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폭탄 테러의 공포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서만 차량 폭탄 테러 3건이 연달아 일어나 20여 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에는 남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의 한 지하철역에서 강력한 폭발 사고로 인해 중상자를 포함한 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현재 칠레 경찰 당국은 이 사건을 테러로 보고 용의자를 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26일에는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폭탄 테러로 주민 100여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형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도 정치적 테러에 의한 사건으로 보인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국, 영국 등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가들과 對테러 공조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역시 이제는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향후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9.11 테러를 주도했던 알 카에다가 주한미군이 대규모로 주둔하고 있는 한국을 테러 대상 지역에 넣고 있었다는 사실이 미 정보당국에 의해 사후에 밝혀진 가운데 지난 1998년 알 카에다 조직원이 한국에 위장 취업했다가 추방된 일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알 카에다는 오사마 빈 라덴 사후에도 오히려 영역을 넓혀 미국, 유럽, 중동 등에 치중했던 테러 활동 영역을 아시아로 확대했다는 첩보가 입수되고 있다. 이에 따른 대륙 간 동시다발 테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쉽고, 간편한 사제 폭탄 기술
1995년 4월 19일 오전 8시 57분 한 대의 트럭이 화물을 가득 싣고 알프레드 P, 뮤러 빌딩 앞에 있는 승하차장에 섰다. 기사는 내려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세워진 다른 차량을 타고 떠났다.
기사가 황급히 차를 버리고 떠난 이유는 곧바로 밝혀졌다. 그가 출발한지 정확히 5분후에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건물이 붕괴된 것이다. 이 폭발은 미국의 오클라호마시티 폭탄 테러(Oklahoma City bombing) 사건의 시작을 알렸다.
이 폭발로 168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으며 건물의 1/3이 폭발 때문에 파괴돼 폭 9.1m, 깊이 2.4m의 구덩이가 빌딩 옆에 생겼다. 주범 티모시 맥베이(Timothy McVeigh)의 트럭에는 2200kg이 넘는 질산암모늄 비료와 니트로메탄과 경유가 실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암모니아와 질산을 결합시킨 질산암모늄(AN)은 비료의 필수 원료인 질소의 공급원이다. 흰색 결정으로 200℃에서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런데 이 질산암모늄이 경유 등과 같은 연료와 만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질산암모늄이 강력한 산화제로 작용하면서 두 물질은 격렬하게 반응하고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사제폭탄의 대명사 비료폭탄(ANFO)이다.
전문가들은 “폭탄제조가 어려운 이유는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폭파를 감행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반면에 고성능 기폭제와 질산암모늄 그리고 경유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고, 특별한 제조상의 어려움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무서운 사실은 인터넷이 이런 사제폭탄 제조 기술의 통로가 되면서 다수의 사람이 쉽게 이 제조기술에 접할 수 있고, 이들간의 정보 공유의 장으로서 더 강력한 위력을 갖는 테러용 폭탄 기술의 등장을 촉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사능 오염폭탄의 은밀한 공포
원인 불명으로 중환자들이 죽어간다. 의학적 판단으로는 수명이 더 남아있는데도 예상외로 환자들의 병이 빨리 악화돼서 사망에 이르자, 그 원인을 찾지 못한 의사들은 크게 당황해한다.
그러나 중환자란 사실에 해당 유가족들은 특별히 병원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결국 한참 후에 원인이 밝혀진다. 뜻밖에도 주범은 병원 총매니저로 드러났다. 어차피 죽을 중환자의 수명을 앞당기면 경영상 병원 측에 크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들은 병원의 방사선 기사를 시켜서 환자의 침대 밑에 방사선원을 몰래 갖다놓고 조기사망을 유도한 것이다.
이는 의료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로빈쿡의‘치명적 치료’의 줄거리다. 그는 소설에서 의료개혁의 어두운 측면을 고발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방사능의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숨어있다.
최근에 폭탄 테러의 한 유형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더러운 폭탄(Dirty bomb)으로 불리는 방사능오염폭탄이다. TNT 등의 고폭약을 기폭제로 해서 폭발시키면 주위에 방사능이 대기 중으로 퍼져나가는 효과를 이용한다.
9.11테러가 일어나기 3년 전인 1998년 미 국무부는 “테러는 정치적 동기에 의해 사전에 모의된 선량한 일반 대중을 상대로 행해지는 폭력적인 행위다”고 간주했다. 따라서 테러범들은 일반 대중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주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방사능폭탄은 그들의 그런 목적에 매우 부합하는 폭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방사능폭탄은 고의적으로 방사성물질을 확산시키는 방사능오염장치(Radiological Dispersal Device, RDD)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공공장소에 방사선원을 위치시켜 방사선 피폭을 야기하는 방사선 피폭 장치(Radiological Exposure Device) 등으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방사능 폭탄은 사회 심리적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만약에 인터넷을 통해 방사능 폭탄 제조기술이 빠르게 유포된다면 지구촌은 더 큰 혼란 속으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4-10-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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