제든지 적국의 요격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치 못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ICBM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1960년대 냉전이 치열한 시기에 미국과 소련은 보유한 ICBM을 지하에 설치한 사일로(Silo)라는 거대한 수직발사대에 보관했다. 이 사일로들은 적국의 핵폭격에 대비한 구조로 이뤄졌고, 발사를 위해 기다란 원형의 콘크리트 통처럼 만들어졌다.  

이 저장 방법은 잠수함에 그대로 이전됐다. 전문가들은 “최대 10대의 사일로들을 잠수함 톤수에 맞게 조정해 장착하면 재래식 디젤 잠수함에도 SLBM 수직발사대의 장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 이에 사일로 방식이 킬로급 디젤잠수함에 처음 사용됐다.  

그러나 심해는 지상에서보다 훨씬 더 어려운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심해에서의 큰 수압이었다. SLBM은 잠수함 외부에 장착된 사일로 내부에 보관하는데 이때 잠수함의 최대 잠항 한계의 심해 수압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수직발사대의 문을 열어야 하는 문제도 심해의 수압으로 쉽지 않았다. 이 문제에는 어뢰를 발사하는 수평발사관 개폐기술이 적용됐다. 이는 발사관 내부와 외부의 수압을 맞춰서 문을 여는 방식이다.  

또 이 사일로는 여러 번 사용하기 위해 발사 시에 손상된 부분을 고쳐서 쓰도록 만들어졌다. 또 작전의 용도에 맞게 탈부착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이 사일로 내부에 탑재된 미사일이 심해에서 내는 소음 문제도 중요하게 고려되는 변수다. 심해에서 금속성 소리는 매우 크게 들려서 잠수함의 가장 큰 약점인 정숙항해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12-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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