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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임동욱 객원편집위원
2014-09-29

‘스템 교육’에 대해 알아야 할 6가지 미국 STEM 교육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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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스템 교육(STEM)’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스템은 과학(S), 기술(T), 공학(E), 수학(M)의 줄임말이다. ‘케이 트웰브(K-12)’라는 명칭 하에 유치원(K)부터 고등학교 졸업반(12)까지 전 교육과정에서 적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STEM에 예술(A)을 덧붙여 ‘스팀 교육(STEAM)’을 실시 중이다. 예술·인문·사회 영역까지 STEM 교육의 범위에 포함시켜 융합적인 시각을 기르기 위함이다.

미국도 최근 STEM을 STEAM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STEM의 역할을 교육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로 확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 경제통계청(ESA)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미국 내 STEM 관련 일자리는 타 부문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8년까지의 증가 속도도 타 부문의 2배에 가까울 전망이다. 이에 미국 정부는 STEM 전공자를 지속적으로 양성해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홍보와 실행에 열심이다.

지난 2012년 말에는 미국 하원이 ‘STEM 일자리 법안(STEM Jobs Act)’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링크 참조) 미국 교육기관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스템 전공자들에게 한해 5만5000 명까지 영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결국 상원은 통과하지 못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는 스템의 중요성에 정치인들도 공감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된다.

올해 7월에는 STEM 분야에 컴퓨터과학(computer science)까지 포함시키는 ‘STEM 교육 법안(STEM Education Act)’도 통과해 상원에 제출되었다. (링크 참조) 이로 인해 스템에 대한 토론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최근 미국 CNN 방송은 ‘STEM에 대해 알아야 할 6가지’라는 제목으로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아래 그 내용을 정리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템 교육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 Ste(a)m Scholars Pathway Project
오바마 대통령은 스템 교육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 Ste(a)m Scholars Pathway Project

어릴 때부터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 = 현재 미국 고등학교 졸업생 중 STEM 분야로 진로를 정하는 비율은 16퍼센트에 불과하다. 향후 스템 분야 일자리가 급증할 것을 고려하면 더 많은 교육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바마 정부는 2022년까지 STEM 전공 대학생을 100만 명 더 늘린다는 계획으로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대학 교수들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론다 쉬빙거(Londa Schiebinger) 스탠퍼드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쉬빙거 교수는 “고등학교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멋진 프로그램을 우선 보여준 뒤 관련 이론과 기술을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소개하며 더 많은 학생들이 STEM 교육에 흥미를 보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템 전공자들은 공학 분야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 미국 상무국에 따르면 STEM 분야 대졸자의 연봉이 타 분야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의 통계를 살펴보면 STEM 분야 대학 졸업생의 74퍼센트가 타 분야로 취직을 하는 상황이다.

사티야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 아마존 창업자,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 야후 CEO 모두 공학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STEM 분야 종사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수많은 사람들은 이처럼 STEM 전공자들이다. 앤서니 카네발레(Anthony Carnevale) 조지타운 교육노동센터장은 “현재의 경제 시스템에서는 과학기술 학위를 가지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비벡 와드화 교수는 최근 저서 '혁신을 일으키는 여성들'에서 컴퓨터 전공 여대생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벡 와드화 교수는 최근 저서 '혁신을 일으키는 여성들'에서 컴퓨터 전공 여대생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Diversion Books

컴퓨터 전공 여대생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 2012년 미국 컴퓨터 전공 여대생의 비율은 18퍼센트에 그친다. 1985년의 37퍼센트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숫자다.

이번달에 ‘혁신을 일으키는 여성들(Innovating Women)’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는 비벡 와드화(Vivek Wadhwa) 스탠퍼드 법학대학원 교수는 “컴퓨터공학이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면서 여학생들이 진학을 꺼리게 된 것이 이유”라며 고등학교 학습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컴퓨터 관련 일자리는 15퍼센트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컴퓨터에 대한 여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많은 IT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STEM 일자리가 동등한 것은 아니다 =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STEM 분야 대학졸업자 중 여성의 비율은 절반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여학생들이 진출하는 사회 분야는 남자들의 경우와는 다르다.

온라인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는 여성들이 STEM 분야 중에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남학생들은 연봉이 높은 컴퓨터나 공학 분야로 진출하는 반면에 여학생들은 보건이나 생명과학 분야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분야 간 연봉 차이도 심하다. 전체의 86.4퍼센트가 여성으로 구성된 영양과학 분야는 대졸 초임이 평균 3만5000 달러 수준이지만, 전체의 90퍼센트가 남자인 채굴공학과 암반공학의 초임은 7만5000 달러로 두 배 이상 높다.

외국 전공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 = STEM 분야 중에서는 의학과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실업률이 가장 낮은 편이다. 이들은 외국인 학생들이 다수 진출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이 미국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편견이 생겨나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의 분석에 따르면 의학과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의 미국 기업들은 인재 모집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어느 나라 출신이든 가리지 않고 선발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외국인의 취업이 미국에 가져다주는 장점도 있다. 와드화 교수는 이들이 “혁신에 필수적인 세계 시장 동향에 관한 정보를 함께 가져온다”는 사실을 지목했다.

미국은 외국 전공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질 것이다 = 브루킹스 연구소는 미국 학생들의 STEM 및 경제·경영 전공 비율은 48퍼센트인 반면에 외국 학생들은 66퍼센트가 이 분야를 선택한다고 분석한다. 미국 학생들의 증가율도 연간 1퍼센트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 국회는 외국인 STEM 전공자들이 영주권을 얻기 쉽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에 외국 학생들이 미국을 떠나가도 미국의 STEM 분야가 힘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학생들의 진학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STEM 과목 교사들의 교육 및 상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현재 3500만 달러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와드화 교수는 이에 대해 “스템 분야에 이민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학생들의 진학을 장려한다면 이민 문제는 자연스러운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잇따른 행보는 우리나라의 STEAM 교육이 문제해결 능력과 융합적 시각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에 미국의 STEM 교육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까지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는 차이를 보여준다.

임동욱 객원편집위원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4-09-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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