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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3-09-09

“줄기세포로 미니 인간 뇌 만들었다” 자폐증 등에 대한 연구에 도움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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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척수와 함께 우리 몸의 중추신경계에 속한다. 신체 각 부분을 통솔하는 기관으로 뇌를 구성하는 약 천억 개의 신경세포들은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면서 근육과 심장, 소화기관 같은 모든 기관의 기능을 조절한다. 또한 생각하고 기억하고 상상하는 등 복잡한 정신 활동도 함께 일으킨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생각하고, 운동을 조절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다. 그래서 각종 질병과도 관련이 깊다. 단순히 정신적인 질환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질환에도 관여하는 기관이 바로 인간의 ‘뇌’이다.

최근 오스트리아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로 4mm 크기의 ‘미니 인간 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아주 초기 단계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진 인간의 뇌를 줄기세포로 만들어낸 것은 세계 최초이다. 오스트리아과학원 분자생명공학연구소 위르겐 크로블리치 박사 연구팀이다.

▲ 최근 오스트리아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가지고 4mm 크기의 미니 인간 뇌를 만들어 화제가 되었다. ⓒScience Times

연구팀은 우선 배아줄기세포를 화학물질 등으로 구성된 성장인자에 노출시켜서 미니 신경조직을 생성시켰다. 그리고 이를 영양소와 함께 작은 젤 형태의 단백질 방울 속에 담았고, 이 속에서 어느 정도의 크기를 키웠다. 이후 플라스크로 옮겨 생물반응기로 회전시켜 산소와 영양소에 노출시켰다.

2개월 동안 연구팀이 만든 이 뇌는 4mm 크기까지 자랐는데,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태는 거의 1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이 뇌에는 태아의 뇌에서 볼 수 있는 부위들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 이는 곧 인간 뇌의 시작과 같은 상태임을 뜻한다.

이 과정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두부 및 뇌가 정상보다 작은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 환자의 피부세포를 채취하여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만들었다. 이후 배아줄기세포 실험 때와 같은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iPS세포는 분열이 빨리 끝나서 전체적인 줄기세포의 수가 적었으며, 뇌의 크기도 더 작았다.

물론 매우 초기 발달단계의 뇌 생성에 성공한 것이지만 이 연구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원인을 찾기 어려웠던 자폐증, 조현병, 소두증 등과 같은 질환에 대한 연구와 알츠하이머 등에 대한 약물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뇌 유전자 치료로 건망증 고칠 수 있어

이 외에도 뇌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에서 건망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밝히고, 쥐 실험을 통해서 실제로 건망증을 고치는 데 성공했음을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을 통해 발표하였다.

미국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의 정신·뇌·행동연구소 에릭 캔들 소장은 해마에서 ‘RbAp48’이라는 유전자의 활동이 감소하면 건망증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캔들 소장 연구팀은 뇌지환이 없는 사망자 8명의 부검을 통해서 RbAp48 유전자의 활동이 노화의 진행과 함께 꾸준히 감소한다고 하였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건망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세우고 쥐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건강한 젊은 쥐의 뇌에서는 RbAp48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하자 마치 늙은쥐가 된 것처럼 기억력 저하가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유전자의 활동을 회복시켜 주자 기억력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더불어 늙은 쥐의 해마에서 RbAp48 유전자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관련 단백질의 생성을 증가시키자 기억력이 젊은 쥐들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연구팀은 건망증의 경우 일부 신경세포의 기능적 변화에 의한 것이며, 신경세포의 손실로 나타나는 치매와는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질병이라는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만성 편두통은 뇌에 영구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뇌는 이렇게 인간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관리에도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고 실제로 이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눈에 띄게 나쁜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에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 최근 편두통을 방치하면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벼운 편두통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다가는 뇌에 큰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메소드 아시나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편두통이 뇌 병변 발병의 위험과 정보를 전달하는 뇌의 조직인 백질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두통인 편두통은 맥박처럼 욱신거리게 아프며 4시간 또는 72시간 지속되다가 저절로 없어지는 질환이다. 따라서 가볍게 생각하고 두통약을 먹거나 그냥 쉬면서 자연 치유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편두통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에 영구적 손상을 얻었음이 밝혀졌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백질 뇌 병변 위험이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 용적 면에서도 편두통이 있는 사람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체 인구의 10~15%가 겪는 증상으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이다.

소두증(小頭症, microcephaly) : 머리가 선천적으로 작은 상태로 사람에 있어서는 머리둘레가 약 48cm이하, 10세 이하 소아의 경우에는 평균 머리둘레보다 약 5cm 작은 사람을 말한다. 지능은 대부분 정신박약정도를 보인다.
조현병(Schizophrenie, 조발성치매증) : 15, 16세부터 20세 전후에 걸쳐 특정한 동기 없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 정신 질환 중 하나이다. 감정이 점차 둔해지고 의지력이 약해지며 무기력해진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09-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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