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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3-05-23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협하는 합성생물 생태계와 합성생물의 공존을 위한 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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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국립생물자원관
5월 22일은 유엔(UN)이 정한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생물다양성이란 유전자와 생물종, 그리고 생태계라는 세 가지 단계에서의 생물학적 다양성을 종합한 개념으로서, 생명의 궁극적인 원천이며 생존과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자원을 의미한다.

생물다양성은 다양한 생명체들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현상을 걱정하며 지켜보던 일부 생물학자들이 지난 1980년대에 만들어낸 개념이다. 현재 시점에서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생물종이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대략 870만여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개념이 등장하게 된 배경처럼, 그동안 산업화 및 문명화로 인해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지구상에 알려지기도 전에 사라졌고, 또한 사라지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수준의 환경 파괴가 계속된다면 오는 2030년경에는 현존하는 동식물의 2%가 멸종하거나, 조기 멸종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협하는 합성생물의 등장

이처럼 환경과 생태계의 변화로 인해 다양한 생물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의 등장이 지속가능한 생물다양성 보존에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합성생물학이란 자연에 있는 생명체를 모방하거나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의 생명체를 제작하거나 합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으로서, 나노 기술 및 바이오인포메틱스(Bioinformatics)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 1953년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밝혀진 이후 꾸준히 발전해 온 바이오 기술이, 이제는 생명복제를 넘어서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생명체를 제작 및 합성하는 단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합성생물학의 원리 및 활용 ⓒSynthetic Geonomics

합성생물학의 특징은 표준화된 생물학적 부품을 조합하여 새로운 생명시스템이나 생명체를 만든다는 점인데, 이는 마치 나사나 볼트, 그리고 베어링 등 여러 부품을 사용하여 기계장치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합성생물학을 유전공학(Genetic Engineering)과 유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합성생물학은 모듈화 및 표준화와 같은 공학적 접근을 통해 생물 시스템의 주요 개념을 분석하고 설계하기 때문에, DNA나 세포 등을 수정하고 변경하는 기술이 대부분인 유전공학과는 차이가 있다.

인공 미생물이나 박테리아 같은 인공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물학시스템을 컴퓨터로 모델링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DNA 염기서열 분석과 유전자 합성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술들을 사용하여 작은 세포의 DNA 일부 또는 전체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후, 세포에 삽입하여 인공세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합성생물학은 바이오의약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는 태동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White BT(환경 및 에너지 분야 생명공학)’와 ‘Green BT(농업 분야 생명공학)’의 본격적 성장을 가능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공항체의 합성백신이나 생물소재를 활용한 환경복원 기술, 그리고 바이오매스로부터 알코올을 생산하는 바이오에너지 개발 등, 보다 광범위하고 안전한 효과를 약속하는 차세대 바이오 제품은 합성생물학이 적용될 수 있는 대표적 영역 중 하나로서, 합성생물학은 21세기 들어 가장 주목해야 할 중대한 기술 트렌드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생태계와 합성생물의 공존은 지속적인 소통에 달려 있어

이와 같이 합성생물학은 바이오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엔지니어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합성생물학의 앞날에 장밋빛 미래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합성생물학으로 창조된 인공의 생물들이 자연생태계를 교란하고 생물의 멸종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부정적 의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과학전문 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새로운 첨단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합성생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생물다양성 보존을 주장하는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합성생물학이 생태계와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명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 2030년경에는 현존하는 동식물의 2%가 멸종의 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CS
사이언스데일리는 야생생물보존협회(WCS, Wildlife conservation society and archipelago consulting)가 최근 ‘PLOS Biology’에 발표한 논문의 내용을 인용하여 보도하면서, 합성생물학 분야가 매년 수십억 달러의 연구비를 통해 빠르게 발전하면서 그에 따라 찬반 양론도 거세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합성생물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합성생물학이 잠재적으로 인간의 건강문제와 식품안전성 그리고 에너지의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격찬한다. 반면에, 비판자들은 유전적으로 조작된 생물체가 자연적인 생태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의 주저자인 야생생물보존협회의 켄트 레드포드(Kent Redford) 박사는 “현재 합성생물학과 생태계 보존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은 모두 동일한 우려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간의 열린 논의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항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하여 논문의 공동저자인 캠브리지 대학의 빌 아담스(Bill Adams) 박사도 “생태계와 생물종, 그리고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하려는 우리의 전략은 최근의 합성생물학 등장으로 인해 도전을 받고 있다”며 “합성생물학같이 한창 뜨고 있는 분야가 생물다양성에 정말로 효과적이라면 보존이론과 실천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의 저자들은 “보존분야에서 합성생물학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 대해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과 함께 “멸종된 생물체를 재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나 합성생물이 현존하는 생물체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 등 합성생물학이 현재 인류가 처한 상황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보존을 주장하는 과학자들과 철저히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5-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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