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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4-01-22

항공사진으로 추억을 공유하다 행정 및 창조경제 콘텐츠로서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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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P씨는 얼마 전에 스마트폰 SNS로 남편이 보낸 흑백사진 한 장을 전송받았다. 확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한 동네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찍은 항공사진이었다. 곧이어 도착한 메시지를 보고서야 P씨는 남편이 그 사진을 보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흑백으로 찍힌 그 항공사진은 1980년의 서울 대학로 풍경이었던 것. 그곳은 30여 년 전 P씨와 남편이 연애할 때 자주 데이트를 했던 동네다. 결혼 30주년을 맞아 연애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던 남편의 속마음을 P씨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최근 한강 밤섬이 1960년대에 비해 6배나 늘어났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즉, 1966년 미군이 최초로 측정했던 4만5천684㎡에서 매년 평균 4천400㎡씩 증가해 현재는 서울광장 21개와 맞먹는 27만9천531㎡의 면적이 되었다는 것.

지금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대도시 내 철새도래지로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생태경관보전지역이지만, 밤섬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78가구 443명이 거주하던 유인도였다. 원래 여의도와 밤섬은 강물의 양에 따라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연결된 섬이었다. 특히 밤섬의 경우 배를 만드는 기술자들이 주로 모여 살아 비교적 풍족한 곳이었다.

▲ 1962년에 촬영된 한강 밤섬의 항공사진. 당시엔 밤섬에 주민들이 거주했다. ⓒ서울시

▲ 1972년의 항공사진에서는 밤섬이 물에 잠겨 잘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

그런데 1968년 2월 10일 오후 3시 밤섬은 굉음과 함께 폭파되었다. 한강 흐름이 원활하도록 강폭을 넓히고 여의도의 개발을 추진한다는 명목 하에 밤섬 거주민들은 강 건너편인 마포구 와우산 기슭으로 집단 이주됐다. 그로부터 3개월간의 공사 끝에 밤섬은 강물 높이인 표고 4미터까지 깎여져 완전히 물속에 잠겨버렸다. 하지만 자연적인 퇴적작용으로 토사가 쌓이면서 밤섬에 다시 나무와 숲이 우거졌고 점차 그 면적이 넓어진 것이다.

이 같은 밤섬의 옛 모습도 현재 공공기관에서 제공되고 있는 항공사진 서비스 사이트를 통하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항공사진 시민서비스 사이트(aerogis.seoul.go.kr)에 들어가면 사람이 살던 1962년의 밤섬 풍경에서부터 현재 모습까지 연도별로 밤섬의 변천 과정을 볼 수 있다.

어릴 적 자신이 살던 동네나 나만의 추억이 서린 장소를 찾고 싶을 경우 이 사이트에 들어가 주소나 명칭으로 검색하면 관련 이미지 화면이 뜬다. 그 사진을 지인들과 공유하고 싶다면 ‘상세보기’를 누른 후 하단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의 SNS 버튼을 선택하면 된다.

지자체의 행정에서도 사용 확대 추세

밤섬처럼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서울의 문화, 예술, 산업, 금융 중심지 등에 대한 연도별 변천사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 사이트의 ‘테마서비스’ 항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테마서비스에서는 밤섬을 비롯해 원효대교, 대학로, 난지한강공원, 강남고속터미널, 테헤란로, 광화문광장 등 58개 지역에 대해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변천 모습을 연도별로 제공하고 있다.

▲ 2012년에 촬영된 한강 밤섬의 항공사진. 폭파 전보다 면적이 훨씬 넓어졌다. ⓒ서울시

항공사진은 추억을 공유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들의 행정에서도 그 사용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시는 항공사진을 활용해 서울시내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를 불법 용도변경하거나 가설건축물을 무단설치한 곳 등 위법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개발제한구역은 주로 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관할 구청의 관리감독이 취약해 위법행위가 이루어져도 단속이 힘들다. 하지만 서울시는 항공사진을 활용해 사진 상에 나타난 9개 자치구 1천311곳을 특별사법경찰이 일일이 찾아다니는 전수조사를 통해 100곳을 추려낸 다음 이곳들을 다시 정밀하게 추적해 위법행위를 적발했다.

이때 활용된 것이 바로 서울시가 1년에 한 번 촬영하는 서울시내 항공촬영 사진인데, 서울시가 항공사진으로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행위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발된 그린벨트의 총 규모는 47건 7천7㎡으로서, 관련자 43명이 형사 입건됐다.

대전시에서는 시에서 소유한 토지를 무단점유하거나 불법사용한 행위를 항공사진을 통해 적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12월 대전시는 항공사진 및 지적도 등을 이용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 소유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34건을 적발해 변상금 13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과세나 지역개발사업의 지원 등의 지자체 행정에도 항공사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기 광주시의 경우 지적도 및 항공사진 등의 공간정보와 재산세 과세자료를 비교분석함으로써 효율적인 과세 행정이 가능해져 행정력의 경감은 물론 2억여 원의 누락세원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경상북도는 지역개발사업이나 지적 재조사 사업 추진시 종전에는 필지별 조서를 바탕으로 사업지구 도면을 작성했으나, 이제는 연속지적도나 항공사진에 각종 대장정보 등을 올려 입지분석이나 경관분석 등을 지원하고 있다.

3차원의 입체 영상보기 서비스

한편, 국토교통부에서는 이 같은 항공사진을 2차원의 낱장 사진 형태가 아니라 연도별로 묶어 땅의 높낮이를 나타내는 지형정보와 통합으로써 시대별로 겹쳐 보기, 지형변화 연속보기, 3차원의 입체 영상보기가 가능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창조경제 및 정부3.0의 핵심 인프라인 ‘브이월드(www.Vworld.kr)’를 통해 제공되는데,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지역의 과거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볼 수 있는 서울지역 시계열 항공사진 서비스를 추가한 것. 1978년과 1989년의 서울지역 항공사진과 최근 영상을 연속적으로 비교하고, 시간에 따라 도시가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특히 서울의 랜드마크인 여의도 63빌딩과 인근 지역, 복합 문화시설로 건설된 강남의 삼성동 코엑스, 88서울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잠실종합운동장을 비롯해 뚝섬 한강공원, 잠실 롯데월드 등 서울 주요지역에 대한 변화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어 교육·방송·역사연구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개발 및 국토변화가 많은 서울 지역만 서비스 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국방부 등 과거 항공사진을 보유하고 있는 관계기관과 협조해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브이월드는 3D지도, 지적도, 산사태위험지도 등 범정부적으로 생산한 공간정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대국민 사이트를 일컫는다.

해방 전후 한반도의 항공사진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토공간영상정보서비스(air.ngii.go.kr)’ 사이트로 들어가면 1945년부터 1951년까지의 항공사진 5천919매를 열람할 수 있다.

국가적으로 활용가치가 높고 신규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중요 지식자료의 디지털화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국가 DB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한 이 사이트는 2017년까지 1945년부터 1969년 사이에 촬영된 6만9천매의 해방 전후 한반도 항공사진을 단계적으로 디지털화할 예정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4-0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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