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이 완전히 있지 않고 미약한 에너지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10일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안경원 교수와 이문주 박사 연구팀은 진공 에너지의 3차원 공간분포를 형상화했다.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폴 디락은 약 90년 전 진공이 미약한 에너지로 채워져 있다고 제안했다. 그 후 여러 실험에서 진공에너지가 간접적으로 암시됐지만, 측정 방법의 한계 때문에 형상화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나노격자와 단일 바륨원자 검출기를 이용해 진공에너지를 형상화했다. 안 교수는 “원자물리와 광학기술, 나노기술을 결합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진공상태에 있는 두 거울 사이를 원자 하나가 지나가도록 하고, 그 사이에 갇힌 진공에너지를 측정한 것이다.
나노미터(㎚)급 크기의 구멍을 통해 바륨 원자 하나하나를 두 개의 거울 사이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원자의 위치를 정확히 제어하면서, 원자가 방출하는 광자(빛을 구성하는 에너지 알갱이)를 검출했다. 이로써 진공에너지의 3차원 공간분포를 170㎚의 해상도로 형상화했다.
연구팀은 “높은 에너지 준위에 있는 원자들이 진공 에너지가 만드는 전자기장에 반응해 빛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형상화 기술과 원자제어 기술은 앞으로 양자통신이나 양자컴퓨터 등 양자정보처리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하는 양자정보처리 기술은 해킹할 수 없는 양자암호,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통신 등의 토대가 된다.
정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기본연구)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3월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4-03-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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