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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3-07-10

불면증 땐 더 악화되는 불안장애 일상생활 어려우면 주변 도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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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속에서 영웅은 멋진 애인을 가졌고 기발한 무기를 만들면서 세상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영웅 역시 때로는 인간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잠을 잘 못 자는 데다가 나쁜 기억이 되살아나면 식은땀을 흘리며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앉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을 불안장애로 보고 있다. 사실 불안장애는 인구의 15퍼센트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은 겪게 되는 흔한 정신장애이다. 증상은 △감정적 증상 △신체적 증상 △생각으로 나타나는 증상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연예인들이 많이 겪는다고 고백하기도 했던 공황장애를 비롯하여 사회공포증, 범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트라우마), 강박장애, 특정 대상에 대한 공포증 등이 모두 불안장애에 속한다. 이 중에서도 범불안 장애는 유병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범불안장애의 원인은 정신분석, 인지행동, 그리고 생물학적 관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ScienceTimes

 "걱정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요"

제럴드 데이비슨(Gerald C. Davison)이 서술한 ‘이상심리학(Abnormal Psychology)’에 따르면,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GAD) 환자들은 사소한 일에도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이러한 불안감이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종종 ‘자유롭게 떠다니는 불안(Free-floating anxiety)’으로 불리기도 한다.

범불안장애는 다양한 신체 증상을 동반하면서 나타난다. 땀이 나고, 얼굴이 붉어지며, 설사하고, 손이 차갑고 끈적끈적한 것은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는 범불안장애의 신체적 증상인데, 이는 곧 자율신경계통이 과잉활동을 반영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정신적으로도 전반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통제력을 잃고, 화를 잘 내며, 주의가 산만한 것도 흔하게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이다. 특히 불면증에 걸리기 쉬운데 이는 범불안장애 환자들이 항상 흥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흥분된 상태이므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범불안장애 환자들은 통상적으로 치료를 받지는 않지만 이 장애의 평생 유병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반인의 약 5퍼센트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통상 10대 중반에서 시작되며, 스트레스를 주는 일련의 사건들이 범불안장애의 원인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이러한 범불안장애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정신분석, 인지행동, 그리고 생물학적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본다면, 범불안장애는 자아(ego)와 이드(id)가 충돌하면서 생기는 무의식적 갈등으로 보고 있다.

이드의 충동들이 공격적인 것이기 때문에 밖으로 표현되려고 하지 않지만, 자아는 이드가 표현됨과 동시에 처벌이 뒤따를 것을 알고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는 원인을 모른 채 불안과 고통을 경험하게 되며, 불안의 진짜 원인은 이드 충동으로서 과거 처벌받은 적이 있었던 충동이 계속적으로 표현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는 곧 불안의 진짜 원인이 계속 존재하고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불안을 피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인지행동적 관점에서 범불안장애는 인지과정의 왜곡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범불안장애 환자들이 길 건너기와 같은 해롭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도 위협적인 내용이 내포된 것으로 잘못 해석하며, 이것이 커다란 재난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예측하여 받아들인다고 한다.

다시 말해, 애매한 자극을 위협적인 것으로 잘못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며 커다란 재난이 자신에게 더 자주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범불안장애 환자의 위협적인 자극에 대한 고도의 민감한 반응은 의식적으로 지각될 수 없을 때조차도 발생하게 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도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몇몇 연구들은 범불안장애가 유전적 요소를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범불안장애의 유병률이 친척 중에 훨씬 더 높게 나타나며, 일란성의 경우 일치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곧 유전이 하나의 가능한 요소로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매우 약한 것을 나타낸다.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 낙산(GABA)과 연결되어 있는 벤조디아제핀 류와 결합하는 수용기를 뇌 속에서 발견하였다. 두려움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에서 뇌 속에 있는 신경원들이 촉발되면서 불안을 경험토록 하는 것이다. 신경원 세포의 촉발이 GABA 계통을 자극하면서, 그 결과 신경충동활동이 억제되어 불안이 감소되는 것이다.

불안장애 지속시, 불면증 악화되기도

가정의학과 이경숙 전문의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되면 뇌 기능이 저하되면서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지게 되고 정서도 불안해지게 된다”면서 “특히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불러올 수 있으며, 불안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불면증이 악화되기도 한다”고 하였다.

이 전문의는 “불안으로 인한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손상이 주로 나타나고 있는 상태를 병적불안이라고 한다”면서 “위험을 알리는 인체의 경보장치가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수시로 불안과 공포가 뜻하지 않게 갑자기 닥쳐오며 여러 불안의 생리적 반응들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전문의는 “근육이완법, 복식호흡, 자기최면, 명상, 규칙적인 운동 등 자기조절법을 통해 불안장애의 증상을 조절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문제를 가족이나 친한 친구 등 주변에 이야기해서 일상생활에서의 어려움에 있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불안한 감정이나 신체적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을 정도라면 즉시 의사와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였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07-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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