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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만 객원기자
2014-11-26

지상 병기로 진화한 레이저 무기 고출력으로 대기권에서도 위력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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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레이저 무기체계(Laser Weapon System, LaWS) 가 실전 배치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8월 말부터 중동 페르시아 만 해역에 정박중인 미 해군 함정 'USS 폰스'에 탑재됐다는 것이다.  

미 해군 함정 'USS 폰스'에 탑재된 레이저포.
미 해군 함정 'USS 폰스'에 탑재된 레이저포. ⓒ 연합뉴스

이 레이저 무기체계는 6개의 고출력 레이저 광선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에 무인기 드론을 격추시키면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초기에 레이저 무기는 90년대 미국에서 구소련의 ICBM(대륙간 탄도탄)을 격추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구소련의 ICBM 요격 시스템의 경우, 미국의 요격 미사일이 소련의 ICBM을 포착해 조준할 수 있는 시간은 미사일이 엔진을 가동하고 있는 최초의 8분간에만 가능했다.  

이에 미사일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요격 무기를 찾던 공학자들은 고출력 레이저무기로 눈을 돌렸지만 구소련의 모든 미사일기지를 포착해 요격하려면 고도 3000km의 궤도상에 적어도 50개 이상의 공격위성을 배치해야 했다.  

아울러 레이저를 발진시키기 위한 연료는 위성 한 개당 적어도 600t이나 필요했다.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  실용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진화하는 레이저 기술은 드디어 고출력 레이저포를 개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고도의 지향성을 가진 레이저포의 탄생은 다양한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주에서 더 강력한 레이저광  

지난 77년 큰 성공을 거둔 할리우드 SF영화‘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에서는 ‘블래스트(Blast)라 불리는 레이저포가 첫 선을 보였다. 직선처럼 뻗는 광선으로 악당들의 우주선을 격파하는 장면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물론 이는 순전히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무기였다.  

그러나 이 당시에 레이저 무기의 원리는 이미 학계에 알려져 있었다. 원자나 분자에 빛을 쪼여 들뜬 원자나 분자로 만들면 높은 에너지 준위에 있는 분자 수가 낮은 에너지 준위에 있는 분자수보다 큰 상태 즉 반전 분포를 이루는데 이는 레이저 발진에 반드시 필요한 상태로 이때 흡수된 빛은 똑같은 파장을 가진 빛으로 방출된다.  

1951년 미 컬럼비아대 찰스 타운스는 “진공관으로 만들 수 없는 매우 높은 주파수의 전자파를 얻기만 한다면 정확한 측정은 물론 물리학과 화학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이 빛(전자파)을 두 장의 거울 사이에 무한정 반사시켜서 이른바 유도방사라 부르는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이 빛들은 한 방향으로만 직진하고, 이렇게 증폭된 빛의 파장들을 계속 겹치게 해서 어마어마한 강도를 가진 광속 즉, 빔(Beam)을 만들어내는데 결국 성공했다.  

거울을 이용해 이 빛을 한 점에 집중시키면 거의 무한대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무기로서의 레이저빔의 가능성을 일깨워주었다. 특히 이 당시는 냉전이 치열하게 전개된 시기로 미·소 양국은 정치적인 협상이외에 물밑으로 적국의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혈안이 됐었다.  

이 당시에도 탄도미사일의 요격은 매우 어려운 난제로 레이저포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요격은 대기권 안이 아닌 밖에서 주로 이뤄졌다. 1975년에 미국의 정찰용 첩보위성 두 대가 시베리아 상공에서 파괴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미 정보당국과 언론은 “이는 구소련에서 발사한 강력한 레이저광선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레이저의 경우, 대기권 내에서는 수증기와 먼지 등에 의해 산란돼 약해지므로 대기가 없는 우주공간에서 더 위력적이었다.  

냉전 시대에 미·소 양국은 첩보위성과 이를 파괴하는 킬러위성을 대량 띄워 올려 상대 위성을 공격했지만 ICBM 요격용으로 쓰기엔 기술적으로 역부족이었다.  

순식간에 고출력으로 반전  

1991년 2월 25일 오전 6시 40분 걸프전이 한창인 이라크 중부지구에서 미군 제2기병연대와 이라크군 제3 기갑사단이 조우했다. 3500여대의 이라크군 전차들은 레이저광이 표적의 표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표적까지의 거리를 계산하는 레이저 거리측정기가 장착된 미군 M1 에이브럼스 전차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직진성을 이용하는 레이저광은 표적지시용 또는 사거리 측정용으로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으나 공격무기로서는 자리를 잡지 못했다.  작은 출력이 문제이었다.

전문가들은 “초기의 레이저는 원자나 분자를 들뜨게 하기 위해 플렛슈 펌프나 방전의 방법으로 계속 에너지를 공급해주면서 반전분포상태를 유지했는데 이는 전투용으로 쓰기엔 에너지 손실이 너무 많아 실용성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레이저의 발진에 필요한 대량의 연료 문제는 핵레이저 및 화학 레이저라 부르는 새로운 방법이 군사목적용으로 개발됐다.  이는 아주 작은 규모의 핵분열 반응으로 방출되는 중성자를 이산화탄소나 불화수소 속으로 발사시킨 다음에 강한 전리작용으로 반전분포(레이저 발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태)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화학 레이저의 경우, 수소와 불소 등은 서로 격렬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이용하면 순식간에 높은 에너지 상태로 되는 물질을 이용해 반전분포를 만들어낼 수 있고, 가스 다이내믹 레이저는 연료를 산화제와 함께 폭발적으로 팽창시켜서 반전분포를 얻는다.  

레이저광은 반사경의 지름이 크고, 정밀도가 높을수록 빔의 강도가 높아져 보다 멀리 또 더욱 강력하게 보낼 수가 있다. 최근의 광학기술은 이 문제를 해결해냈다.  이런 기술들은 연료량에 비해서 구조가 간단하고, 작은 발전기로 효율이 매우 높아서 공격용 무기로서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11-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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