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세계적인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인 ‘셀(Cell)’ 인터넷판에 놀라운 연구성과가 게재돼 과학계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그동안의 비관론을 뒤엎고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체세포 핵치환 기법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공여자의 신체 조직에서 체세포를 채취하여 핵이 제거된 미수정란과 융합시키는 체세포 핵치환 기술은 1996년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던 방법과 동일하며, 지난 2004년 황우석 박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했다가 거짓으로 판명된 바 있는 방법과도 동일하다.
지금까지 많은 과학자들이 체세포 핵치환으로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경쟁을 벌여 왔지만,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에 성공한 미탈리포프 박사는 지난 2007년 원숭이를 대상으로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기술적 방법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미탈리포프 박사팀은 이 기술들을 인간 세포에 적용하기 전에 1천 개 이상의 원숭이 난자를 이용한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냄으로써 연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연구진은 다양한 검사를 통해 자신들이 만든 배아줄기세포가 모든 인간 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 세포 중에는 스스로 수축하는 심장세포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미국 정보의 난자수 제한 규정을 어기지 않고서도 가능했을 만큼 연구진의 방법론이 매우 효율적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연구진은 태아의 피부세포와 라이증후군이라는 희귀 대사질환에 걸린 생후 8개월짜리 환자의 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는데, 한 곳에는 한 기증자가 제공한 15개의 난자가 사용됐으며, 또 다른 세포주를 만드는 데는 다른 기증자들이 제공한 5개의 난자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백 개의 난자를 사용했던 기존의 방법보다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생명윤리 논란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줄기세포 치료의 상용화에서 현재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 간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구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둘 다 인체의 다양한 조직 생성 가능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최초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하여 줄기세포와 같은 상태로 만든 것이다. 발생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보이며, 둘 다 인체의 다양한 조직을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에 야마나카 신야 교수를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만들어준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난자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배아를 파괴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 세포는 질병에 걸린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어 질병모델을 구성하거나 개인의 유전적 구성에 근거한 치료법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1998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했던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톰슨 교수조차 미래에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우세한 영역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부분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다.
현재 유도만능줄기세포에 근거한 치료법은 임상분야로 이동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노인성 망막 질환을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미국 연구팀은 앞으로 3년 내에 환자들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배양한 피부조직을 이용해 치명적인 피부질환인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를 치료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재프로그래밍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기도 하며, 유전자 표현의 다른 패턴을 가질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11년 2월 미국 소크연구소의 조지프 에커 박사팀은 네이처지 온라인판에 유도만능줄기세포의 후성적 변화 패턴이 배아줄기세포와 다르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15개 세포주의 게놈에 대해 DNA 메틸화의 패턴을 분석한 결과,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메틸화 패턴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상태로 리셋(reset) 되지 않고, 자신이 유래한 성체세포의 상태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생성할 수 있는 조직의 종류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특정한 계통의 실험쥐에서 채취해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동일한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는 다른 실험쥐에 이식했을 때 면역 반응을 일으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원조직을 채취한 사람한테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아줄기세포가 해결해야 할 숙제
이에 비해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유전자가 환자와 똑같아 이식할 때 면역거부반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단점인 암 발생 가능성이 없으며, 다른 세포들과 비교해 언제나 한결 같은 특성을 보인다는 점도 돋보인다.
따라서 최근 일부 과학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완벽히 재프로그램된 것이 아니며, 체세포 핵치환을 이용해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가 진정한 배아줄기세포에 보다 더 가깝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배아줄기세포는 치료 비용이 싸고 보다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향후 몇십 년간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며, 의학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복제 배아줄기세포의 경우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편이다. 이 방법은 배아의 파괴를 필요로 하므로 종교계 등에서 제기하는 윤리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또 연구에 필요한 난자의 조달도 문제가 된다.
미탈리포프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에 대해 3천 달러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했는데, 일부 생물윤리학자들은 이처럼 많은 보상금이 빈곤층에 장기 거래를 알선하는 미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체세포 핵치환 기술이 복제인간을 만드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그러나 체세포 핵치환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장기를 만드는 것과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복제 원숭이를 만들려고 시도하다 실패한 바 있는 미탈리포프 박사는 조만간 발행되는 책자를 통해 체세포 핵치환을 이용한 인간의 재생적 복제가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탈리포프 박사팀은 다음 연구계획이 동일한 기증자에게서 유래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후 양자를 비교하는 연구라고 밝혀 놓은 상태다.
