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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2-03-21

면역억제제 필요없는 장기이식 줄기세포 이용한 새로운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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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먹지 않으면, 이식받은 환자에게서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보편적인 증상으로는 거부 반응이 있는데 이를 빨리 억제하지 않으면 이식된 장기가 제대로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장기부전 현상이나 면역 반응에 의한 혈액응고 현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면역억제제는 이런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먹는 약이다. 하지만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구토를 심하게 하거나 위장장애, 탈모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들은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는 장기이식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면역억제제 사용 않고도 장기이식 가능

그동안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장기이식이 가능하도록 만들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하지만 뚜렷한 결과를 맺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중, 마침내 최근 미국에서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일드스타드 박사와 카와이 박사의 장기이식 방법론 비교 ⓒsciencemag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 최신판은 미국 루이스빌대 세포치료학 연구소의 ‘수전 일드스타드(Suzanne Ildstad)’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그리고 혈액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골수이식 수술에서 발생하는 ‘이식편대 숙주질환(GvHD)’을 회피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식편대 숙주질환’이란 제공자의 면역세포가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의 조직을 공격하는 질환으로서 골수이식 수술 후 나나타는 치명적 합병증이다. 이제는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투여받지 않고서도 항원이 일치하지 않는 제공자의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의 시술을 받은 8명의 환자 중 5명의 환자가 신장 및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후 1년 동안 모든 면역억제제의 투여를 중단할 수 있었는데, 그 중 4명은 항원이 일치하지 않는 제공자로부터 신장과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환자였다.

다낭성 신장질환 환자인 린지 포터(Lindsay Porter)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저 놀라운 뿐이다. 나는 현재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며, 어려운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연구에 지원한 환자 중 한 명으로, 7개월 동안 면역억제제를 투여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현재, 8명의 환자 전원이 제공자의 면역세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식편대 숙주질환’의 증상을 전혀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는 별도로 연구진들이 계속해서 7명의 환자를 추가로 치료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결과에 대한 검증 과정 필요

▲ 면역억제제가 필요없는 장기이식 시대가 열리고 있다. ⓒSCIENCE PHOTO LIBRARY
장기이식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에 대하여 찬사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항원이 일치하지 않는 환자들 사이에서 골수를 이식하면 ‘이식편대 숙주질환’이 발생한다는 것은 거의 상식처럼 여겨져 왔던 만큼 나는 이번 연구결과가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라고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이식전문 외과의사인 타츠오 카와이(Tatsuo Kawai) 박사는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방법이 장기이식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실적으로 항원이 완전히 일치하는 제공자를 찾는 것이 거의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미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소의 혈액 전문가인 존 티스데일(John Tisdale) 박사는 “이번 연구가 백혈병과 겸상적혈구증을 비롯한 거의 모든 혈액질환 환자에게 골수이식을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드스타드 박사의 방법이 성공을 거둔 비결이 ‘촉진세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이식거부와 이식편대 숙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된 화학요법제인 ‘사이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의 투여 타이밍에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 이번 연구결과의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 참가한 환자들이 완전하게 회복됐다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에서 “이번 연구의 문제는 이 환자들이 이식편대 숙주질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느냐라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확신하기 힘들다"라는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이식생물학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삭스(David Sachs)의 말처럼 이번 연구의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기는 아직 어려운 시점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03-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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