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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8-05

성조숙증,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성인이 되었을 때 각종 질환 발생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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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사춘기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몸의 변화가 너무 빨리 찾아와 당황하는 어린이가 늘고 있다. 초경을 하거나 몸에 털이 나는 2차 성징이 나이에 비해 너무 빠르게 찾아온 것이다. 이를 사춘기 조숙증, 흔히 말해 '성조숙증'이라고 이야기 한다.

사춘기 현상은 유방의 발달과 음모의 발달, 고환 크기의 증가 등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여자 아이의 경우 8세 이전에 남자 아이의 경우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는 2차 성징은 아이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지난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어린이 환자수가 6438명에서 2만 8181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수치는 5년간 4.4배나 증가한 것이며, 환자의 90퍼센트(%) 이상은 바로 여자 어린이다.

2차 성징이 지나치게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10명 중 9명은 여자 아이이며, 심각한 병적 원인을 가지는 경우는 남자 아이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 ScienceTimes
2차 성징이 지나치게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10명 중 9명은 여자 아이이며, 심각한 병적 원인을 가지는 경우는 남자 아이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 ScienceTimes

그렇다면 성조숙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자 아이의 정상적인 사춘기는 시상하부-뇌하수체 활성화가 가장 먼저 나타나게 되며, 이후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유방이 나오고 다른 신체변화들이 순차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남자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남녀 성별에 관계없이 신체에서 분비되는 성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에 분비되면 성조숙증이라고 이야기 한다. 성조숙증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이 활성화되어 있으면 진성 성조숙증이라고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가성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앞서 이야기 했듯, 일반적으로 여자 아이에게 더 많이 나타나지만 심각한 병적 원인을 가지는 경우는 남자 아이가 더 흔하다. 여자 아이에서는 나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이 80퍼센트(%)로 가장 많고, 난소 종양이 원인인 경우가 15퍼센트(%), 대뇌 병소가 있는 경우가 5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남아의 경우, 나쁜 원인 질환이 없는 특발성이 50퍼센트(%), 대뇌 자체에 병소가 있는 경우가 20퍼센트(%), 부신 피질 과형성 또는 종양이 25퍼센트(%), 고환 종양이 5퍼센트(%)등의 분포를 보인다. 여자 아이보다 남자 아이가 병적으로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사춘기 현상이 일찍 온 것이 확인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병원을 찾아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이 활성화된 것인지를 확인하고, 골 성숙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다른 질환은 동반되어 있지 않은지 등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가정불화로 인한 정서불안, 성조숙증 초래

물론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데에는 신체적인 문제도 있지만, 사실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 변화 질환군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원인에는 가정불화로 인한 정서불안도 있을 수 있으며, 환경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브루스 엘리스(Bruce Alice) 미국 애리조나대학교(The University of Arizona, Tucson, Arizona) 박사가 학술지 '미국 소아청소년정신의학'(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원문링크)

논문에 따르면 가족간 불화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자아이는 2차 성징이 정상적인 아이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성조숙증'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성조숙증 어린이 10명 중 9명은 여자 아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억압적이고 불안정한 가정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이는, 단지 신체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성장 환경도 성조숙증이 생기는데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불화로 인한 정서불안이 성조숙증을 불러온다는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성조숙증 여아, 당뇨·심장병·유방암 위험 높아

문제는 이런 성조숙증 여아들에게서 당뇨병, 심장병, 유방암의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된 존 페리(John Perry) 영국 케임브리지대학(University of Cambridge) 박사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성조숙증은 태아일 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때문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18만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DNA를 분석한 결과, 유전적 변이가 여자아이의 성조숙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100가지 이상의 유전적 변이 때문에 초경 시기가 앞당겨지고 사춘기가 빨리 찾아온 것이다.

사실 사춘기가 오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며, 여기에는 유전적인 요인 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어떤 이유에서든 사춘기가 보통 아이보다 이른 시기에 찾아오게 되면, 성인이 되었을 때 비만과 당뇨, 심장병과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는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아이의 성장이 남들보다 지나치게 빠르다고 생각되면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4-08-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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