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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3-07

“동거인지 결혼인지 뇌는 인지하고 있다” ‘결혼했다’ 라는 생각이 두뇌 활동에 영향을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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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가구와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달 3일 ‘가구·가족의 변동과 정책적 대응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한국사람들이 가구와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조사하였다.

2013년 7월과 8월 두 달동안 전국의 20세에서 65세 사이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 가치관 인식 및 태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는동거에 반대하는 비율이 53.6%로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46.1%는 결혼하지 않아도 남녀가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하였다.

특히 20대와 30대는 동거 찬성률이 각각 53.1%, 59.2%로 응답자의 절반이 넘기도 하였다. 반면 50대와 60대는 각각 63.1%, 69.1%가 동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결혼을 인생에서 꼭 해야 하는 필수 과정으로 여기는 사람도 4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했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결혼을 ‘선택’의 문제로 정의한 사람은 35.5%로 응답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라는 의견은 25.6%였으며, ‘하는 것이 좋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34.6%로 나타났다.

이 문항에 있어 남녀간의 의견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응답한 여성의 비율은 44.4%로 남성(26.8%)에 비하면 약 1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드시 결혼 해야 한다’라는 생각은 여성 (19.4%)보다 남성(31.7%)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 시대에 따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만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혼을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Science Times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 여성의 절반 정도가 연인과 결혼하기 보다는 동거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3년 4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인 CDC는 15세~44세 사이 미국 여성 1만 2279명을 대상으로 결혼 상태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48%는 연인과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동거하는 비율은 1995년 39%, 2002년 43% 등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여성의 74%는 연인과 동거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55%는 25살 무렵에 동거를 시작했다고 답하기도 하였다.

반면 결혼한 여성은 23%로, 1995년 39%와 2002년 30%에 이어 꾸준하게 줄어들었다. 또한 동거가 결혼으로 반드시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동거 시작 후 3년이 지난 뒤 결혼하는 비율은 40%였으며, 여전히 동거만 하고 있는 경우는 32%였다. 동거 후 헤어지는 비율은 27%에 달했다.

이는 동거 커플이 결혼 전에 재정적으로 안정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영국에서의 동거 커플이 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인 데일리메일을 통해 발표된 영국 국가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동거 커플이 결혼을 하지 않고 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굳이 결혼을 하지 않고 사는 이유

이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함께 사는 동거 커플은 1996년 150만 쌍에서 2013년 290만 쌍으로 지난 16년간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오클라호마 대학교와 코넬 대학교의 공동 연구팀은 이들이 결혼하지 않고 사는 이유에 대해 조사하였다.

동거 중인 커플 122명을 연구한 결과,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혼하게 될까봐’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고 답했다. 조사에 응답한 커플 중 67%가 이혼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들을 처리하는 것이 걱정된다고 대답하였다. 다시 말해, 이혼하게 될 경우에 맞이하게 될 감정적, 재정적, 사회적, 법적 결과가 두렵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중산층은 노동자 계층보다 결혼에 대해 조금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동거를 결혼에 이르는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소득수준이 낮은 여성들은 결혼에 의심을 품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결혼을 해도 상대방과의 관계가 지금과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일부에서는 잘못된 결혼에 대해 다른 커플에 비해 배로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양한 유형이 있었으나, 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사는 이유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인지 결혼인지 뇌는 인지하고 있어

재미있는 것은 파트너와 함께 살 때 동거인지 결혼인지를 그 사람의 두뇌는 구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격 및 사회심리학 협회의 연례 총회를 통해 발표된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결혼한 커플과 단지 동거만 하는 커플들을 상대로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활용하여 두뇌를 촬영한 후 비교했다.

연구팀은 먼저 이들에게 컴퓨터 스크린 상에 잠시 후 무릎에 충격이 올 거라는 암시를 주고 두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하였다. 이 때 충격에 대비하도록 파트너의 손을 잡도록 했는데, 결혼 여부에 따라서 뇌의 시상하부에서 보이는 반응의 차이가 있었다.

결혼한 커플들끼리는 단지 동거만 하고 있는 커플들에 비해 뇌의 시상하부가 금방 안정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동성 커플이다. 실제 합법적인 부부 관계는 아니지만 스스로 결혼한 사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성 커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결혼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두뇌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며, 두뇌가 동거인지 결혼한 사이인지를 구분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동거에 비해 결혼한 사이는 서로 간에 결속감을 훨씬 더 높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결혼’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보다 결혼에 신중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가족의 형태가 과거에 비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세대간의 인식 차이도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서 가족 구조의 변화가 진행되며, 이에 따른 세대간의 인식 차이 역시 계속해서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응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야 하며, 이에 따른 인식의 변화 역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daum.net
저작권자 2014-03-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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