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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의 묘약, 드디어 등장할까

노화 극복 관련 새 연구결과 잇달아

1490년경 로마에서는 금화를 주는 대신 피를 팔 어린 소년들을 모집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3명의 소년이 팔려왔다. 그들에게서 뽑은 피는 뇌졸중과 열병에 시달리던 교황 인노첸시오 8세에게 주입됐다.

당시만 해도 피에서 젊음이 나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젊은 남자의 피를 수혈 받는 것이 장수 비법으로 통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피를 뽑힌 소년들은 물론 인노첸시오 8세마저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시술과정 및 상황이 어땠는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마 수혈해서는 안 될 혈액형의 피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노화를 막기 위한 시도는 진시황 이후 계속돼온 인류의 최대 관심사였다. 현대 과학에서도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연구결과로 확인된 것은 ‘라파마이신’과 ‘칼로리 제한’뿐이다. 그런데 최근 노화와 관련된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노화와 관련된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 morgueFile free photo

최근 노화와 관련된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 morgueFile free photo

그중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인노첸시오 8세가 시도한 것처럼 젊은 피를 수혈할 경우 노화의 몇 가지 징후들을 역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에이미 웨이저스 교수팀은 지난 4일 사이언스 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GDF11이 늙은 실험쥐의 근육 손상을 회복시키고 달리기 능력 및 악력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GDF11이란 혈액 속의 성장 인자이자 줄기세포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단백질로서, 회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이다. 웨이저스 교수팀은 지난해 셀(Cell) 지에 기고한 논문에서도 GDF11을 주임함으로써 늙은 실험쥐의 심장 비후를 감소시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GDF11이 혈관 신생 및 뇌의 후각 뉴런의 증식을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하버드대학은 GDF11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웨이저스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제약업계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를 이끈 웨이저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체 내에 천연 회춘인자가 존재하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해간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체 내에 천연 회춘 인자 존재 사실 증명

한편, 스탠퍼드 대학의 위스 코레이 교수와 UCSF의 사울 빌레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젊은 실험쥐의 혈장을 늙은 실험쥐에게 주입한 결과 뇌의 해마가 회춘한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4일 발표했다. 즉, 젊은 쥐의 혈장을 수혈 받은 늙은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학습 및 기억력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것. 사울 빌레다 교수는 지난 2012년에도 젊은 쥐의 피를 늙은 쥐에 수혈한 결과, 기억력이 향상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끈 적이 있다.

사실 젊은이들의 피를 모아서 한꺼번에 수혈하는 피 바꾸기 시술은 지금도 중국 등지에서 은밀히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사들은 이에 대해 새 피로 수혈 받아도 며칠 지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뿐더러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피를 교체할 경우 치명적인 질병을 얻을 수 있다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회춘 단백질로 지목된 GDF11을 투여 받은 실험쥐들의 수명이 길어졌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결과도 아직까지 없으며, GDF11의 정확한 작용 메커니즘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만성신장질환이나 당뇨병 등과 같이 노화를 촉진시키는 질환에 걸렸을 경우 노화 증상을 막고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물질도 최근에 발견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과 일본 도호쿠대학의 공동연구팀이 발견한 이 물질은 세포 및 생리학적 노화를 진행시키는 단백질의 효과를 저해하는 ‘TM5441’이라는 약물이다.

연구진이 실험에 이용한 쥐는 노화를 억제시키는 특정 유전자가 결핍되어 있어서 동맥경화 및 골다공증 등의 노화 증상이 나타나고 일반 쥐보다 훨씬 수명이 짧은 것으로 나타난 개체들이다. 이처럼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는 쥐들에게 연구진이 TM5441을 매일 사료에 포함시켜서 먹인 결과, 폐 및 혈관계의 주요 장기들이 건강한 상태로 제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물론 위약이 투여된 대조 실험쥐 그룹에 비해 수명이 4배나 연장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연구팀은 이 물질이 만성신장질환, 당뇨병, 에이즈 등과 같은 노화 촉진 질환 및 흡연의 영향을 경감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TM5441의 수명 연장 효과를 발견한 것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학부 교수인 더글러스 보건(Douglas Vaughan) 박사의 25년간에 걸친 연구성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늙은 근육을 젊게 만드는 방법도 밝혀져

한편, 늙은 근육 줄기세포 개체군이 젊은 줄기세포처럼 활력을 갖게 만드는 방법도 최근에 처음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근육 줄기세포 자체는 노화에 수반되어 변하지 않고, 단지 세포 주변의 환경요소에 의해 기능을 잃게 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스탠포드대학의 헬렌 블라우(Helen Blau) 박사가 주도한 연구에 의하면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근육 줄기세포들도 점진적으로 줄기세포 기능을 잃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늙은 실험쥐로부터 근육 줄기세포를 분리해 실험한 결과, 이 늙은 근육 줄기세포들에서는 p38 MAP kinase 경로의 활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 경로는 줄기세포의 증식을 방해하는 반면 줄기세포가 아닌 근육 전구세포가 되는 것을 유도했다고 한다. 그 결과 늙은 줄기세포들이 배양접시에서 분열해 줄기세포가 없는 집락을 형성하게 된 것. 이에 따라 연구진이 이 경로를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한 결과, 늙은 줄기세포들이 빠르게 증식해 근육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줄기세포를 다량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늙은 쥐에서 분리해 약물처리한 줄기세포를 7일간 처리했을 때 그 숫자가 60배나 증가해 손상된 근육이 회복된 것은 물론 근육의 힘도 젊은 쥐처럼 다시 강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가 노인들에게 근육 손상이 발생했을 때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이 실험결과를 사람들에게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이끈 블라우 박사는 “노인들에게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배양접시에서 회춘시킨 후 손상된 근육에 다시 이식할 수 있다면 외상이나 국소적 근육 위축이 발생한 사람들의 회복에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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