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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11-24

달기지 건설 이제는 현실로 유럽우주국, 3D프린터로 가상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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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에 3D 프린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유럽우주국(ESA)은 3D프린터로 제작한 달기지 동영상을 공개, 화제가 됐다.

이 영상에는 우주선이 지구에서 달까지 기지 건설 재료를 날라서, 로봇들이 사람들을 대신해 우주선 착륙기지와 사람의 주거공간 그리고 연구동 등을 짓는 모습이 담겨있다.  

달에서의 전기 공급은 태양광 발전으로 가능하다.  ⓒ 연합뉴스
달에서의 전기 공급은 태양광 발전으로 가능하다. ⓒ 연합뉴스

이 3D 동영상은 비록 실제는 아니지만 먼 옛날 옛적에 계수나무 밑에서 방아를 찧는 옥토끼를 상상했던 시절과 비교할 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ESA 연구팀은 “3D프린터가 달기지 건설의 부담을 덜어 인류의 달 정착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술이 발전해 40년 후에는 인류의 달기지 생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사전에 입력된 정보에 의해 3차원 모습을 그려내는 3D 프린터는 초창기에 플라스틱 소재만 그려낼 수 있었지만 최근 급격히 발전한 기술은 이제 그 영역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3D 프린터는 설계도만 있으면 그 어떤 물체도 3차원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최근 들어 큰 역량을 발휘하는 있는 곳이 바로 건설 분야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오지 등에서 3D 프린터의 설계 능력은 일찍부터 크게 기대됐었다. 그리고 이번에 유럽우주국(ESA)의 3D 프린터를 통한 달기지 건설이 이뤄짐으로써 인류의 달 정착은 더욱 그 가능성의 일보를 내딛게 됐다.  

위기에 처한 지구의 도피처 

지난 2년 전에 한 흥미 있는 설문조사가 세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2012년 6월 21일 우주 전문웹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달, 화성, 우주공간 그리고 소행성 등 4개 중에서 어느 별이 인류 최초의 우주기지가 될 것인가?”란 설문으로 2851명의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달이 1829명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 이유는 달은 지구와 가장 가까워 다른 별보다 왕래하기 쉽고, 달의 북극과 남극에는 인류 생존에 필요한 얼음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4년까지 6명 정도가 거주할 수 있는 높이 15m, 폭 5m인 우주기지를 달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미국 뿐 아니라 러시아, 일본, 중국 등을 비롯한 인도, 우리나라 등도 달에 대한 탐사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로 인류의 달에 대한 관심은 다시 불붙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달기지 건설의 주된 목적은 지구자체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환경오염, 기후변화로 수명이 다하고 있는 지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달이기 때문이다. 또 연료 고갈에 직면한 지구에 비해 화석연료의 10배의 에너지를 갖는 약 백만t 가량의 헬륨-3 매장량, 화성 등 더 먼 곳의 개발을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가치 등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해야 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문제는 기술적 장벽이다. 가장 가깝지만 달과 지구간의 평균거리는 약 38만 4000km로 왕복거리치곤 너무 멀다. 여기에다 산소, 물, 식량 등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무중력과 상상을 초월하는 낮과 밤의 기온 차와 무방비의 자외선 조사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은 꿈도 꿀 수 없다.  

달에서 가까운 거리는 궤도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 연합뉴스
달에서 가까운 거리는 궤도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 연합뉴스

이렇게 열악한 환경이 지배하고 있는 곳이 바로 달이다. 따라서 달기지는 최첨단 건설 기술이 총집합한 장이 될 수밖에 없다.  

현지서 직접 건설 자재 조달   

올해 3월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향후 50년 안에 인류가 달에 정착할 것이며, 2100년경에는 화성에서도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실제로 인류는 그동안의 축적된 달 관련 정보와 경험을 통해 서서히 그 발걸음을 떼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은 “달을 우주탐사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2020년까지 유인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3D 프린터 상에서와 같이 우주기지를 건설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달기지는 무중력과 진공으로 된 독특한 생존공간이 될 것”이라며 매우 어려운 과정을 암시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상상하고 있는 달기지의 경우, 우선 최초에는 식량, 물, 산소 등과 기지건설용 자재를 우주왕복선으로 실어 날라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무인우주왕복선과 이것들이 자유롭게 이·착륙할 수 있는 기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원거리에는 달의 울퉁불퉁한 지형에서 다닐 수 있는 월면차와 가까운 거리에는 보기륜으로 이뤄진 궤도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도로의 건설도 중요한 선결 분야다.  

이런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기 위해 달에서 직접 건설용 자재를 현지 조달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즉, 달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모래. 철, 알루미늄 등의 광물을 지구에서 운반해간 장비로 채취하고, 현지에 콘크리트와 골조 등의 건설자재를 만드는 공장을 짓는 것이다.  

다음은 장기적으로 전기 등의 에너지 공급을 위한 발전소가 있어야 한다. 달에서는 수력 또는 화력, 원자력 등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그 대신에 낮에는 엄청난 양의 햇볕이 내려쪼여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므로 대단위 태양광 패널 건설이 필요하다.  

또 식량기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식량을 지구에서 옮기면 양도 많지 않을뿐더러 비용도 많이 들어 인공으로 기후조절이 가능한 건물과 영하 40도 이하에서 재배할 수 있는 우주식물들이 현재 연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달 생활의 무료함을 덜 수 있는 우주호텔과 공원 그리고 지구를 관찰할 수 있는 달 천문대, 영화와 지구의 방송 전파를 송수신할 수 있는 시청각실, 운동 부족을 보충할 수 있는 밀폐된 스포츠센터 등의 시설들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형 접시형 안테나를 달기지 요소요소에 설치해 지구와의 교신에 이용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11-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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