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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3-04-29

생명공학 기술로 만드는 인공신장 소변 생산량은 정상 장기의 23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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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이식을 받으려는 환자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장기를 기증하려는 사람은 턱없이 부족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 바이오엔지니어링 기법으로 개발된 인공신장 ⓒMGH
미국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간 1만 7천명 정도의 환자들이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있으며 대기자 수는 이보다 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에만 약 5천 명의 환자가 신장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했다.

조직공학 과학자들은 세계적인 장기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에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세포이식 방법을 통해 인공신장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과학기술 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이 쥐의 신장에서 세포를 모두 제거하고 남은 기본 골격에 새로운 세포들을 주입해 인공신장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해럴드 오트(Harald Ott) 박사 연구진이 쥐에 이식한 인공 신장은 아직 정상 신장의 기능보다는 못하다. 그러나 혈액을 걸러 소변을 배출하는 등 신장이 수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바이오엔지니어링 기법으로 인공신장 만들어

연구진은 지난 2008년 죽은 쥐의 심장에서 세포를 제거해 심방·판막·혈관 등 골격만 남긴 다음, 건강한 다른 쥐의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죽은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이번 인공신장의 개발에도 기존 인공심장의 경우와 유사한 방법이 이용되었다. 세포를 제거해 구조 골격만 남은 쥐의 신장에 인간의 태혈관세포와 새로 태어난 쥐의 신장세포를 이식해 죽은 신장을 재생한 것이다.

연구진은 오랜 기간 동안 조직공학의 핵심적 기술인 세포제거술(decellularization)을 개발해 왔다. 세포제거술이란 장기의 조직에서 세포를 포함한 면역성을 가진 부분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해 조직세포를 없애면 구조 골격만 남은 장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장은 여과기 기능을 가진 수백만 개의 네프론(nephron)이라는 단위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프론은 사구체를 비롯해 토리세관, 콩팥세관고리, 먼쪽세관, 집합관 등 여러 해부학적 조직들로 구성된 복잡한 장기다.

신장은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전해질의 균형적인 유지, 산·염기의 균형 유지, 여러 가지 호르몬들의 분비 조절 등 인간 생존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여러 가지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은 오늘도 투석을 받거나 혹은 신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신장 공여자가 매우 제한되어 있어 필요한 사람이 이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일단 이식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면역 억제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등 또 다른 위험에 시달리게 된다.

면역 억제제가 필요 없고 거부 반응의 염려도 없는 신장을 인공적으로 개발한다면 의학사에 남을 커다란 업적을 이룩하는 셈이다. 그러나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완전한 인공신장을 만드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변 생산량은 정상 신장의 23퍼센트 수준

기계나 소재 등을 이용한 인공신장 개발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작업으로 여겨진다. 최근 들어 기존의 기계공학적 접근 방법에서 벗어나 생명공학 기술로 인공신장을 개발하는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 해럴드 오트 박사 ⓒMGH
생명공학 기술로 인공신장을 개발하는 과정은 생물학적인 방법을 기반으로 인공 장기를 만들려는 시도이다. 연구진은 건강한 쥐로부터 신장을 떼어내 화학세제로 모든 살아 있는 세포들을 제거했다.

그리고 여과기와 요관 등 섬유단백질 콜라겐으로 이루어진 신장의 기본 골격만을 남긴 뒤 튜브를 연결해 내부에 새로운 신장 세포를 주입했다. 이를 최장 12일 동안 배양하자 주입한 세포들이 각각 제자리에 정착하면서 새로운 신장이 탄생했다.

현재 쥐에 이식된 인공신장은 생체외(in vitro) 실험에서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으로 확인됐고, 다른 쥐의 체내(in vivo) 이식 시에도 소변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신장의 소변 생산량은 정상적인 신장의 약 23퍼센트 수준이었다.

오트 박사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인간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다른 포유류의 신장에 인간의 세포를 이식해서 인공신장을 만들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신장을 이식 받더라도 면역 억제의 필요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는 작은 스케일의 동물 실험에서만 성공했고 인간에게 응용할 정도까지 기술이 성숙되려면 앞으로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공신장 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4-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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