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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2-12-20

비만이 IQ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뇌 구조 달라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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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는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인 교육과 노력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논쟁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결론은 없다.

한편에선 단순한 지능검사만으로는 사람의 인지 능력을 완전히 평가할 수 없다며 지능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IQ와 어떤 요인 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 아동 비만이 뇌의 구조를 바꾸고 지적 능력도 감퇴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이 없음). ⓒmorgueFile free photo
그런데 최근 과체중일수록 지능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연이어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비만의 주체는 각각 다르다. 한 연구에서는 산모가 임신 직전에 과체중이었을 경우 출생 자녀의 지능검사 점수가 약간 낮았다는 결과를 도출했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아동 비만이 뇌의 구조를 바꾸고 지적 능력도 감퇴시킨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학 아동건강연구소의 엠레 바사테무르(Emre Basatemur) 박사팀은 아동 2만명에 대해 5살 때와 7살이 되었을 때 실시한 언어표현력 및 산술능력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임신 직전에 과체중이었던 여성이 출산한 자녀일수록 지능검사 지수가 약간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Pediatrics’ 12월호에 발표했다.

즉, 임신 직전에 체질량지수가 10점씩 높을수록 출생 자녀의 지능지수가 1.5점씩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그러나 엄마의 과체중 자체가 출생 자녀의 지능지수 저하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지의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지방이 태아의 뇌 발육에 영향 미친다는 가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엄마의 과체중으로 인한 과다한 지방이 태아의 뇌 발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실제로 동물실험을 통해서는 이 같은 가능성이 확인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지의 여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가 임신 직전 엄마의 과체중이 출생 자녀의 지능지수를 저하시킨다는 걸 의미하지 않으며, 또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의 경우 자녀의 지능지수 저하를 우려해 다이어트를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왜냐하면 임산부의 영양 상태에 따라 태아의 발육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진행한 바사테무르 박사는 비만한 여성일수록 임신하기 어려우며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임신성 당뇨병 및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연구결과가 가임기 여성들의 건강한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뉴욕대학교 의대의 안토니오 콘빗(Antonio Convit) 박사팀은 나이, 학년, 성별, 인종, 사회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아이들 중 비만으로 인해 대사증후군을 가진 청소년 49명과 정상적인 청소년 62명을 대상으로 집중력 및 유연성, 읽기, 쓰기, 산술 능력 등 17가지 유형을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복부 비만이 있고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 혈압 수치가 높은 아동의 경우 건강한 아동에 비해 지적 능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즉, 대사증후군을 가진 아동일수록 인지능력 테스트 점수가 낮았는데, 그중 7가지 검사에서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났다는 것.

대사증후군 환자로 판단된 아동들에게 단어 철자 및 산수 능력 등의 지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정상 아동에 비해 인지능력이 10% 정도 낮았다고 한다.

뇌의 해마 부위 용적이 10% 작아

실험에 참가한 청소년들 중에서 절반 정도는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인 복부비만과 낮은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 높은 중성지방 수치 및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으로 판단된 당뇨전단계로 이루어진 인자들 중에서 적어도 3개의 인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대사증후군을 가진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뇌의 해마 부위 용적이 10% 정도 작고 뇌에서 서로 다른 신경부위들을 연결하는 부분이 위축되어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그 정도의 범위는 비정상적이거나 심각한 수준으로 해석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비만한 아동일수록 학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학교를 중퇴할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이런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대사증후군이 생각보다 나이가 어린 아동 및 청소년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의 경우 전체 청소년 중 약 54%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30~40%가 대사증후군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12-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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