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0,2019

화성 지하에서 거대 호수 발견

19km 물 저장소 확인… 생명 존재 가능성 커져

FacebookTwitter

화성 지하에서 호수와 같은 많은 양의 거대한 물이 발견됐다.

‘사이언스’, ‘가디언’, ‘로이터’ 등 주요 언론들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이 흔적이 발견된 곳은 ‘남극고원(Planum Australe)’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이탈리아 국립천문학연구소, 파도바 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의 고성능 레이더를 이용해 거대한 호수를 탐지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남극고원 지하 1.6km 깊이에서 지름 19.2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물 저장소를 발견했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물을 확실하게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천문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strophysics)의 로베르토 오로세이(Roberto Orosei) 연구원은 “마침내 화성에서 흔들리지 않을 물에 대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고성능 레이더를 통해 성공한 이번 연구 결과에 자신감을 표명했다.

화성 탐사선 '마르스 엑스프레스'(사진)에 설치된 고성능 레이더를 통해 화성 남극 지하에서 거대한 호수가 있음을 발견했다. 화성에서 거대한 물 저장소가 발견됨에 따라 화성 생명체 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과학자들이 화성 탐사선 ‘마르스 엑스프레스’(사진)에 설치된 고성능 레이더를 통해 화성 남극 지하에서 거대한 호수를 발견했다. 화성에서 이처럼 많은 양의 물 저장소가 발견됨에 따라 화성에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NASA

“지구 남극 지하에 있는 보스토크호와 흡사”

지난 2015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서 물기가 스며든 경사면과 도랑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발견은 지난해 ‘공중 회전하는 알갱이들(tumbling grains)’에 불과하다는 미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 발표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번에 거대한 지하호수가 발견됨에 따라 수백만 년 전 화성 표면에 수로(waterways)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지구에서처럼 이 수분을 통해 미생물이 살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발견에는 전파를 발사해 화성 심층부 및 전리층을 음향 탐사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 ‘마르시스(Marsis)’가 큰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탐사선 ‘마르스 엑스프레스’에 설치한 이 레이더를 통해 화성 지하를 탐사해 왔다.

연구팀은 레이더를 통해 입수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구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 아래 거대한 호수를 발견했을 때와 신호가 매우 유사했다. 이후 정밀 분석 결과 ‘남극고원’ 지하를 채우고 있는 물과 동일한 성질의 물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로마 트레 대학교의 우주과학자 엘레나 페티넬리(Elena Pettinelli) 교수는 “이 호수처럼 보이는 물의 존재가 정말로 호수(lake)였는지, 아니면 지하수를 품고 있는 대수층(aquifer)였는지는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페티넬리 교수는 이어 “그러나 지구 남극 빙하 밑에 있는 거대한 지하 호수 보스토크호(Lake Vostok) 호를 발견했을 당시 전파 반응과 매우 유사했다”고 밝혔다. 보스토크호는 남극점에서 동남쪽으로 1250㎞ 지점의 빙하 밑에 있는 거대한 지하 호수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생명체 존재 가능성”

페티넬리 교수에 따르면 이 지하수의 온도는 지구의 지하수와는 달리 극도로 차가웠다. 가장 밑바닥의 온도가 섭씨 –68도에 달했다는 것.

페티넬리 교수는 “그러나 이처럼 낮은 온도인데도 불구하고 액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아마 그 안에 많은 염분이 포함돼 있거나 높은 압력 상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물 안에 포함된 물질이 이미 화성 표면에서 발견된 나트륨(sodium)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구와 달리 레이더에서 발사한 전파가 거대한 물 밑바닥에 도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페티넬리 교수는  “이 호수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호수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 추가 분석을 시도할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번 연구는 화성의 물 존재를 분명하게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연구를 도왔던 레스터 대학의 행성학자 존 브리지스(John Bridges) 교수는 “마침내 과학자들이 화성에 물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화성의 생성 과정, 생물 존재 여부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다만 많은 과학자들은 염분 등이 다수 포함된 물에서 생물이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스터 대학 존 브리지스 교수는 생물 존재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생명이 존재하기에 너무 많은 염분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 그는 화성에 생물체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내다 봤다.

생물 존재 가능성을 높게 보는 과학자들도 많다. 국립천문학연구소 오로세이 연구원은 “생물이 존재하기 위해 매우 척박한 환경인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지구의 식물이 삼투압 현상을 통해 물과 양분을 흡수하듯이 화성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페리얼 대학에서 극한환경에서의 생명체 연구를 하고 있는 마크 셉톤(Mark Sephton) 교수도 “화성 지하에서 발견된 물속에서 많은 염분이 발견됐지만 그런 사실로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양소와 에너지가 존재하는 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하며 “생명체들이 염분을 걸러내거나 내성을 키워 생존했을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관련 논문은 26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Radar evidence of subglacial liquid water on Mars’이다.

의견달기(0)