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이 무서운 건 방치할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살자의 90% 이상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그런데 우울증이 부르는 건 자살뿐만이 아니다. 노화를 촉진하고 비만을 유발하며, 저혈당 및 뇌졸중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등 우울증에 대한 부작용들이 최근 속속 밝혀지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VU) 메디컬센터의 조신 버호벤(Josine Verhoven) 박사팀은 2천400여 명을 대상으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측정한 결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훨씬 짧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양끝의 일부분으로서, 염색체의 말단 부위가 분해되거나 염색체끼리 서로 융합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텔로미어는 세포분열을 한 번 할 때마다 길이가 조금씩 짧아진다. 예를 들면 지하철 정액권처럼 이용할 때마다 속의 내용물이 조금씩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 즉, 늙을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져서 결국 노화와 죽음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텔로미어는 노화의 정도를 알려주는 시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버호벤 박사팀의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 중 1/3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1/3은 과거 우울증 전력이 있는 사람, 나머지 1/3은 우울증 경험이 전혀 없었다. 연구팀이 이들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한 결과, 우울증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은 평균적으로 5천540bp였으나,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 길이가 평균 5천460bp로 나타난 것.
이 같은 차이는 음주 및 흡연 등 생활방식의 차이를 고려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으며, 특히 심각하고 만성적인 우울증 환자일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았다. 이 연구결과는 우울증이 노화 촉진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우울증이 노년층의 뇌졸중 발병 위험 높여
우울증은 노년층에서 뇌졸중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미네소타 의대의 수잔 에버슨 로즈(Susan Everson-Rose) 교수팀은 시카고 남쪽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주민 4천12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증상 및 스트레스를 느낀 정도 등을 파악해 스트레스 지수로 환산했다.
연구 대상자 중에는 뇌졸중으로 인해 151명이 사망했으며, 뇌졸중 발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경우가 총 452건 있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뇌졸중 발병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에 비해 인종 및 남녀 성별은 뇌졸중 발병 위험성과 연관해 별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은 노년층은 스트레스를 적게 느끼는 노년층에 비교하여 뇌졸중 발병 위험성이 32% 증가하고, 또한 뇌졸중이 발생하면 사망할 위험성이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뇌동맥 출혈성 뇌졸중 발병 위험성은 증가하지만,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발병 위험성은 특별히 더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기존에 발표된 연구 결과들에서는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우울증 환자는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제시된 바 있다.
우울증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지만 특히 당뇨병 환자가 우울증을 가질 경우 건강에 더욱 해롭다는 연구결과도 최근에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의 웨인 케이톤(Wayne Katon) 박사팀은 당뇨병 환자 중에서 우울증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당뇨병 환자에 비해 혈당이 극심하게 저하되는 증상이 발생할 위험성이 40%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약 5년에 걸쳐서 진행된 이 연구는 총 4천100명의 당뇨병 환자(96%가 제2형 당뇨병)를 대상으로 했는데, 그중 500명 정도가 우울증 환자였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3세, 당뇨병 발병 기간은 10년, 그리고 1/3 정도는 인슐린 주사 치료제를 사용했으며 당뇨병 치료제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5년 동안 우울증과 당뇨병을 모두 가진 환자 중에서 극심한 저혈당 상태가 발생한 이는 11%였으나, 우울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 중에서는 6%만이 저혈당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는 저혈당은 건강을 위협하며 또한 치료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미래 질환 1위 차지할 것으로 예측
연구진의 분석 결과, 저혈당 발생 위험성은 당뇨병의 치료 방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서 인슐린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들과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을 비교해도 저혈당 발병 위험성의 차이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우울증을 가진 당뇨병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에 비해 극심한 저혈당 상태가 발생할 위험성이 42% 더 높았으며, 그보다 낮은 강도의 저혈당 상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34% 더 높았다.
