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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3-04-02

납작해서 강력한 스텔스 폭격기 레이저 횡단면 작아 탐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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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 서해 상공에 미군의 전략폭격기 두 대가 떴다. 그러나 레이더에는 어떠한 물체도 잡히지 않았다. 레이더로도 탐지가 되지 않는 스텔스(Stealth)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의 발표가 있은 후에야 출격 사실이 알려졌을 정도다.

주한미군은 지난달 28일(목)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Whiteman) 공군기지에서 ‘B2 스피릿(Spirit)’ 스텔스기 두 대가 발진했다”며 “공중급유를 이용해 6천500마일을 날아와 현재 한국군이 실시중인 독수리 훈련에 참가한 후 미국으로 귀환했다”고 밝혔다.

▲ 구름속을 날고 있는 B2 스텔스 전략 핵폭격기 ⓒUS Air Force

또한 서해 군산 앞바다의 직도 사격장에 훈련탄을 투하한 사실을 공개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적국의 확장을 억제하는 동맹국 공동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스텔스기를 통해 폭격기 개발의 역사를 살펴본다.

강력한 터보차저로 핵폭탄 9톤 적재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15분 태평양의 티니안 섬의 미 육군 항공대. 조종사 폴 티베츠(Paul Tibbets) 중령은 이른 아침부터 B-29 폭격기의 기내에서 4개의 엔진에 달린 트러블 브레이크, 엔진 RPM, 마이크로폰 등의 계기를 점검했다.

부조종사 로버트 루이스(Robert Louis) 대위는 기체 외부에서 타이어와 메인 랜딩기어의 공기압을 체크했다. 폭격수 토머스 피어비(Thomas Ferebee) 소령은 폭탄 개방창의 모터 플러그를 몇 번씩 켜고 끄기를 반복했다.

최종적으로 보조날개, 플랩, 승강타 등의 작동여부 점검이 끝나자 비행기는 이륙 모드에 진입했다. 그러나 티베츠 기장은 평소와 달리 폭격기를 활주로 맨 끝까지 몰고 가서야 이륙시켰다. 무게가 4톤이나 나가는 원자폭탄 ‘리틀보이(Little Boy)’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2천531km의 거리를 날아간 폭격기는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 접어들었다. B-29는 ‘하늘의 요새(Superfortress)’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적의 대공포를 피하기 위해 1만 미터 이상의 고고도를 유지했다.

고고도는 기온이 낮고 공기가 희박해 엔진 출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지지만 B-29는 터보차저(turbo charger)라 불리는 과급기를 채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임펠러(impellar)를 터빈에 장착하고 다시 터빈과 압축기를 축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배기가스로 터빈 임펠러를 회전시켜서 공기를 압축해 엔진에 공급한다.

B-29는 4기의 엔진에 터보차저를 부착해 고공에서도 큰 출력을 유지한다. 폭탄 적재량도 최대 9톤에 달하기 때문에 최초의 핵폭격기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뒤이어 출현한 B-52 폭격기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B-52는 8개의 터보팬 엔진을 장착해 최대 120톤의 중량을 실을 수 있었다.

B-52 폭격기는 1965년 월남전 당시 저항군의 본거지를 융단 폭격하는 이른바 ‘북폭(North Bombing)’에 참여하면서 한때 하늘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적 레이더에 발각되어 소련제 샘(Sam) 미사일에 상당수가 격추되며 점차 퇴역의 길로 들어섰다.

전략 핵폭격기의 진화는 계속된다

베트남전 이후 미 공군은 B-52를 다시 일선에 복귀시켰다. 적응 능력이 뛰어나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든 보복 공격이 가능하고 경제성이 높아서 유용하다는 이유에서였다.

B-52는 핵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하고 저공으로 비행한다. 레이더 횡단면이 작고 열을 거의 발산하지 않는 터보팬 엔진을 사용해 적 레이더에 탐지가 되지 않는다. 핵 공격의 주역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장점들이다.

▲ 토마호크 미사일 등의 핵탄두를 장착한 B52 전략폭격기. ⓒ연합뉴스

미국은 스텔스 기능을 덧붙인 폭격기 개발에 열심이다. 지난 2004년 미 공군은 “6톤의 이상의 폭탄을 싣고 지구상 어디든 2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폭격기 개발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B-1 폭격기가 주인공이다.

B-52 폭격기보다 2배나 빠른 1천400마일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고 핵무기도 두 배 가까이 탑재할 수 있다. 핵폭발에서 오는 열, 광선, 전자기 등으로부터 스스로 기체를 방호할 수 있고, 저고도에서 레이더를 회피하는 능력과 정교한 자동조정장치 그리고 적에게 방해전파를 발사하는 기능들도 갖췄다. 벙커버스터 같은 합동정밀직격탄을 포함해 핵폭탄을 16발까지 실을 수 있다.

B-2 폭격기가 이전의 핵폭격기와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스텔스 능력이다. 전문가들은 “스텔스 성능은 적 레이더가 쏘는 레이더파의 반사면적(RCS) 이른바 ‘레이저 횡단면’을 최소화시켜서 탐지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에 좌우된다”고 설명한다.

B2 스텔스기가 박쥐처럼 괴상한 형태를 띠고 있는 이유는 레이더 횡단면을 줄이기 위함이다. 게다가 레이더파의 반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탄소섬유와 특수복합금속을 기체의 재료로 사용한다.

외부에는 전파를 반사하는 대신 열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레이더 전파 흡수재(RAM)로 코팅했다. 덕분에 매우 적은 양의 레이더파만 반사해 적군의 레이더의 탐지를 방해한다. 또한 엔진 배기노즐의 열선을 제거했기 때문에 열이 순간적으로 발산되어 적외선 탐지도 어렵다.

핵폭탄을 탑재한 채 전 세계 어디든 수 시간 내에 도착이 가능한 전천후 전략 핵폭격기로 탄생한 ‘B-2 스텔스 폭격기’가 주목받는 이유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3-04-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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