공여자의 신체 조직에서 체세포를 채취하여 핵이 제거된 미수정란과 융합시키는 체세포 핵치환 기술은 1996년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던 방법과 동일하며, 지난 2004년 황우석 박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했다가 거짓으로 판명된 바 있는 방법과도 동일하다.
지금까지 많은 과학자들이 체세포 핵치환으로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경쟁을 벌여 왔지만,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에 성공한 미탈리포프 박사는 지난 2007년 원숭이를 대상으로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기술적 방법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미탈리포프 박사팀은 이 기술들을 인간 세포에 적용하기 전에 1천 개 이상의 원숭이 난자를 이용한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냄으로써 연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연구진은 다양한 검사를 통해 자신들이 만든 배아줄기세포가 모든 인간 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 세포 중에는 스스로 수축하는 심장세포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미국 정보의 난자수 제한 규정을 어기지 않고서도 가능했을 만큼 연구진의 방법론이 매우 효율적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연구진은 태아의 피부세포와 라이증후군이라는 희귀 대사질환에 걸린 생후 8개월짜리 환자의 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는데, 한 곳에는 한 기증자가 제공한 15개의 난자가 사용됐으며, 또 다른 세포주를 만드는 데는 다른 기증자들이 제공한 5개의 난자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백 개의 난자를 사용했던 기존의 방법보다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생명윤리 논란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줄기세포 치료의 상용화에서 현재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 간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구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둘 다 인체의 다양한 조직 생성 가능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최초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하여 줄기세포와 같은 상태로 만든 것이다. 발생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보이며, 둘 다 인체의 다양한 조직을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에 야마나카 신야 교수를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만들어준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난자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배아를 파괴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 세포는 질병에 걸린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어 질병모델을 구성하거나 개인의 유전적 구성에 근거한 치료법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1998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했던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톰슨 교수조차 미래에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우세한 영역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부분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다.
현재 유도만능줄기세포에 근거한 치료법은 임상분야로 이동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노인성 망막 질환을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미국 연구팀은 앞으로 3년 내에 환자들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배양한 피부조직을 이용해 치명적인 피부질환인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를 치료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재프로그래밍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기도 하며, 유전자 표현의 다른 패턴을 가질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11년 2월 미국 소크연구소의 조지프 에커 박사팀은 네이처지 온라인판에 유도만능줄기세포의 후성적 변화 패턴이 배아줄기세포와 다르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15개 세포주의 게놈에 대해 DNA 메틸화의 패턴을 분석한 결과,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메틸화 패턴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상태로 리셋(reset) 되지 않고, 자신이 유래한 성체세포의 상태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생성할 수 있는 조직의 종류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특정한 계통의 실험쥐에서 채취해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동일한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는 다른 실험쥐에 이식했을 때 면역 반응을 일으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원조직을 채취한 사람한테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아줄기세포가 해결해야 할 숙제
이에 비해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유전자가 환자와 똑같아 이식할 때 면역거부반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단점인 암 발생 가능성이 없으며, 다른 세포들과 비교해 언제나 한결 같은 특성을 보인다는 점도 돋보인다.
따라서 최근 일부 과학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완벽히 재프로그램된 것이 아니며, 체세포 핵치환을 이용해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가 진정한 배아줄기세포에 보다 더 가깝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배아줄기세포는 치료 비용이 싸고 보다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향후 몇십 년간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며, 의학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복제 배아줄기세포의 경우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편이다. 이 방법은 배아의 파괴를 필요로 하므로 종교계 등에서 제기하는 윤리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또 연구에 필요한 난자의 조달도 문제가 된다.
미탈리포프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에 대해 3천 달러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했는데, 일부 생물윤리학자들은 이처럼 많은 보상금이 빈곤층에 장기 거래를 알선하는 미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체세포 핵치환 기술이 복제인간을 만드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도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그러나 체세포 핵치환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장기를 만드는 것과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복제 원숭이를 만들려고 시도하다 실패한 바 있는 미탈리포프 박사는 조만간 발행되는 책자를 통해 체세포 핵치환을 이용한 인간의 재생적 복제가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탈리포프 박사팀은 다음 연구계획이 동일한 기증자에게서 유래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후 양자를 비교하는 연구라고 밝혀 놓은 상태다.
-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 저작권자 2013-05-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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