그 이유에 대해 케이톤 박사는 우울증이 생체 리듬을 교란시켜서 혈당의 변화가 많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신을 돌보는 일에 소홀히 하는 경향이 높으므로 결국 치료제를 잘 사용하지 않아 저혈당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비만은 여성들에게 스트레스를 줘서 우울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우울증이 비만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러쉬대학교 린다 포웰 박사팀이 여성 건강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년 여성 4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우울증이 내장지방을 축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신체활동을 얼마나 하는지 등의 다른 요인을 고려해도 우울한 사람들의 내장지방 축적률이 확연히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우울증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더 만들어내는 신체의 화학 변화를 일으켜 내장지방 축적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도 우울증은 세상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장애의 원인임이 밝혀졌다. 호주 퀸즐랜드대 보건대학원의 앨리즈 페라리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우울증은 요통에 이어 장애의 두 번째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결과는 우울증을 200여 개의 다른 질병이나 부상과 비교해 얻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경에는 우울증이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미래 질환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우울증 환자의 자살로 인한 사망률도 급속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VU) 메디컬센터의 조신 버호벤(Josine Verhoven) 박사팀은 2천400여 명을 대상으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측정한 결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훨씬 짧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양끝의 일부분으로서, 염색체의 말단 부위가 분해되거나 염색체끼리 서로 융합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텔로미어는 세포분열을 한 번 할 때마다 길이가 조금씩 짧아진다. 예를 들면 지하철 정액권처럼 이용할 때마다 속의 내용물이 조금씩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 즉, 늙을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져서 결국 노화와 죽음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텔로미어는 노화의 정도를 알려주는 시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버호벤 박사팀의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 중 1/3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1/3은 과거 우울증 전력이 있는 사람, 나머지 1/3은 우울증 경험이 전혀 없었다. 연구팀이 이들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한 결과, 우울증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은 평균적으로 5천540bp였으나,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 길이가 평균 5천460bp로 나타난 것.
이 같은 차이는 음주 및 흡연 등 생활방식의 차이를 고려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으며, 특히 심각하고 만성적인 우울증 환자일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았다. 이 연구결과는 우울증이 노화 촉진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우울증이 노년층의 뇌졸중 발병 위험 높여
우울증은 노년층에서 뇌졸중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미네소타 의대의 수잔 에버슨 로즈(Susan Everson-Rose) 교수팀은 시카고 남쪽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주민 4천12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증상 및 스트레스를 느낀 정도 등을 파악해 스트레스 지수로 환산했다.
연구 대상자 중에는 뇌졸중으로 인해 151명이 사망했으며, 뇌졸중 발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경우가 총 452건 있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뇌졸중 발병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에 비해 인종 및 남녀 성별은 뇌졸중 발병 위험성과 연관해 별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은 노년층은 스트레스를 적게 느끼는 노년층에 비교하여 뇌졸중 발병 위험성이 32% 증가하고, 또한 뇌졸중이 발생하면 사망할 위험성이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뇌동맥 출혈성 뇌졸중 발병 위험성은 증가하지만,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발병 위험성은 특별히 더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기존에 발표된 연구 결과들에서는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우울증 환자는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제시된 바 있다.
우울증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지만 특히 당뇨병 환자가 우울증을 가질 경우 건강에 더욱 해롭다는 연구결과도 최근에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의 웨인 케이톤(Wayne Katon) 박사팀은 당뇨병 환자 중에서 우울증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당뇨병 환자에 비해 혈당이 극심하게 저하되는 증상이 발생할 위험성이 40%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약 5년에 걸쳐서 진행된 이 연구는 총 4천100명의 당뇨병 환자(96%가 제2형 당뇨병)를 대상으로 했는데, 그중 500명 정도가 우울증 환자였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3세, 당뇨병 발병 기간은 10년, 그리고 1/3 정도는 인슐린 주사 치료제를 사용했으며 당뇨병 치료제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5년 동안 우울증과 당뇨병을 모두 가진 환자 중에서 극심한 저혈당 상태가 발생한 이는 11%였으나, 우울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 중에서는 6%만이 저혈당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는 저혈당은 건강을 위협하며 또한 치료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미래 질환 1위 차지할 것으로 예측
연구진의 분석 결과, 저혈당 발생 위험성은 당뇨병의 치료 방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서 인슐린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들과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을 비교해도 저혈당 발병 위험성의 차이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우울증을 가진 당뇨병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에 비해 극심한 저혈당 상태가 발생할 위험성이 42% 더 높았으며, 그보다 낮은 강도의 저혈당 상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34% 더 높았다.
그 이유에 대해 케이톤 박사는 우울증이 생체 리듬을 교란시켜서 혈당의 변화가 많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신을 돌보는 일에 소홀히 하는 경향이 높으므로 결국 치료제를 잘 사용하지 않아 저혈당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비만은 여성들에게 스트레스를 줘서 우울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우울증이 비만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러쉬대학교 린다 포웰 박사팀이 여성 건강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년 여성 4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우울증이 내장지방을 축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신체활동을 얼마나 하는지 등의 다른 요인을 고려해도 우울한 사람들의 내장지방 축적률이 확연히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우울증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더 만들어내는 신체의 화학 변화를 일으켜 내장지방 축적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도 우울증은 세상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장애의 원인임이 밝혀졌다. 호주 퀸즐랜드대 보건대학원의 앨리즈 페라리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우울증은 요통에 이어 장애의 두 번째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결과는 우울증을 200여 개의 다른 질병이나 부상과 비교해 얻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경에는 우울증이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미래 질환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우울증 환자의 자살로 인한 사망률도 급속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 저작권자 2013-11-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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