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연구, 생명을 살리는가 죽이는가?"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들의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인간복제 전면 허용은 절대 다수가 반대
서울대 의대 김옥주 교수팀이 국내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65%가 인간복제에 반대했으며, 31%도 제한적허용 찬성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줄기세포를 연구해서 불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336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응답자들은 일반인들의 의견은 좀 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인들이 인간복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은가?” 란 질문에 대해, 연구자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일반인들은 줄기세포 연구 절대 반대’로 본 연구자가 57%, 반면에 ‘일반인들도 제한적 찬성-불임치료 등의 목적-’으로 본 연구자도 43%로 나타났다.
배아 이용, 조심스럽지만 긍정적
설문에 응한 연구자들의 절반 이상은 인간의 생명이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 (33.3%) 또는 “수정란이 자궁에 안전하게 착상되는 순간” (23.5%) 시작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동시에 배아가 “인간의 가능태로서 존중되어야 하지만 인간과 같은 지위는 아니다” 는 의견 또한 다수 (51.5%)여서 다소 모순되는 의식을 보여줬다.
줄기세포는 인간의 배아(수정 후 14일 이내의 상태) 혹은 성인의 몸에서 얻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아뿐 아니라 성인과 동물의 줄기세포도 연구하고 있다. 인간 배아의 줄기세포는 신체의 각 부분으로 자라날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서 연구에 가장 유리하다. 하지만, 한 명의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있는 배아가 연구과정에서 죽기 때문에 윤리적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응답자들은 또한 인간배아를 이용하는 줄기세포 연구는 3분의 2가 제한적으로만 허용해야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김옥주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가 생명 윤리에 대한 법이나 규제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는 뜻”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간배아를 인간생명의 시작이라고 본 응답자가 절반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생명을 살리는 연구를 위해서는 제한적이고 불가피한 생명의 손실은 감수하는 연구자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자들은 배아세포를 얻는 방법에 있어서 “불임시술 후 냉동된 지 5년이 되어 폐기 예정인 배아”(61.1% 중복응답)나 “연구용으로 기증받은 배아”(73.5%)를 선호해서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타협점을 찾고자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들은 일반인들의 시각에 대해서는 “배아폐기 등 윤리적 문제가 많아서 대부분 부정적이다(37.2%)”라고 보면서도 “현재는 부정적이나 점차 긍정적이 될 것이다(38.6%)”는 의견도 많아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인간배아 연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좋아질 것을 기대했다.
한편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에 대해서는 19%가 기관 내에 설치되어 있지 않고, 37%는 존재하기는 하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응답해, 연구 기관 차원의 윤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자협회미디어리소스발굴자료]
- 전형준 객원기자
- samjeon2000@hanmail.net
- 저작권자 2004-08-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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