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에 심한 물집과 통증을 일으키는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걸렸던 수두 바이러스가 죽지 않고 척수 신경세포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활동을 재개하면서 발병된다.
과거에는 주로 노인들에게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젊은이들에게서도 발생하기 시작해 현재 환자 수는 5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대상포진의 통증은 한밤중에도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 입원치료를 할 정도"라며 "통증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평생 신경통을 달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감기와 구별해야 후유증 예방
대상포진은 감기, 단순 피부병과 초기 증상이 유사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입술이 트고 목주위의 둔중한 통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기 때문에 체력이 저하돼 발생한 것으로 생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통증클리닉 옥세진 교수는 “대상포진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통증을 동반한 수포성 발진이 몸 또는 얼굴의 한쪽 부위에서 시작되며 발열과 두통, 오한, 배탈 등의 증상이 동반 된다”고 설명했다.
일단 증상이 악화돼 몸 또는 얼굴 부위에서 물집이 잡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면 서둘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물집이 잡혔다면 대상포진이 발병한지 최소 3일 이상 됐다는 의미인데 치료를 늦게 시작할수록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옥 교수는 "대상포진은 신경을 손상 시킬 수도 있는 위험한 질병"이라며 "특히 발병 후 3일 이내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복용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이와 동시에 통증에 관한 진단과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두 앓지 않았던 사람도 대상포진 조심
대상포진은 어려서 수두를 앓았던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생하지만 수두를 앓지 않았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정상인 5명 중 1명은 일생에 한 번 감염될 만큼 유병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한 번 걸린 사람이 다시 걸릴 확률도 5%나 되는데 특히 신체리듬이 깨지기 쉬운 환절기나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 잘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경희대병원 감염내과 문수연 교수는 "수두를 앓았던 여부와 상관없이 평소 경험해보지 않은 통증이 몸의 어느 한 쪽에만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바이러스가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한 가닥씩 나와 있는 신경 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에 증상이 한 쪽으로만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우선적으로 의심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의 증상은 사람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두통을 호소하거나 팔다리가 저린다는 사람도 있고 숨쉬기가 곤란하거나 근육통,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 교수는 "통증이 나타나고 보통 3~10일 정도 지나면 피부 반점과 물집이 생기는데 처음에는 작은 물집이 드문드문 나타나다가 점점 뭉치면서 띠 모양이 된다"며 "우리 몸이 외상, 종양, 수술,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았거나 오랜 여행으로 피곤해 전체적인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와 같이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잘 발생하는 만큼 이러한 시기에는 건강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상 포진 초기, 고용량 비타민 치료 효과적
대상포진을 초기에 진단하면 항바이러스 치료제와 함께 고용량 비타민을 투여해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일단 대상포진에 걸리면 입원치료 2~3주를 포함해 두 달 이상 고생하기 마련인데 초기에 고용량 비타민 치료를 할 경우 수포와 통증이 빨리 소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노인의학저널에 따르면 비타민 B12 주사요법이 수포, 통증 소실과 신경통 예방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박 원장은 “환자 뿐 아니라 일부 의료진들조차 대상포진의 비타민 치료법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매우 뛰어난 효과가 있다”며 “특히 합병증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노인들의 경우 치료효과 뿐 아니라 장기적인 후유증 예방 차원에서라도 비타민 치료법을 꼭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50대 이상이라면 예방백신 맞아라!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50대 이상이라면 예방접종이 도움이 된다.
특히 노인의 경우 대상포진에 걸리면 치료가 어려울 뿐더러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은데 예방접종을 통해 애초에 위험을 줄인다면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 박귀영 교수는 "대상포진 예방백신의 부작용은 일반적인 주사의 부작용 수준인 발진과 근육통 정도였으며 성별에 따른 백신의 효과는 차이가 없었다"며 "평소 면역력이 약해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50대라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상포진은 남에게 옮는 전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어린이, 노인, 환자와는 격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수포가 터질 때 나오는 액체를 통해 수두가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대상포진 감염자에게 노출됐을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 왕지웅 의학칼럼니스트
- 저작권자 2012-06-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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