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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10-31

공룡은 죽어서 뼈를 남긴다 시간을 거스르는 공룡 복원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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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룡 연구자들이 큰 성과를 냈다. 화성 시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몽국제공룡탐사팀은 지난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내. 외신 기자 간담회를 열고 '데이노케이루스'의 골격 완성 등과 관련한 연구 결과가 세계과학저널 네이쳐지에 게재됐다고 발표했다. 

공룡의 뼈는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주로 발견된다.  ⓒ 연합뉴스
공룡의 뼈는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주로 발견된다. ⓒ 연합뉴스

이번 공룡 탐사를 지원하고 있는 화성 시에 따르면 데이노케이루스 공룡의 존재는 지난 1965년 몽골 고비사막에서 양 앞발 화석 발견이후, 새로운 표본이 발견되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9년 몽골 남부 고비사막의 알탄울라와 브긴자프 지역에서 새로운 표본이 발굴되면서 그 실마리가 풀렸다.  

이 여세를 몰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융남 박사를 중심으로 조직된 한·몽국제공룡탐사팀이 현재 화성 시 공룡화석지 방문자 센터에 보관 중인 데이노케이루스 표본으로 골격을 완성해 공룡의 실체가 밝혀진 것이다.  

이번 성과는 한 지자체의 공룡 연구 지원과 학자들의 끈질긴 연구 노력 등이 큰 몫을 차지했지만 지난 1972년 경남 하동군 수근 리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한 한국의 공룡 연구 기술의 개가이며, 특히, 공룡 복원 기술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6000만년 이전에 살았던 공룡의 뼈를 복원하는 작업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론 불가능하며, 여러 분야의 과학기술이 협력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층 깊이 묻힌 공룡을 찾기 위해선 고생물학, 지질학이 필요하다. 또 이를 찾아서 공룡의 모습으로 복원하려면 생명공학, 생물학, 첨단 영상 기술 등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더불어 몇 년이 걸릴 수 있는 복원 작업에는 강한 인내력도 요구된다. 이런 어려운 작업을 통해서 비로소 고대의 공룡들이 새로이 현생 인류에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멸종 부른 유카탄 반도의 운석  

6500만년 前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는 크고 강력한 이빨, 단단한 턱, 민첩한 동작 등으로 중생대 백악기를 지배했던 육식공룡의 제왕이었다.  

그런데 공포의 티라노사우루스가 갑자기 사라졌다. 상황은 다른 공룡들도 마찬가지이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공룡들이 일시에 사라진 것이다.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80년대 한 과학자의 논문이 이 미스터리의 불씨를 지폈다.  

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앨바레즈(L.W Alvarez) 교수는 “이탈리아, 덴마크, 뉴질랜드 등의 백악기와 제3기 경계층에 100배나 되는 이리듐(Ir)이 함유됐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무거운 원소인 이리듐은 지구 형성 초기에 이미 중력에 의해 지구 내부로 가라앉아 버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K/T 경계층에서 발견된 이리듐은 6천500만년 前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거대한 운석에서 온 것이고, 이 충돌로 공룡들이 멸종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게 전개됐다. 그것은 바로 화산폭발설이었다. 반대론자들은“공룡들은 운석 충돌 때문이 아니라 백악기 이후에 일어났던 수많은 화산의 폭발에 의해 햇빛이 차단됨으로써 멸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에 사라진 공룡들의 뼈가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계속적으로 발견되고, 새로운 증거들이 보충되면서 이 해묵은 논쟁은 거대 운석 충돌설이 정설로 완전히 굳어졌다. 실제로, 공룡들의 뼈는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주로 발견됐다.  

퍼즐 맞추기처럼 각각의 뼈가 맞춰지면 전체 골격이 완성된다.   ⓒ 연합뉴스
퍼즐 맞추기처럼 각각의 뼈가 맞춰지면 전체 골격이 완성된다. ⓒ 연합뉴스

공룡에 숨결 불어넣는 복원 기술 

16cm나 되는 긴 이빨, 몸길이 15m, 체중 7t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 큰 머리 등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신체 특징이다. 그런데 중생대에 살았던 이 육식공룡의 신체 사이즈를 어떻게 정확히 알 수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공룡 복원기술에 의해서 가능하다. 여기에는 오래된 생물의 흔적을 찾는 고생물학과 지각의 역사와 구조에 관해 연구하는 지질학이 관여한다.  

먼저, 공룡을 복원하기 위해 하는 첫 작업은 공룡의 뼈를 찾는 일이다. 공룡의 뻐는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 백악기 지층의 퇴적암에서만 발견되므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화석이 발견되면 굴삭기를 이용, 그 암석을 파낸다.  

이어 연구자들은 칼과 부드러운 붓을 이용해 조금씩 암석을 긁어낸 다음에 화석이 묻힌 암석을 잘라내고, 석고로 싸서 실험실로 옮긴다. 그리고 암석을 공룡의 뼈 주위에서 제거하는데 이 작업은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암석에서 분리된 뼈들은 최종적으로 목뼈, 등뼈, 갈비뼈, 꼬리뼈 등으로 세분된다. 마치 퍼즐 맞추기처럼 각각의 뼈는 위치를 찾아서 하나씩 맞춰지고, 전체 골격이 완성된다.  

과학자들은 “공룡의 전체 골격 완성은 걷는 모양과 발자국, 알과 둥지, 딱딱한 돌이 된 똥, 먹이에 새겨진 이빨 자국, 소화를 돕던 돌 등의 화석으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찾아낸 공룡의 자료를 컴퓨터로 정리하고 분석하는 생명정보학과 그 당시의 지층의 상태를 연구하는 지질광상조사학과 지질자원연구학의 도음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공룡의 종류가 파악된다.  

조류, 포유류, 파충류 등의 다양한 생물학 자료를 바탕으로 공룡의 뼈대에 인조 내장 기관과 인조 근육 등을 만들어 붙이면 공룡의 몸체가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들은 3D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공룡의 완전한 몸체를 복원시켜낸다.  

‘무서운 손’으로 알려진 데이노케이루스의 존재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시간을 거슬러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10-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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