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왕복선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중국이 지난해 소형 우주왕복선 ‘아오텐’의 시험비행 성공에 이어 지난달 23일 무인 우주왕복선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소련 위주의 양자 구도에 뛰어든 것이다.
이번 발사는 우주왕복선(Space shuttle) 개발에 혈안이 된 다른 우주 강국들에도 큰 자극제로 작용해 향후 우주왕복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1970년대부터 추진된 중국의 우주계획은 1985년 들어 3개의 위성발사장을 건립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미·소에 밀려났지만 1992년에 유인우주계획인 ‘프로젝트 921’이 가동되면서 다시 불붙어 1999년에 무인우주선 선저우 1호를 시작으로 지난 2003년 선저우 5호에 이르기까지 세계 3번째로 유인우주비행에 성공한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지난 2007년 말, 달 선회 무인위성 창어(嫦娥) 1호를 발사하고 오는 2015년에 달기지 건설, 2040년 화성유인탐사 등의 만만치 않은 프로젝트들을 연이어 추진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주왕복선 개발에는 대기권 진입 시 선체의 속도를 줄여야 하는 난제가 기술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이 분야는 미국과 소련의 성역으로 여겨질 정도로 고난이도 분야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중국의 이번 무인 우주왕복선 발사는 더 대단한 도전으로 비춰지고 있다. 향후 중국이 이 기술적 장벽을 완전히 넘는다면 미래의 우주왕복선 경쟁은 미국과 소련에 이어 중국이 가세하는 복잡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실정이다.
목숨을 거는 대기권 진입
지난 2008년 4월 19일 오후 5시경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 귀환 캡슐이 카자흐스탄 초원 지대에 착륙했다. 외부 표면이 까맣게 그을린 캡슐은 마치 불에 탄 초대형 드럼통 같아 보였다. 이 캡슐에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두 명의 러시아 동료 우주인과 함께 타고 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도 121.9㎞에서 대기권 진입을 시도하는 이 귀환 캡슐은 대기권과의 마찰열로 표면 온도가 무려 2천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히 화염에 휩싸인 채, 지구 표면에 시속 828㎞의 속도로 떨어진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는 귀환 이틀 후 가가린우주센터에서 가진 국제 공동기자회견에서 “귀환 캡슐 밖이 화염에 휩싸여 우리도 타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했으나 옆의 두 우주인이 태연한 것을 보고 안심했다”며 “우주선을 그렇게 안전하게 만든 과학기술자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2만8000km의 엄청난 공전 속도 때문이다. 공기 마찰이 없는 우주 궤도에선 이 속도로 끊임없이 공전한다. 따라서 우주왕복선의 지구 귀환을 위한 첫 번째 임무는 도킹해제 후, 선체를 180도 돌려 후미에 달린 주 엔진을 점화시키고, 브레이킹 역 추진을 통해 우주선의 속력을 줄이는 것이다.
속력이 줄어들면 원심력과 중력의 균형이 깨지면서 우주선은 지구 궤도로 자연스럽게 끌려 들어오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하면서도 위험한 것이 바로 정확한 진입 각도의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만약에 진입 각도가 너무 작으면 마치 조약돌로 물수제비 하듯이 대기권에 부딪혀 퉁겨나가는 수도 있고, 자칫 각도가 너무 크면 하강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귀환 캡슐이 불타버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지구 궤도로 들어온 우주왕복선은 지상의 약 140㎞ 상공에서 대기와 만나기 전에 세 부분으로 분리된다. 러시아의 귀환 방식은 열차폐장치가 있는 귀환모듈만 남는 일회용 방식이다. 지상에서 10㎞ 상공에 도달하면 드디어 낙하산이 펴지지만 7.2㎧로 아직 빨라서 위험하다. 따라서 역추진 로켓을 쏘아서 속도를 더 감속시키면서 카자흐스탄의 초원지대에 착륙하게 된다.
아슬아슬한 S자 코스 귀환
만약에 우주선 전체를 지구로 귀환시킨다면 훨씬 더 복잡한 기술과 엄청난 비용의 증가가 요구된다. 미국은 아직도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의 NASA도 우주왕복선을 위성궤도까지 올리는 데 강력한 힘을 내는 로켓을 사용한다. 지구 궤도 진입에는 궤도 조종용 로켓을 역분사해 속도를 줄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 우주선을 거꾸로 돌려서 후미를 앞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궤도비행시스템(OMS)의 로켓을 2.5분간 앞으로 분사시킨다.
시속 2만8,000km 속도에서 우주왕복선의 속도는 시속 320km 정도 줄어든다. 작은 속도의 변화지만 중력과 원심력의 균형이 깨지면서 우주왕복선은 지구 궤도로 빨려들며 대기권으로 진입하는데 이 마찰열을 견디기 위해 왕복선 표면에 특수 타일을 까는 점 등은 러시아의 소유즈 방식과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지상 착륙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러시아의 소유즈 귀환캡슐은 선체와 분리된 채, 홀로 남아서 마지막에 낙하산에 의해 착륙하지만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선체 그대로 귀환하므로 글라이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에 대기권 진입 후, 하강 속도를 줄이는 방법도 다르다. 미국의 우주왕복선의 경우, 너비가 23.77m나 되는 대형 삼각날개가 달려 있어서 지그재그식 S자 비행으로 왕복선의 속도를 줄인다. 이는 대단히 커다란 지그재그식 S자 비행이다. 대기권에 진입한 우주왕복선은 인도양을 지나서 호주를 거친 다음에 태평양을 통해 미국의 기지로 귀환하는데 거의 지구를 반바퀴도는 활주비행이다.
전문가들은 “수직 하강을 대신하는 지그재그식 S자 비행은 비행 거리를 늘려서 우주선의 표면 온도를 높이지 않고도 고도를 낮추는 원리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그재그식 S자 비행 역시 한 번의 착륙 기회밖에 없다는 점에선 러시아의 소유즈 귀환 방식과 다르지 않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4-1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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