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6년 천문학자들이 해왕성을 발견했을 때, 그 정도의 질량으로는 천왕성을 예상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다른 행성을 찾기 시작했고, 1930년 2월, 지름 2306킬로미터(km)의 명왕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태양계의 아홉번째 행성으로 정의되었다가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에서 행성의 분류법을 바꾸면서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공식명칭은 134340 플루토(Pluto)로, 저승 세계의 지배자인 하데스(Hades)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사실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이른바 '퇴출' 당한 것은 어쩌면 예상된 수순이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 명왕성의 발견은 일종의 요행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명왕성의 질량이 매우 작아서 실제 천왕성의 궤도 운동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지 않고 있다.
어찌되었든 지금은 태양계가 아닌 왜소행성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여전히 명왕성은 학자들에게 매력적인 천체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Charon)의 경우, 거의 나란히 붙어있기 때문에 쌍둥이 천체 관계라고 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카론에 대한 연구도 굉장히 많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카론 표면에 금이 가 있으며 내부 온도가 따뜻하다고 가정한다면 이 내부에 지하 바다(subterranean ocean)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원문링크)
이날 발표는 1978년 발견된 카론 내부에 바다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카론은 차가운 얼음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카론과 가까이 있는 명왕성은 태양으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으며 표현 온도는 영하 229도(℃)에 달한다는 것을 보면 추측할 수 있는 사실이다.
사실 이런 극한 상황에서 생명체가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카론 내부에 만약 지하 바다가 존재한다면, 그 속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아주 낮은 것은 아니다.
물론 명왕성은 지표면 온도가 영하 200도(℃) 이하로 낮은 만큼, 지표면에서 액체 상태의 물을 기대할 수는 없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하나의 어려움이 되며, 명왕성의 작은 크기 역시 연구하고 관찰하는데 어려움이 될 수 있다.
명왕성, 카론과 대기 공유하고 있을 수도
흥미로운 것은 명왕성과 카론이 서로 대기를 공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천문학자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명왕성 대기에 있는 질소가 카론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명왕성과 카론은 대기권을 공유하는 행성과 위성의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원문링크)
이미 1980년대 두 천체가 서로 가스 교환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가능성이 시사된 바 있었다. 당시 연구에서는 명왕성의 대기가 주로 메탄으로 구성되어 있어 가스가 상대적으로 높은 속도로 탈출하고 있다고 가정하였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천체 망원경을 이용, 명왕성에서 오는 빛을 상세히 관찰하여 스캔했고 이 왜소행성의 조성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 그 결과, 명왕성의 대기는 주로 질소로 이뤄져 있으며 탈출 속도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카론이 이런 과정에서 대기를 얻고 있다고 해도 그간 이를 관측하기에는 너무 얇은 것으로 여겨졌다. 연구팀은 명왕성의 초고층대기에 대한 모델을 업데이트 했는데, 질소 분자가 움직이며 서로 충돌하는 운동성을 고려하였다.
그리고 시뮬레이션 결과, 왜소행성인 명왕성의 대기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따뜻하고 이전 예측보다 3배나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명왕성의 일부 가스가 카론의 중력에 끌려 이 위성의 대기를 얇게 덮을 정도의 충분한 공간까지 퍼진 것을 의미한다.
사실 쌍성과 주성의 근처에 있는 외계행성의 경우, 천문학에서는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산과 컴퓨터 모델은 결국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지만,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직접 테스트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 호라이즌스, 8년만에 해왕성 궤도 통과
그리고 지난 8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명왕성 탐사선인 뉴 호라이즌스호가 8년만에 해왕성 궤도에 도달했다는 소식이다. 뉴 호라이즌스호는 2015년 7월 14일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계의 가장 끝에 위치한 명왕성에 근접해 탐사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관련링크)
8년에 걸친 긴 우주 여행 중 해왕성의 궤도는 뉴 호라이즌스가 마지막으로 지나게 되는 행성의 궤도이다. 2006년 발사된 뉴 호라이즌스는 8년 8개월동안 41억 4천만 킬로미터(km)의 긴 여행을 했다. 보이져 2호가 25년전인 1989년 최초로 해왕성에 접근한 8월 25일, 뉴 호라이즌스는 해왕성 궤도를 통과했다.
이미 7월 10일 해왕성 궤도를 지나면서 39만 6천 킬로미터(km) 떨어진 지점으로부터 거대한 행성 해왕성과 제 1위성인 트리톤의 사진을 촬영해서 지구로 전송하기도 했다. 967밀리초의 노출로 촬영한 것으로, 뉴호라이즌스의 망원 카메라인 LORRI(Long-Range Reconnaissance Imager)를 사용하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주에서 일어난 두 역사적 사건의 날짜가 일치하면서 보이져 2호와 차기 태양계 밖 탐사선이 서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뉴 호라이즌스 과학팀의 몇몇 고참 연구원들은 1989년 당시 보이져 과학팀의 젊은 멤버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사실 과학자들은 명왕성이 해왕성의 제 1위성인 트리톤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단정지을 수는 없다. 명왕성과 최초로 만나게 되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 중 하나이며, 무엇을 보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뉴 호라이즌스는 해왕성 궤도 밖에 얼음으로 이뤄진 도넛 모양의 카이퍼 벨트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직까지 탐험된 적이 없는 태양계 밖 우주를 연구하는데도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4-1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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