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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4-03

“마른 비만, 내장지방을 주의해야 한다” 다이어트보다 적절한 운동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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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만이 아니더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체중이 많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체지방이 과다하게 많아 정상 범위를 넘는 상태를 비만으로 정의한다.

몸무게에 상관없이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하는데, 인종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우리나라에서는 25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다.

마른 비만은 체지방이 증가해도 근육량이 부족해서 체중이 정상으로 보이는 경우를 뜻한다. 정상 체중이라 하더라도 근육량에 비해 체지방량이 많아 체지방률이 정상 범위를 넘게 되는데, 마른 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겉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치되거나 스스로 날씬하고 건강하다고 믿어 건강 관리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다. 마른 비만의 위험요인인 내장지방은 운동이 부족하거나 폭식과 과음, 잦은 다이어트로 요요 현상 등을 겪은 경우 나타나기 쉽다.

▲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다보면 실제로는 내장지방이 생겨 마른비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Science Times

일반적으로 통통하지만 허리가 날씬한 사람과 마르지만 허리가 두툼한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건강이 위험하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전자를 이야기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후자가 건강이 더 위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비만이 아닌 건강한 여성도 내장지방이 많으면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국제의학저널인 ‘Kidney and Blood pressure Research’에 게재했다.

이지원 교수는 다이어트와 체형관리 등을 위해 세브란스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 중 과거 심장관련 질환, 당뇨, 고혈압 등의 병력이 없고 비만도가 30미만인 28세에서 48세 사이 건강한 여성 425명을 대상으로 심층 복부 CT 촬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복부 지방 분포도를 촬영했는데, 여기서 이 교수는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피부에 가까운 피하지방이 많은 피하지방군(SFG, 248)과 내부 장기에 지방이 많은 내장지방군(VFG, 177명)으로 나누어 신장 기능을 알아보는 사구체여과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내장지방군 여성들의 사구체여과율은 정상 범위인 90ml/min 이상보다 낮은 범위인 60에서 90사이로 나타났다. 또한 내장지방이 많을 수록 그 수치가 떨어졌는데, 이는 정상체중이더라도 내장지방이 신장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소량씩 자주 음식 섭취, 오히려 체중 감량에 방해될 수 있어

마른 비만이 생기는 요인에는 여려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계속되는 다이어트 때문이다. 총 섭취 칼로리를 생각하기보다는 식사 당시의 칼로리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식사를 소량으로 자주 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영국 워릭대학교 연구팀은 내분비학회 연례 총회에서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총칼로리가 중요한 것이지, 식사 횟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24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마른 체형과 뚱뚱한 체형이 함께 포함된 이들 여성들에 대해 연구팀은 일부는 하루에 두 끼를 먹도록 하고, 일부는 다섯 끼를 먹도록 했다. 이때 제공되는 총 칼로리는 똑같이 했으며, 이들의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두 끼로 나눠 먹든 다섯 끼로 나눠 먹든 칼로리 소비량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또한 비만한 여성의 경우, 다섯 번에 걸쳐 식사를 한 여성들은 두 번에 나눠 식사를 한 여성들보다 체내 독소의 수치가 더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의 밀란 쿠마르 피야 박사는 비만이나 체중감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식사 횟수가 아니라 총 섭취 칼로리라고 밝혔다. 게다가 비만인 사람들이 조금씩 자주 섭취하게 될 경우, 체내 독소가 높아진다는 것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0대 여성에게서 마른 비만이 증가하고 있어

문제는 바로 이 마른 비만이 20대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9월 마른 비만을 연구한 가톨릭의대 본과 4학년 최진영씨는 북미폐경학회 공식저널인 ‘The American Society of Menopause’를 통해 이와 관련된 논문을 실었다.

폐경 여부에 따라 다른 마른 비만의 특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이었는데, 최씨는 2008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정상 체중인 1736명을 추려냈다. 그 중 비만과 비슷한 신진대사를 보이는 상위 25%인 434명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놀랍게도 가장 많은 것은 20대로 23.8%가 여기에 해당했다. 30대가 17%, 40대가 16%, 50대가 13.5%라는 것을 비교해 보면 월등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인슐린의 혈당조절 기능에 결함을 보였고, 논문에서는 이들을 마른 비만으로 추정했다.

20대의 젊은 여성에게서 크게 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다이어트 때문이다. 원푸드 다이어트, 단식 등 바람직한 다이어트를 하면서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체형이 변한 것이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느라 고른 영양 섭취와 운동에 소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체지방보다는 근육이 빠지게 되고, 체지방은 늘게 된다. 체지방이 많으면 살이 쉽게 찌는데, 잘못된 다이어트로 체중은 줄었을지 몰라도 체지방률이 높아졌다면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게 된다.

바로 여기서 요요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지방이 많다는 것은 근육이 있어야 할 자리에 지방이 들어차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잘못된 다이어트를 병행하면 체중이 정상이라도 비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4-04-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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