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7-21

철의 지붕 핵심 기술은 '레이더' 동시 다발적 로켓탄 공격 완벽 방어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지난 10일(현지시간) 텔아비브 밤하늘에 요란한 폭발음이 들렸다. 가자 지구에서 날아온 로켓탄들이 이스라엘 지대공 요격미사일 타미르에 맞아서 폭발하는 소리이었다. 텔아비브 상공은 마치 불꽃놀이 하듯, 비산하는 파편 섬광들로 가득 찼다.  

최근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지난 10일 동안 1200여발의 까삼 로켓탄들을 발사했지만 희생자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고 밝혔다. 이 모두는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지대공 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돔(Iron Dome)’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요격 체계에서 타미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요격 체계에서 타미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이언 돔은 지난 2011년 이스라엘군이 실전 배치한 對 로켓탄 방어 체계다. 그해 4월 7일 가자 지구로부터의 카추샤 로켓포의 공격을 최초로 요격하는데 성공,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 지난 2012년 11월 15일부터 이틀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카삼(Qassam) 로켓탄 737발 중 273발을 격추, 다시 한 번 이름값을 해냈다.

그리고 최근 재개된 분쟁에서 아이언 돔은 더 업그레이드된 기술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요격성공률을 기록해 전 세계 무기 상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마스가 보유하고 있는 까삼 로켓은 사거리가 5km에 불과하지만 제대로 명중하면 300mm 정도의 콘크리트 벙커를 파괴할 수 있다. 여기에다 가격이 싸고, 제조가 쉬워 대량 확보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로써 여러 개의 로켓탄을 동시 다발적으로 발사할 수 있고 이는 방어체계에 큰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아이언 돔 체계는 이번에 하마스가 날린 수십 개의 동시다발적 로켓탄 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해내면서 요격 미사일 기술의 진수를 선보였다.

스스로 전자파 발사해 위치 추적

지난 2005년 이스라엘 군의 ‘가자’ 지구 철수로 촉발된 ‘하마스’의 이스라엘 거주지역에 대한 단거리 로켓 공격은 아이언돔 요격 미사일 시스템 탄생의 배경이 됐다.

아이언 돔은 사정거리 70km 이하의 단거리 로켓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목표 로켓의 궤도를 추정하고, 적절한 요격 지점을 산정해내는 사격 통제 시스템, 그리고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포대로 구성된다. 레이더 하나에 포대 3문이 배정되며 발사 모듈 1문에는 90kg 짜리 타미르(Tamir) 지대공 요격 미사일 20기가 발사관에 장착된다.

레이더에 의해 발견된 목표물에 대한 표적제원이 사격지휘소(FDC)로부터 떨어지면 지체 없이 포대는 요격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 미사일은 호밍 유도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는 목표물로부터 방출되는 신호를 탐지, 추적하는 방식이다.

능동 호밍유도방식(Active homing)은 요격미사일이 날아가면서 지속적으로 표적을 향해 전자기파 신호를 발사하고 미사일에 내장된 수신 장치가 이 반사파 신호를 데이터로 만들면 컴퓨터는 빠르게 위치와 방향, 고도, 속도 등의 표적제원을 계산해낸다.

전문가들은“유도 요격미사일은 내장된 컴퓨터로 비행경로를 산출하고, 제어장치로 자신의 비행경로를 목표물 쪽으로 맞추는데 이 작동과정을 충돌 전까지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목표물에 다가간다”고 설명한다.

목표물에 가까이 다가간 요격미사일은 근접신관(Proximity sensor)을 기폭장치로 장착하고 있다. 근접신관에는 미리 프로그램화된 강도의 반송 신호가 전달되면 적정한 거리에서 작동하는 안테나 및 신호처리부로 구성된 전자두뇌부가 내장돼있다.  

아이언 돔의 위상배열 레이더는 여러 개의 목표물 동시 추적이 가능하다.  ⓒ 연합뉴스
아이언 돔의 위상배열 레이더는 여러 개의 목표물 동시 추적이 가능하다. ⓒ 연합뉴스

따라서 미사일은 근접해서 자기장과 같은 신호를 표적에 방출, 반사된 신호가 감지되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아도 근접신관은 폭발한다. 이는 대공 요격 미사일에 높은 명중률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수십 개도 거뜬한 위상배열 레이더  

그동안 하마스는 사제 로켓탄인 카삼을 소량 비축해왔다. 초기의 카삼 로켓탄은 사정거리 3∼10km로 짧고, 명중률 역시 매우 부정확한데다가 탄두가 작아 파괴력이 약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기 비축이 불가능한 구조이었다. 이스라엘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개량형 카삼 로켓탄이 등장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이 개량 형은 사정거리와 탄두 중량이 대폭 늘었고, 많은 로켓을 비축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 전술의 변화를 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치적 이슈로 인해 이스라엘 군의 공습이 시작되면 하마스도 맞받아서 매일 200발 정도의 로켓탄을 다발적으로 발사할 수 있게 됐다. 수십 개의 로켓탄이 동시에 날아올 경우, 이를 한꺼번에 방어하기엔 360도 회전하는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의 역량으론 불가능하다.  

그러나 고정된 상태에서 전자식으로 빔을 주사하는 위상배열 레이더(Phased Array Radar)는 동시에 여러 개의 목표물 추적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위상배열 레이더는 안테나 내부에 수많은 소자가 개별적인 하나의 레이더가 돼서 각 방향으로 목표물을 탐지 추적한다”고 설명한다.

이로써 위상배열 레이더는 전자기파 빔의 방향을 순간적으로 바꾸어 주사할 수 있고, 작은 안테나 군으로부터 얻어진 전파 정보를 개별적으로, 또는 일괄 신호처리를 통해 하나로 이뤄진 기존의 레이더보다 훨씬 많은 목표물을 한꺼번에 빠르게 추적 탐지할 수 있다.

360도 회전하는 기계식 레이더의 경우, 한 바퀴 회전할 때, 기존에 발견한 물체를 놓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지만 위상배열 레이더는 고정된 채, 360도 전 방향을 탐지하므로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아이언돔 체계의 미니 이지스 레이더는 위상배열 레이더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조그만 물체도 식별해내고, 또 목표물에 대한 신호를 바로 표적제원으로 변환해 신속한 요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7-21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