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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8-21

무의식의 꿈을 통제하는 '자각몽' 외상 후 장애‧악몽 치료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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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면서 스스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이 때문에 꿈의 내용을 어느 정도 통제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자각몽(Lucid Dreaming)이라고 하는 이와 같은 현상은 1913년 네덜란드의 내과의사 F.V. 에덴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이다.

자각하지 못하고 꾸는 꿈의 내용에 비해 현실적이며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꿈을 꾸는 동안에도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기억할 수 있다. 따라서 수면상태와 깨어 있는 상태의 차이가 거의 없다.

자각몽을 꾸는 이유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진 바 없다. 자각몽을 꾸는 사람은 진행되는 과정을 완전하게 통제하지는 못하지만, 꿈 속 상황에 대한 판단이나 결정을 직접하게 된다. 무의식 중 발현되는 꿈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자각몽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10년 영화 '인셉션'(Inception)이 개봉한 이후, 자각몽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각몽 상태에서 꿈속 공간을 제어하고 자신들에게 처한 상황들을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보인다.

자각몽은 스스로 꿈의 내용을 통제하는 것을 뜻한다. 즉, 악몽과도 같은 꿈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악몽을 꾸지 않는 해결 방법 중 하나로 자각몽이 있다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 ScienceTimes
자각몽은 스스로 꿈의 내용을 통제하는 것을 뜻한다. 즉, 악몽과도 같은 꿈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악몽을 꾸지 않는 해결 방법 중 하나로 자각몽이 있다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 ScienceTimes

무의식인 꿈을 자기 뜻대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통찰력이 발달된 사람인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뇌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려면 꿈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현실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술지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를 통해 발표된 패트릭 버크(Patrick bourke) 뉴질랜드 링컨대학교(Lincoln University) 교수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자각몽을 꾸는 사람들은 통찰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원문링크)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종류의 자각몽을 경험한 적이 있는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통찰력을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통찰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30개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그 결과, 자각몽을 꾼 적이 없는 사람들의 테스트 결과와 비교했을 때 이들의 문제해결능력이 25퍼센트(%) 정도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현실적인 꿈을 통제하는 능력이 현실에서도 발휘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들이 가진 인지능력은 깨어있는 상태에서도 발휘되며, 이 능력이 현실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조금 더 색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인지능력이 발달한 사람들은 꿈이 아닌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거나, 문제점이 가지고 있는 모순을 파악하는데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꿈을 꾸는 상태에서도 상황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각몽, 악몽도 통제할 수 있을까

자각몽은 꿈을 꾸는 사람이 자신의 의지대로 꿈의 내용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악몽도 통제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자각몽은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를 통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자각몽을 통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원문링크)

우술라 보스(Ursula Voss) 독일 괴테대학교(Goethe-Universität) 교수, 앨랜 홉스(Allan Hobson) 하버드 의과대학교(Harvard Medical School)교수, 월터 파울루스(Walter Paulus) 독일 괴팅겐 대학교 메디컬센터(the University Medical Center Göttingen) 교수를 비롯한 공동 연구팀의 연구이다.

연구팀은 과거 한번도 자각몽을 꾼 적이 없는 27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눈꺼풀 밑에서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태인 렘수면(REM)에 주목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먼저 피실험자들이 렘수면(REM)수면에 들어간 3분 후, 뇌의 정면과 측두부 쪽에 40헤르츠(Hz) 정도의 미세한 전류를 흘렸다. 이 부분은 숙면과 관련된 감마파(Gamma)가 생성되는 지역으로, 자각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결과, 한번도 자각몽을 꾼 적이 없는 일부 피실험자들이 자각몽을 꾼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이들은 꿈의 이야기까지 통제할 수 있었다. 이번 결과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자신의 꿈을 통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의식적으로 과거를 기억해내거나 미래를 보는 꿈을 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꿈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하여 악몽을 꾸는 사람들이 스스로 꿈을 조정하면서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4-08-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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