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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4-07-14

물 인프라… 지속가능한 도시 만든다 국제 심포지엄서 물 환경 중요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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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마르비(Hammarby)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시의 외곽에 위치한 세계적 친환경 도시다. 지금은 세계도시개발 프로젝트의 롤 모델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친환경적인 도시는 아니었다.

물 환경의 가치와 기능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새로운 평가와 조명을 해 보자는 취지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물 환경의 가치와 기능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새로운 평가와 조명을 해 보자는 취지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 ScienceTimes

함마르비는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인근 지역의 호수 주변으로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산업단지와 폐기물 매립장이 밀집했던 소도시였다. 그러나 제조업의 쇠퇴로 도시 기능이 저하된 후, 국가차원의 친환경 신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생태 친화적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그 후 함마르비는 수변공간과 녹지축을 이용해 아름다운 경관을 확보함과 동시에, 에너지 및 상하수도 관리 시설, 그리고 폐기물 소각 처리 시설의 확보 등을 통해 물질과 에너지의 순환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상수 분야에서 1인당 물 사용량의 50% 감축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미래형 수변도시로 주목을 받고 있다.

물의 희소성이 패러다임의 변화 불러

세계 모든 도시가 수자원이 풍부한 미래의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포스트타워에서는 ‘지속가능한 물 환경 서비스’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물 환경의 가치와 기능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새로운 평가와 조명을 해 보자는 취지였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이클 제이콥슨(Michael Jacobsen) 세계은행 물 공급 분야 연구위원은 ‘미래도시를 위한 물의 재 고찰’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함마르비를 물 관리의 모범 사례로 제시한 제이콥슨 위원은 “물의 희소성과 사회 및 기술의 변화에 따라, 물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도시의 물 공급 및 위생시설을 갖추기 위해 계획하고, 설계하며, 이행했던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이콥슨 위원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로 하는 5개 원칙으로 △유역 문제와 긴밀히 연결된 도시 물 문제 △물 계획에 필수적인 도시개발 계획 △더 나은 물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수원의 다양성 △목적에 맞아야 하는 수질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적응적 시스템 등을 제시됐다.

그러면서 제이콥슨 위원은 “현재 전 세계의 몇몇 도시들은 이런 원칙들에 따라 물 관리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행하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함마르비도 역시 이 같은 원칙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마르비의 가장 큰 특성은 에너지와 하수처리, 그리고 폐기물 처리 등 도시운영의 3대 기능을 종합 관 리하는통합 환경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함마르비의 가장 큰 특성은 에너지와 하수처리, 그리고 폐기물 처리 등 도시운영의 3대 기능을 종합 관리하는통합 환경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 Scortland.go.uk

실제로 함마르비 지역의 목표는 물 소비 50%를 줄이는 것인데, 현재까지 약 25% 정도의 실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또 다른 목표인 하수 정화 분야도 하수처리 찌꺼기를 재활용하여 농지에 활용되도록 했다. 그 결과 위해물질의 수준은 50% 감소되었다.

또한 함마르비에서는 오수와 우수를 분리하여 처리하도록 되어 있는 제도를 통해, 현재 600명분의 오수 처리를 위한 시험용 하수도 처리시설 1기를 설치하여 처리기술의 성능을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환경도시의 조성이 관련 녹색기술의 개발과 산업의 육성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미래 도시를 위한 물 관리 사례로 싱가폴의 경우가 발표됐다. 싱가폴은 자연 강우만으로는 물 수요를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따라서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저수지 건설 및 말레이 반도로부터의 송수를 하는 등 수자원 확보는 국가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 왔다.

제이콥슨 위원은 “4개의 수도꼭지(Four National Taps)라고 불리는 저수지,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하는 물, 하수 재생수, 해수담수화 등 총 네 개의 요소를 통해 범정부 차원의 물 공급 조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의 가치를 깨닫고 장기적인 물 인프라를 재구축해야

미래의 물 환경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된 오후 세션에서 최지용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는 ‘물 환경 서비스와 그 가치’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수자원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물 적자 상태다. 국민들이 생활수준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물발자국은 8입방미터(m3)/인/일로서, 국내의 재생 가능한 총 수자원 량인 4입방미터/인/일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발자국이란 인간이 사용하는 물의 양을 나타낸 지표로서, 사람이 직접 마시고 씻는 데 사용한 물에다 음식이나 제품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가상수(virtual water)를 합친 총량을 의미한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 같은 물 적자 상태임을 환기시키면서 “우리나라가 그동안 급속한 경제발전과 도시화 과정에서 많은 물 인프라를 건설해 왔지만, 물의 가치를 깨닫고 장기적인 물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일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하수 발생원 분리형과 중앙집중형 하수처리장이 결합된 미래 지속 가능형 하수처리시스템 ⓒ 국가환경정보센터
하수 발생원 분리형과 중앙집중형 하수처리장이 결합된 미래 지속 가능형 하수처리시스템 ⓒ 국가환경정보센터

그러면서 “만약, 물 인프라의 재구축 시기가 도래하면 수자원 부족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생태계의 물 환경 서비스와 국가의 관리가 필요한물 인프라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물 인프라의 최초 건설 시에는 국고보조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했지만, 그 이후에는 이용단계의 물 가격에 물의 가치와 장기적인 물 인프라의 재구축이 포함되지 않아 물의 가치와 고마움이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물 관리 방식도 생태계와의 균형이 중요해 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강우와 폐수의 재이용 및 분산화 된 물 관리 방안을 통해 도시하천의 생태계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물 인프라가 서로 연결되어 우리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물 인프라의 건설 과정에서 배려가 부족했던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를 재조명하여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물 환경 서비스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07-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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