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잔상이 여전하다. ‘인공 지능(AI)’ 하면 ‘알파고’를 쉽게 떠올릴 만큼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3일(일) 과천국립과학관 창조홀에서 열린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의 인공지능 강연장에서도 이러한 알파고 충격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예전보다 ‘인공지능’이라는 단어에 더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센터 오준호 교수는 인공지능을 가진 여러 로봇 및 컴퓨터들의 사례를 들어 흥미진진하고도 색다른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나갔다.
지능형 로봇의 진화, 인간으로 모습으로 형상화
알파고 여파가 크지만 역시 인공지능하면 ‘로봇’을 빼놓을 수 없다. 오준호 교수팀이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HUBO)’는 지난해 국제 재난대응로봇 경진대회(DARPA Robotics Challenge, 이하 DRC)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은 어떤 지능을 가지고 있을까?
흔히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알파고와 같은 ‘스마트’한 연산 처리 능력이나 왓슨과 같은 지식 처리 능력 등 지적인 부분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기계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래서 지능이라고 할 수도 없는 서서 걷고, 뛰고, 손가락으로 물체를 짚는 등의 신체적 행동을 하려면 계산된 고도의 지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계는 인간에게는 쉬운 것이 어렵고 기계에게 쉬운 것이 인간에게 어렵다”는 ‘모리벡의 역설’과 같이 기계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고도로 계산되고 학습된 머신러닝이 필요하다. 로봇공학자 한스 모리벡은 “체스 등에서 어른 이상의 지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한 살 짜리 아기와 같은 운동 능력을 갖춘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운동능력을 가진 지능형 로봇도 최근 들어서는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오 교수는 과거 20년 전 만해도 로봇하면 산업용 로봇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병원 의료용, 재활용, 엔터테이먼트용, 교육용, 군사용, 홈서비스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동지능형 로봇이 인간의 형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계의 운동 능력은 고도로 계산된 딥러닝의 결과
이들에게 운동지능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능형 로봇들에게 운동 지능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알파고와 마찬가지로 머신러닝인 ‘딥러닝’을 통해 학습시킨다.
“프로그램을 짤 때 예를 들어 다리를 들라고 명령해보고 쓰러질 때 마다 점수를 매깁니다. 어떤 각도로 다리를 들 때 넘어지지 않는가를 무수히 반복시켜서 하나의 유의미한 값을 얻고 그 값을 학습시키는 거죠.”
사람도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면 배움이 없다. 실패를 하면 교정시켜줄 수 있는데 기계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인공지능이 가야할 길, 과학자와 인류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
인간이 물리적인 힘으로는 로봇을 이길 수 없다 보니 로봇에 대한 두려움도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기본적으로 로봇은 사람을 해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발전시킬 것인가, 어떤 책임을 가지게 할 것인가 하는 과학자의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도의 인공지능을 요하는 자율차의 경우 사고가 났을 때 어떤 선택을 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주인을 살리고 외부의 사람을 칠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할 것 인가. 반대의 경우 주인을 보호하지 않는 차는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채산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래저래 딜레마인 것이다.
오 교수는 “이러한 윤리적 문제와 사고가 났을 때 순간적으로 생사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문제는 인간이라도 어렵다. 군사용 로봇의 경우는 또 어떤가. 절대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로봇 제 3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과학자의 고민을 털어 놓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인간과 인공지능이 가야 할 길은 ‘공생’이었다. 오 교수는 “곤돌라도 있고 케이블카도 있는데 왜 힘들게 등산을 할까?” 반문 한 후 “인공지능 서비스야 말로 인간의 삶을 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산물”이라고 말했다.
이제 로봇은 인간의 ‘구질구질한’ 지식 노동을 해방시켜 줄 것이다. 오 교수는 과거 인간이 해서 너무나 힘들었던 일에서 벗어나 인간은 좀 더 서비스에, 인간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오 교수는 “인공지능에 적절한 임무와 한계를 부여하는 것, 그것이 이제 과학자와 인류가 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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