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비활성기체 화합물 분자가 초신성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카디프 대학 과학자들은 유럽우주국(ESA)의 허셸우주망원경에 탑재된 SPIRE(스펙트럼 및 광도계 영상 수신 장비)로 약 1천년 전 폭발한 거대한 별의 잔해인 게 성운에서 수소화 아르곤 분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비활성기체는 지구의 실험실에서만 관찰됐다.
아르곤과 헬륨, 라돈, 크립톤 같은 비활성 기체는 다른 화학 원소와 쉽게 반응하지 않아 종종 단독으로 발견되지만 특정 조건이 갖춰지면 다른 원소들과 함께 분자를 형성한다.
이런 화합물은 지금까지 지구의 실험실에서만 관찰됐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런 조건이 우주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분자들은 우주에서 스핀(전자가 고유의 각(角)운동량을 갖고 자전하는 것) 운동을 하면서 매우 특정한 파장, 즉 휘선(輝線)에서 빛을 방출하는데 이런 휘선은 분자의 구성 성분과 구조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면 우주의 화학적 조성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폭발하는 별이 어떻게 막대한 양의 우주 먼지를 만들어내는지 밝히기 위해 가스 필라멘트 구조를 관찰하던 중 우연히 수소화 아르곤 분자를 발견했다.
이들은 아르곤이 발견된 것이 아주 이상한 일이라면서 “폭발 후 여전히 뜨거운 가스가 고속으로 팽창하고 있는 초신성 잔해는 혹독한 환경이어서 비활성기체 화합물 분자가 나타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게성운이 이런 분자 형성에 적합한 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이 설명하는 수소화 아르곤의 형성 과정은 이렇다. 별이 폭발할 때 나온 아르곤이 강력한 충격파에 휩싸여 원자로부터 전자가 제거되는 이온화 과정을 갖는다. 한편 충격파에 의해 수소 원자 두 개로 이루어진 저온의 수소 분자를 함유한 저온의 필라멘트 구조가 형성된다. 이어 이온화한 아르곤이 저온의 기체와 섞이면서 비활성기체 화합물이 형성되기에 완벽한 조건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발견된 아르곤 분자가 지구 암석에 들어 있는 아르곤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라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1천년 전 폭발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게 성운은 1천년 전 거대한 별이 폭발하면서 생긴 것으로, 천문학적 관점에서 보면 매우 어릴 뿐 아니라 거리도 6천500광년에 불과해 별의 폭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하기에 이상적인 대상”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3-1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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