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3-06-13

고추씨, 위암ㆍ대장암 세포 사멸효과 높아 만성경추통증에 바르면 통증 감소 효과 있기도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고춧가루는 한국 음식에 빠지지 않는 양념으로 쓰이는 향신료이다. 붉은 고추의 꼭지를 따내고 배를 갈라 씨를 빼낸 다음, 행주로 깨끗이 닦고 말려서 빻는다. 빻는 정도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 조미료, 김치, 풋김치 등 음식에 따라 쓰는 고춧가루가 다르다.

이 고춧가루를 만들 때, 보통은 고추씨를 제거해서 버린다. 이렇게 버리는 고추씨도 최근 쓸모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라북도 농업기술원이 버려지는 고추씨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 결과이다.

▲ 암세포 7종에 대한 고추씨의 항암활성을 조사한 결과, 암세포 사멸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버려지는 고추씨의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암세포 7종에 대한 고추씨의 항암활성을 조사하고, 이를 이용한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추씨의 암세포주에 대한 항암활성 검증 결과, 폐암세포 등 6종에 대한 암세포 사멸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암세포의 경우에는 60%, 대장암세포는 40% 이상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어 항암활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항암 활성 고추씨 추출물 및 이를 포함하는 기능성 식품'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출원이 완로되어 기능성 소재로 개발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만성경추통증에 바르면 통증 감소 효과 있어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 외용제 치료가 만성적인 목 통증을 유발하는 경추근막통증의 진통 효과는 물론이고, 통증에 의한 우울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송미연, 조재흥, 김고운 교수팀의 연구이다.

연구팀은 3개월 이상 만성적인 목 통증을 가진 경추근막통증 환자 5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30명에게는 고초(고추의 한약명) 추출물 외용제를 견정혈(肩井穴)에 사용하였고, 다른 27명에게는 고초성분이 없는 외용제를 사용하게 하였다.

4주간 이들의 통증, 기능장애지수, 우울지수, 삶의 질 등의 지표를 비교한 결과 고초 추출물 외용제를 사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모두에서 통증이 감소했으나, 통증 치료 효과는 고초 추출물 외용제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 그룹은 통증뿐만 아니라 우울 증상도 호전되었다.

연구팀은 "고초 추출물을 이용한 한방 외용제가 만성적인 목 통증의 원인이 되는 경추근막통증의 다양한 신체적인 증상뿐 아니라 심리상태에도 영향을 주어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의미 있는 결과가 확인되었다"고 하면서 "이는 효율적인 목 통증 치료 대안으로 다양한 한방 치료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위궤양 발생 억제에 효과가 있어

고추에는 매운맛이 있는데 이는 캡사이신(capsaic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품종과 재배 방법에 따라 함량이 조금씩 다르며, 고추가 자라는 데는 별 상관이 없지만 다른 식물이나 동물로부터 열매를 보호하고 씨를 퍼뜨려 번식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는 자극성이 강하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위가 손상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위궤양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위암 발생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매운 고추는 통증을 느끼게 하지만, 실제로 몸에 상처는 입히지 않는다. 거기서 오는 심리적 쾌감과 몸이 상처를 입었다고 판단한 뇌가 분비하는 엔돌핀에 의해 더 매운 고추를 먹게 되는데, 이는 매운 고추로 야기되는 통증에 대응하여 신경 호르몬인 엔돌핀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추의 매운맛은 통증을 느끼는 감각인 통각痛覺)에 속하며, 입안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질감으로 인해서 점점 중독성을 갖게 된다. 심리학자들은 고추의 매운맛 중독은 담배의 니코틴 중독과 원리가 흡사하다고 이야기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붉은 색은 태양이나 불을 상징하여 잡귀를 쫓는 색깔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고추는 벽사의 의미로 쓰였는데, 장을 담근 뒤에 새끼줄에 빨간 고추와 숯을 꿰어서 독에 둘러 놓거나 고추를 독 속에 집어넣는 것은 잡귀를 막으려는 일이었다. 이처럼 음식으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고추는 한국인들에게 가깝고 친밀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견정혈(肩井穴) : 목과 어깨가 피곤해지면 가장 잘 뭉치는 부위. 고개를 숙였을 때, 목 뒤의 제일 많이 튀어나오는 부분인 대추와 어깨 끝까지 거리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06-13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