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에 들어와 서양에서는 공기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는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토리첼리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진공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대기압의 위력을 다음과 같이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한쪽이 막힌 길고 두꺼운 유리관에 수은을 가득 채운 다음, 한 쪽을 손가락으로 막아 수은이 담겨진 그릇에 세운 후 손가락을 떼었을 때 유리관 속의 수은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멈추었다. 이때 유리관 안에 남아있는 수은의 높이는 76센티미터였다.
이 실험에서 두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첫째 진공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토리첼리의 진공"은 인류가 만든 최초의 진공이다.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라는 명제에서도 드러나듯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의하면 자연에는 진공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실험결과 수은주의 상단에 진공이 형성됨으로써 오랫동안 고수되던 권위가 사라졌다. 이것은 곧 실험과학의 승리를 의미한다. 둘째, 수은주가 일정한 점에서 더 이상 내려오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은 대기압의 작용 때문인데, 그 대기압은 수은주 76센티미터를 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사이언스올 제공
- 저작권자 2004-09-13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